4조6천억 규모, 2026년 상반기 중 인수 완료
亞 시장 내 전자산업 위상 강화 주도권 확보
글로벌 산업가스 선두주자 에어리퀴드(Air Liquide)가 국내 산업가스 시장 재편을 촉발했다.
에어리퀴드는 디아이지(DIG) 에어가스 인수를 위한 구속력 있는 계약을 22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거래의 기업가치는 28억5,000만유로(약 4조6,000억원)로 2026년 상반기 중 인수가 완료될 예정이다.
에어리퀴드는 이번 인수를 통해 한국 내 입지를 획기적으로 강화하며, 세계 4위 규모의 국내 산업가스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겠다는 복안이다.
디아이지 에어가스는 1979년 설립 이래 반도체, 이차전지, 철강, 석유화학 등 주요 산업군에 고순도 가스를 공급해온 토종 기업이다.
지난해 매출은 5억1,000만유로(약 7,520억원)였으며, 전국 60개 플랜트와 220킬로미터에 이르는 배관망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최근 6년간 맥쿼리 자산운용의 지휘 아래 반도체와 이차전지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하며 미래 성장 동력을 마련해왔다.
에어리퀴드는 디아이지 에어가스의 안정적인 프로젝트 잔고와 광범위한 산업 네트워크가 자사와 높은 시너지를 낼 것으로 판단했다.
프랑수아 자코 에어리퀴드 최고경영자(CEO)는 “한국은 반도체, 클린에너지, 모빌리티 등 핵심 산업의 혁신 발판을 다지고 있는 시장”이라며 “디아이지 에어가스 인수로 당사 기술 역량과 현지 사업 기반이 완벽히 맞물려, 인수 1년 내 그룹 순이익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사는 특히 플랜트운영·공정제어 기술, 공급망 최적화, 연구개발(R&D)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에어리퀴드는 자본 조달을 브리지 론을 통해 진행한 뒤 채권 발행으로 재융자할 예정이다.
아울러 디아이지 에어가스가 보유한 수주 잔고를 포함하면 기업가치 대비 EBITDA(상각전영업이익) 배수는 14.8배 수준으로 낮아져, 더욱 매력적인 투자 기회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에어리퀴드의 이번 행보가 국내 산업가스 시장 재편을 촉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점유율 상위사가 늘 영세하게 분산된 가운데, 글로벌 기업과의 대규모 M&A는 기술 혁신과 투자 확대 경쟁을 본격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에어리퀴드는 이달 말까지 한국 경쟁당국의 승인 절차를 마무리하고, 현지 조직 안정화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번 인수로 에어리퀴드는 아시아 시장 내 전자산업 거점으로서의 위상을 강화하고, 수소 등 미래 에너지 솔루션 분야에서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정밀가스, 액화수소, 바이오의약 분야에 이르는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글로벌 고객사에 제공하는 종합 솔루션 역량을 더욱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