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출근길, 카카오톡에 “오늘 날씨 알려줘”, “버스 오는 시간 알려줘”라고 텍스트를 입력하면 텍스트로 시간 별 오늘 날씨를 알려주고 실시간 버스 도착 정보를 알려준다. 앱을 켜서 찾아봐야 했던 정보들이 이제 메신저에 간단한 텍스트 입력만으로 가능해지는 시대가 왔다.
챗봇은 채팅(chatting)과 로봇(robot)의 합성어로 메신저 환경(카카오톡, 라인 등)에서 구동되는 대화형 인터페이스, 즉 챗봇(Chatbot)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다.
국내 기업들 상담부터 주문, 예약까지 챗봇 서비스 준비
소셜미디어보다 메신저 이용이 많아지면서 관심 커져
바쁜 출근길, 카카오톡에 “오늘 날씨 알려줘”, “버스 오는 시간 알려줘”라고 텍스트를 입력하면 텍스트로 시간 별 오늘 날씨를 알려주고 실시간 버스 도착 정보를 알려준다. 앱을 켜서 찾아봐야 했던 정보들이 이제 메신저에 간단한 텍스트 입력만으로 가능해지는 시대가 왔다.
챗봇은 채팅(chatting)과 로봇(robot)의 합성어로 메신저 환경(카카오톡, 라인 등)에서 구동되는 대화형 인터페이스, 즉 챗봇(Chatbot)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다.
이미 페이스북,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기업들이 인공지능 챗봇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해외에서는 간단한 대화부터 날씨 정보, 영화 표 구매 정보, 실시간 도로 정보뿐만 아니라 쇼핑도 도와주고 있다.
국내에서도 올 들어 챗봇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는 기업이나 기관이 하나 둘 늘면서 챗봇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머니브레인에서 개발한 챗봇 '얌얌'은 배달 주문을 대신해준다(출처= 머니브레인 홈페이지 캡쳐)
지난 20일 챗봇 ‘벤자민’을 선보인 대신증권은 고객들이 자주 묻는 질문과 답변을 데이터화해 간단한 상담을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대구시도 여권에 관한 민원을 처리하는 ‘뚜봇’을 이달 초 공개했다. 또한 부산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는 ‘부산모아’는 카카오톡과 페이스북 메신저를 통해 작년부터 서비스됐다.
최근 네이버는 기존 쇼핑 사이트에 ‘톡톡’이라는 챗봇 기능을 추가해 고객들의 쇼핑을 도와주고 있다. 이 밖에도 상담을 해주는 챗봇은 농협, 동부화재, 라이나생명 등의 금융권에서도 사용하고 있고 머니브레인에서는 배달 주문을 대신해주는 '얌얌'의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이처럼 상담부터 주문, 예약까지 기업들의 챗봇 도입영역이 넓어지고 있는 점도 최근의 트렌드이다.
인공지능과 자유로운 대화가 가능할까
챗봇은 메신저를 이용해 사람과 사람 간에 하던 대화를 사람과 기계가 한다고 보면 된다. 쉽게 말해, 아이폰의 ‘시리(Siri)’와 메신저로 대화하는 것이다.
챗봇의 대한 관심은 전 세계적으로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 보다 메신저를 쓰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시작되었다. ‘갠톡(개인 카톡)’, ‘단톡(단체 카톡)’이라는 말이 흔하게 쓰일 정도로 메신저는 우리에게 익숙해졌고 또, 모바일 유저들이 새로운 앱을 깔지 않으려는 속성 덕분에 빠르게 성장한 측면도 있다.
그렇다면 현재 나오고 있는 챗봇의 대화는 어떻게 이뤄질까. 챗봇 대화에는 두 가지가 있다. 일상 생활의 대화처럼 방향성 없이 자유롭게 말하는 것을 열린 대화라고 하고, 선택하게 하는 미리 짜인 구조의 대화를 닫힌 대화라고 한다.
친구와의 대화처럼 자유롭게 말하려면 질문의 의도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기계가 정확히 의도를 파악하고 답변하려면 인공지능(AI)이 필요하다. 작년 마이크로소프트가 선보인 인공지능 채팅로봇 ‘테이’는 공개한 지 16시간 만에 운영이 중단됐다. 일부 사용자들이 주입한 차별 발언에 학습이 되어 욕설과 차별적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인공지능과 자유로운 대화를 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평가다.
주로 기계와의 대화는 예약이나 주문을 해주는 대화형 커머스 및 O2O, 날씨 정보나 헬스케어를 해주는 개인비서 서비스, 법률상담이나 부동산 정보를 주는 공공 서비스 등에 사용할 수 있다. 현재 제일 많이 사용되고 있는 곳은 상담서비스나 예약, 주문 서비스 부문이다.
챗봇을 만들고 있는 젠틀파이의 박정남 대표는 “챗봇의 목적은 대화를 잘 하는 게 아니다. 사람들이 봇을 쓰게 하고, 봇과 어떤 대화를 하고, 어떤 결과로 이끄느냐이다”라며 비즈니스 목적에 맞게 기획해야 한다고 말했다.
채터스에서 개발한 부산모아는 부산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알려준다(출처= 부산모아 홈페이지 캡쳐)
지난 27일 열린 챗봇 기획 및 개발 사례 세미나에서 인프라뱅크의 김민열 대표는 헬스케어 분야에 어떻게 챗봇을 접목했는지 사례를 소개했다. 김 대표는 챗봇이 가장 적합한 사업에는 이커머스(e-commerce)와 콘텐츠, 헬스케어가 있다고 말했다.
김민열 대표가 소개한 헬스케어 위젯, 바이터스(Vitus)는 원격으로 건강을 체크해 환자의 건강관리를 해준다. 이 챗봇은 영국계 글로벌 제약 기업인 GSK를 통해 서비스되고 있다.
챗봇에 어울리는 사업은 이커머스, 콘텐츠, 헬스케어
바이터스의 특징은 적극적이고 수다스럽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일반적인 챗봇은 먼저 말을 걸면 대답을 하는 수동적 방식인데 반해, 바이터스는 시간에 맞는 인사나 개인의 활동과 수면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용자에게 먼저 말을 건다. 또, 24시간 대화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를 앞세워 국내에서는 이커머스 챗봇을 준비 중이다. 소비자가 원하는 건강식품을 알려주고 추천 제품을 소개하면서 쇼핑몰 링크나 결제 버튼을 제공해 구매가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향후 업그레이드될 챗봇 2.0에 텍스트 입력방식과 다중 응답(Multiple Response) 방식을 적용한다. 챗봇 1.0 테스트 당시 문제를 일으켰던 블랙컨수머 때문에 문제점을 발견하고 개선할 수 있었다. 챗봇이 대답할 수 없는 질문들로 에러와 오작동을 일으켰는데 챗봇 2.0에서는 이에 대한 방어책으로 옵션에 나이를 입력하게 했다. 20~30대는 텍스트 입력에 능숙하니 텍스트로 사용할 수 있게 하고 40대 이용자 이상에는 다중 응답으로만 대응하게 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사용자의 연령층도 확대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인간이 평소에 접할 수 없는 전문가 백 명과 대화를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챗봇이다”라며 “1년에 한번 쓰기 위한 것은 챗봇이 아니다. 챗봇을 사용하기 위해 앱을 다운받아야 하는 것은 사용자 중심이 아니라 기업 중심의 생각이다”며 국내 챗봇 시장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올해 지속적으로 스마트해질 것이나 인공지능은 도입되지 않을 것
현재 페이스북이나 구글이 콜센터나 Q&A에 사용하고 있는 범용 형태의 챗봇은 국내시장에서도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메신저 기반이 아니라 인앱(in app)으로 출시되고 있어 앱을 다운받지 않아도 된다는 챗봇의 장점이 무색해진다.
이러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챗봇은 지난해 과도기를 지나 2017년은 본격적인 성장을 나타낼 전망이다. 챗봇은 올해 지속적으로 스마트해질 것으로 예측하지만, 인공지능이 본격적으로 도입되지는 않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젠틀파이의 박 대표는 “챗봇 플랫폼의 서비스 영역이 쇼핑·피트니스 등 사용자 개인의 경험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고 기업용 메신저의 성장과 함께 사내 업무의 생산성과 효율성 증진에 많은 부분 기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