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페이(Apple Pay)가 드디어 한국에서 출시됐다. 애플 기기와 현대카드를 보유한 이용자는 온오프라인 가맹점에서 간편결제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국내외 단말기 보유 가맹점서 지원
결제 정보 서버·단말 아닌 내부 칩 저장
높은 수수료 문제...카드사 '부담'
애플 페이(Apple Pay)가 드디어 한국에서 출시됐다. 애플 기기와 현대카드를 보유한 이용자는 온오프라인 가맹점에서 간편결제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애플이 21일 iPhone, Apple Watch, iPad, 그리고 Mac을 통해 애플 페이를 이용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국내에서 애플 페이는 출시 시기를 두고 작년 11월부터 지속적으로 논란을 빚어 왔다. 현대카드는 애플 페이를 국내 독점적으로 출시하려 했지만, 금융위원회 심사 과정에서 배타적 사용권을 포기하며 타 카드사에서도 출시가 가능해졌다.
오늘부터 현대카드 비자, 마스터카드 신용카드 및 체크카드 이용자는 애플 기기에서 보유한 카드를 애플 페이에 추가하고, 애플 페이로 국내외 애플 페이를 지원하는 가맹점에서 온라인, 오프라인 및 인앱 결제를 진행할 수 있다. 유니온 페이는 불가하다.
가맹점에는 코스트코, 투썸플레이스, 롯데백화점, 홈플러스, 편의점 등의 오프라인 가맹점, 배달의민족, 무신사, GS SHOP, 폴바셋, 롯데시네마 등의 앱 및 웹사이트 등이 있다.
사용자는 웹 브라우저에서 또는 인앱 결제를 진행할 경우, 결제를 위해 계정을 생성하거나, 비밀번호를 입력하거나, 여러가지 정보를 기입하거나, 매번 배송지 주소 또는 결제 관련 정보를 기입할 필요 없이 애플 페이를 이용할 수 있다.
현재는 교통카드 기능은 지원되지 않으며, 본인 명의의 애플 기기 및 카드만 등록 가능하다.
■ 보안 신경쓴 애플, 보안 칩에만 결제 정보 저장
애플은 애플 페이가 철저한 보안 및 개인정보 보호 기술을 탑재하고 있다고 전했다. 애플 페이에 탑재된 기술은 사용할 때마다 사용자의 정보, 결제 데이터, 신용카드 및 체크카드 정보 등을 보호한다.
카드 번호는 서버나 개인 단말기에도 저장되지 않으며, 카드 번호가 아닌 고유의 기기 계정 번호(DAN)를 생성한 후 암호화 과정을 거쳐 사용자의 단말기 내부 칩에 안전하게 저장된다. 내부 칩인 ‘Secure Element’는 업계 표준 인증을 받은 보안 칩으로, 전자 결제 관련 금융업계 요구사항을 준수함으로써 결제 관련 정보를 안전하게 저장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각 결제는 쓸 때마다 생성되는 고유한 동적 보안용 결제 암호문을 통해 승인된다. 애플은 고객 결제 정보를 저장하지 않으며, 결제는 고객, 가맹점 또는 앱 개발자, 은행 또는 카드 발급사 간에만 유지된다. 사용자는 휴대전화를 분실 또는 도난 당했을 경우, ‘나의 찾기’ 기능을 통해 기기에서 발생할 수 있는 결제를 잠금 또는 중단 처리할 수 있다.
애플 페이 및 Apple Wallet 담당 부사장인 제니퍼 베일리(Jennifer Bailey)는 “안전한 비접촉식 결제 방식인 애플 페이를 드디어 한국에 선보일 수 있게 되어 매우 설렌다”며, “한국의 많은 소비자는 오프라인 가맹점, 온라인 웹사이트, 앱 등 일상 생활에서 결제를 할 때 애플 페이를 사용하길 고대해 왔다. 편리하면서도 안전한 결제 방식인 애플 페이를 한국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전했다.
■ 국내 간편결제 시장 향방은
애플 페이가 국내 출시되며, 국내 간편결제 시장의 판도가 어떻게 바뀔지 주목된다. 애플 페이 출시로 애플은 국내 간편결제가 가능했던 삼성전자의 삼성 페이와 경쟁 구도를 갖게 되며 간편결제 시장 점유율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당분간은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현재 애플 페이는 NFC(근거리 무선 통신) 방식만 지원하는데, 해당 단말기는 보급율이 국내 10%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애플 페이의 높은 결제 수수료도 큰 논란을 빚고 있다. 애플 페이 결제를 위해 가맹점에 NFC 단말기를 도입할 때, 설치 및 추가 유지를 위한 비용이 든다. 또한 결제 시 카드사에 건당 수수료가 부과되는데, 결국 이는 카드사와 일부 가맹점에 부담으로 작용하게 된다. 현재 애플 페이는 70개 이상의 국가 및 지역에서 이용 가능한데, 미국에서는 최고 수수료가 건당 0.15%까지 책정된 바 있다.
애플이 국내 카드사 또는 은행에도 건당 수수료를 묻게 되면, 경쟁사인 삼성 페이 등도 결제 건당 수수료를 카드사에 부과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오늘 출시 후, 당분간은 현대카드 이용자만 애플 페이를 사용 가능하나, 현대카드를 시작으로 어떤 카드사가 논의 중인지 확정된 바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종적으로 수수료 부과로 인한 부담은 국내 소비자에게도 부담이 될 수 있어 애플 페이 도입에 있어 업계와 소비자가 협의할 만한 방안이 촉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