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우주항공시대를 가져올 상징과도 같은 누리호 발사가 재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21일로 예고된 발사 예정일이 다가오는 가운데 가혹한 우주환경에서 장비가 제기능을 하기 위해선 정밀성과 내구성 등을 갖춘 고신뢰성 반도체 소자가 반드시 필요하다.
▲누리호 1차 발사(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공공저작물)
전장품 오작동원인 중 30% ‘우주방사선 영향’
반도체 기업, 앞다퉈 방사선 내성 제품군 출시
한국에 우주항공시대를 가져올 상징과도 같은 누리호 발사가 재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21일로 예고된 발사 예정일이 다가오는 가운데 가혹한 우주환경에서 장비가 제기능을 하기 위해선 정밀성과 내구성 등을 갖춘 고신뢰성 반도체 소자가 반드시 필요하다.
■ 우주·항공 반도체, 방사선 내성必
▲스페이스X 인공위성(사진-픽사베이)
우주환경에서 전장품의 오작동 원인 중 약 30%가 우주방사선로 인해 발생한다고 알려졌으며 ICT부품이 고집적화될수록 고준위 우주방사선 노출 영향에 대한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발표한 ‘우주방사선 환경 ICT 소자 영향 및 개발 동향’에 따르면 “고신뢰성을 요구하는 우주·항공·원자력·의료 분야에서 내방사화 기술의 부재는 우주탐사의 임무 실패뿐만 아니라 사회 기반 시설의 오작동으로 이어져 막대한 물적·인적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우주환경에서는 고에너지 준위를 갖는 감마선 전자파가 물질과 상호작용해 매질을 전리시키며 하전 입자에서도 마찬가지로 2차 방사선이 발생한다. 반도체의 주원료인 실리콘은 우주환경에서 전리방사선에 장시간 노출되면 ‘단일 이벤트 번아웃’이 발생해 영구적인 손상에까지 이르게 된다.
ETRI 보고서에서는 방사선으로 인한 대표적인 전장품 오작동으로 △반도체가 지속적으로 피폭된결과 계면 트랩에 의해 누설 전류를 증가시키는 현상인 TID(Total lionizing Dose) △고준위 전리 방사와 재결합하는 과정에서 전류를 발생시키고 Bit upset이 발생하는 현상인 SEU(Single Event Upset) △디바이스 내부 구성 회로에 고전류 상태가 유도돼 기능을 손실하게 되는 현상인 SEL(Single Event Latch-up) △입자 방사선이 격자의 핵과 충돌, 격자 상태의 변형을 야기해 격자결함이 발생하는 현상인 DD(Displacement Damage)로 구분하고 있다.
선진국은 우주·항공 등의 분야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전자모듈에 대한 내방사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국내는 선진국과 비교할 때 학계·산업계 모두 아직은 걸음마 단계에 속한다고 ETRI는 평가했다. ETRI는 우주환경 소자 개발에 있어서 기존에는 알루미늄 합금이 패키징에 널리 사용됐지만 우주 구조체 경량화 요구가 증가하며 이를 대체하는 경량 재료의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방사선 내성 강화한 고신뢰성 제품군 속속 출시
▲RT SuperFlash 제품군(이미지 제공-마이크로칩)
인공위성 개발에 사용되는 모든 부품은 운용 중 추가 수정 및 보완이 어렵기에 안정성과 신뢰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러한 인공위성에 활용되는 고신뢰성 우주전자부품은 과거 소량 제작으로 고신뢰도를 유지했지만 그만큼 대량 생산되는 상용제품에 비해 비용이 높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최근 반도체 공정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상용제품 생산 비용은 절감된 반면 신뢰도는 상당 수준 높아졌다. 가혹한 환경조건에서 내구성과 긴 수명주기를 갖춰야하는 자동차 및 방산 제품에도 적용되며 상용 전자 부품에서도 우주산업에 적용 가능한 고신뢰성 부품이 양산되고 있는 추세이다.
마이크로칩은 우주환경에서 사용 가능한 상용제품군을 꾸준히 출시하고 있다. 마이크로칩의 RT Super Flash 기술은 현재 우주산업 인증을 획득했으며 Super Flash NOR 플래시 메모리 제품은 데이터 보존 및 안정성을 제공하도록 독점 분할 게이트 셀 아키텍처를 사용한다. 이들 제품은 전력 관리 스위칭의 복잡성을 제거해 플래시가 바이어스되며 위성 탑재 컴퓨터와 같은 시스템에서 동작하거나 모터, 센서, 태양 전지판 및 전력 분배를 위한 컨트롤러에서 동작 시 TID의 이점을 제공한다.
텔레다인 테크놀로지스(Teledyne Technologies)는 초고밀도 DDR4를 개발해 곧 우주용 내방사선 기능을 탑재한 DDR4의 양산 체제로 돌입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DDR4T04G72는 자사의 Qormino® 프로세서와 병용이 가능하며 다른 벤더사가 내놓은 대부분의 프로세서, SoCs, FPGA와 호환된다. SEU 및 SEFI(Single Event Function Interrupt)데이터에서는 100krad의 내방사선을 달성해 총이온화선량(TID) 방사선 테스트를 통과해 향후 우주환경에 도입된 엣지 컴퓨팅 플랫폼에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ST)는 고비용이 요구되는 민간 위성 산업에 고민을 덜어줄 저비용 방사선 내성 강화 IC를 생산하고 있다. 고신뢰성 차세대 소형 위성 설계에서 비용과 생산을 간소화하기 위해 대량생산이 가능한 방사선 내성 강화 IC를 개발한 것이다.
마르첼로 산 비아지오 ST 사업본부장은 “뉴 스페이스라고 불리는 민간 주도의 새로운 우주 상업화 시대가 도래하면서 수천 개의 대규모 위성군들이 배치될 수 있도록 빠르게 상용화가 이뤄지고 있다”며 “위성의 개념과 구현, 발사와 운용이 경제적 측면에서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