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의 국내 제조기업 300개 대상 조사에 따르면, 최근 RE100 이 글로벌 공급망 현안으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제조분야 대기업의 10곳 중 3곳이 글로벌 수요기업으로부터 제품 생산과정에서 재생 에너지의 사용을 직·간접적으로 요구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수요기업으로부터 재생에너지 사용 요구가 점차 늘어남에 대비해 공급망 확보를 위해 이를 선제적으로 대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 29%·중견 10% 수요기업으로부터 재생에너지 요구↑
경제적 인센티브·인프라 확대 등 RE100 정책 과제 마련해야
전 세계적으로 산업계에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하는 추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글로벌 수요기업의 재생 에너지 사용 요구가 증가함에 따라 정부 주도의 국내 기업의 RE100 참여를 위한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
‘RE100(Renewable Electricity 100%)’은 2014년 영국 다국적 비영리기구 '더 클라이밋 그룹'에서 발족된 것으로, 2050년까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태양광 등 같은 재생에너지로 전환하자는 자발적 캠페인이다.
현재 애플, 구글, BMW 등 379개 글로벌 기업들이 참여 중이며, 국내에서는 삼성이 곧 RE100 가입을 선언할 예정에 있고, SK, 현대차 등 22개사가 가입 중이다.
대한상공회의소의 국내 제조기업 300개 대상 조사에 따르면, 최근 RE100이 글로벌 공급망 현안으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제조분야 대기업의 10곳 중 3곳이 글로벌 수요기업으로부터 제품 생산과정에서 재생 에너지의 사용을 직·간접적으로 요구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제조기업의 RE100 참여 현황과 정책과제’ 조사 결과, 응답기업의 14.7%가 글로벌 수요기업으로부터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받았다’고 응답했으며, ‘대기업은 28.8%, 중견기업은 9.5%가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받은 시점은 ‘2030 년 이후’가 38.1%로 가장 많았지만, ‘2025 년까지’ 응답이 33.3%으로 나타나 대응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작년 ‘글로벌 RE100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RE100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들 중 77개사는 공급망에서 재생에너지 전력 사용을 위한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 비용 부담 등 어려움 多…발전량 부족 문제까지
점점 RE100 참여가 늘어가는 한편, RE100 실천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현실적인 어려움이 존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비용 부담(35%) △제도 및 인프라 미흡(24%) △관련 정보 부족(23%) 등을 애로사항으로 들었다.
RE100 이행을 위한 방안으로 △직접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구축 △녹색프리미엄제도를 통해 재생에너지 전력 구매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구매 등이 있는데, 모두 국내에서 비용이 유럽의 1.5~2배 수준이다.
또한 근본적으로 국내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부족한 문제가 존재한다. 한국에너지공단 조사에 따르면 2020년 우리나라 신재생 에너지 발전 비중은 7.43%로 OECD에서 가장 낮은 수준으로, OECD 평균에도 못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ESG 경영, 비즈니스 가치 측면에서 중요성↑ 현실적 정책 과제 마련해야
글로벌 수요기업으로부터 재생에너지 사용 요구가 점차 늘어남에 대비해 공급망 확보를 위해 이를 선제적으로 대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슈나이더는 “ESG에 투자를 아끼지 않은 기업은 비즈니스를 운용하는데 높은 수익률을 창출해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성장했다”며, 비즈니스 가치 차별화를 위해서도 지속 가능성은 필수 요소로 자리잡았고, 이에 따라 공급망 전반에서 넷제로 달성을 제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 세계적으로는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국가 주도의 정책들이 제안되고 있다. 예시로 싱가포르는 정부 주도하에 해수 냉각 시스템 등을 개발에 나섰다. 지구온난화가 모두가 고민해야 할 문제로 자리잡은 만큼 국가와 기업, 민간의 협의가 필요해 보인다.
기업들은 RE100 참여를 위해 △경제적 인센티브 확대(25.1%) △재생에너지 구매를 온실가스 감축 실적으로 인정(23.2%) △재생에너지 전력 인프라 확대(19.8%) △정보 및 재생에너지 사업자 매칭 컨설팅 지원(16.5%) 순으로 희망 정책 과제를 제안했다.
대한상의는 조사를 바탕으로 △PPA 주민참여형 사업에 인센티브 제공 △녹색요금제 구매시 부가비용 면제 △공공주도 재생에너지 대형사업에 민간기업 참여 확대 △PPA 부가비용 최소화 등 6 개 정책 지원과제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수요기업의 재생 에너지 사용 요구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국내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중견기업도 이를 대비해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정부는 업체와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실질적인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