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화려한 수식어가 따라붙은 산업의 주인공은 바로 ‘로봇’이다. 지난 10여 년간 정부에서 약 1조원을 투자했다는 로봇 산업의 현주소는 어디쯤에 와 있을까. 국내 로봇 산업을 담당하는 정부 관계자는 이를 간단히 설명했다.
103조원 시장을 형성하는 기계 산업에 올해 투자되는 지원금이 699억 원인데, 4조원 규모의 로봇산업에는 884억 원이 투자된다. 이는 올해의 경우만이 아니라 과거 10년 간 지속되어 온 투자 규모인데 그 결과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대형 쇼핑매장의 ‘안내 로봇’ 뿐이라는 자조 섞인 평가를 내놓았다.
“국가 경쟁력의 지표”, “4차 산업혁명의 중심”, “차세대 성장 엔진”…
이러한 화려한 수식어가 따라붙은 산업의 주인공은 바로 ‘로봇’이다. 지난 10여 년간 정부에서 약 1조원을 투자했다는 로봇 산업의 현주소는 어디쯤에 와 있을까. 국내 로봇 산업을 담당하는 정부 관계자는 이를 간단히 설명했다.
103조원 시장을 형성하는 기계 산업에 올해 투자되는 지원금이 699억 원인데, 4조원 규모의 로봇산업에는 884억 원이 투자된다. 이는 올해의 경우만이 아니라 과거 10년 간 지속되어 온 투자 규모인데 그 결과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대형 쇼핑매장의 ‘안내 로봇’ 뿐이라는 자조 섞인 평가를 내놓았다.
물론, 그 쇼핑 매장의 안내 로봇 하나를 만들자고 10년 간 엄청난(?) 돈을 투자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거기에는 부품 개발부터 시작해서 소프트웨어 개발, 로봇 관련 기업의 기술 개발 지원까지 눈에 보이지 않는 여러 분야에 자금이 쓰였을 것(이라고 믿는)이다. 정부 관계자의 이러한 푸념은 그동안 정부가 한다고 했는데 현실은 ‘힘들어 죽겠다’는 로봇 기업들의 하소연에서 비롯된 것일 테다. 문제는 산업 발전이라는 것이 지원금액과 비례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휴머노이드형 서비스로봇을 제공하는 중국의 UBTECH는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를 기반으로 스타트업 기업 최초로 5년 만에 1조원 가치를 의미하는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다.(사진은 UBTECH 웹사이트 참조)
한국의 로봇 산업은 분명 외형적으로는 성장을 거듭했다. 2015년 산업을 기준으로 전년대비 시장이 30~35% 성장해 세계 2위 로봇 시장을 형성했다. 자동차, 전자산업, 배터리 산업들이 성장을 주도한 탓이다. 국내 로봇 생산은 19% 성장했고 수량 기준 수출은 44% 감소한 반면, 수입은 44% 늘었다. 국내 생산액보다 수입이 1.7배, 부가가치는 4.5배 증가했다.
제조용 로봇은 로봇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국내 산업용 로봇은 전기전자 산업이 전체 공급량의 49%를 차지한다.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분야는 반도체/LCD/LED이다. 조사에 따르면, 국내 로봇 산업은 최근 6년간 연평균 21%의 고성장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국내 로봇 기업의 93%를 차지하는 중소기업들은 여전히 한국에서 '로봇 사업하기 힘들다'고 한다. 힘들지 않은 중소기업이 어디 있겠냐마는 한국의 로봇 기업들은 지원을 많이 받고도 투정하는 아이 취급에 한번 더 상처를 받는다.
그렇다면 왜 한국 로봇 산업은 힘든 것일까. 우선 산업용 로봇의 경우, 선진국과의 기술격차가 얼마 나지않을 정도로 잘 만들기는 하는데 시장 규모가 작다는 약점이 있다. 지난 2014년 기준으로 제조업용 로봇 시장이 2조1000억원이었는데 성장을 위해서는 이의 10배 정도의 시장 규모가 형성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시장이 작다보니 여기에 대응하는 기업의 경쟁력도 떨어진다. 글로벌 경쟁체제에 대응 가능한 중견기업이 부족하다는 현실이 이를 잘 말해준다.
R&D에 투자되는 자금 문제도 그렇다. 정부가 지금까지 1조원 가까운 돈을 투자했다고는 하지만 해외 선진국의 로봇 투자 규모에 비한다면 1/10 수준이다. 생산 환경도 바뀌어야 한다. 대량생산체제에서 다품종 소량 명품 생산으로 변화시켜야 하며 향후 사업 모델도 협업 로봇 솔루션과 시스템을 판매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비단 제조용 로봇 뿐만 아니라 지능화 시대에 걸맞는 서비스용 로봇 시장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교육용 서비스로봇, 청소용 로봇, 휴머노이드형 서비스로봇에 이어 의료용 로봇, 군산용, 농업용 서비스로봇까지 로봇의 활용도는 다방면으로 넓어지는 추세인데 이들 대부분의 시장은 해외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이산솔루션의 정원민 대표는 국내 서비스로봇 산업 발전을 위해 “국가 차원의 대한민국 신 로봇전략이 필요하다”며, “국제 로봇올림픽 주도권 경쟁에 참여해야 하고 로봇 문화산업 진흥전략을 기획 및 추진해야 한다. 특히 로봇산업 발전 투자기금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의 생활과 문화를 바꾸어줄 산업, 진정한 디지털 컨버전스 제품… 이들 문장의 ‘주어’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산업, 로봇 산업이 흔들리고 있다. 미래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할 국내 로봇 산업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어느때보다 지원과 성원이 뒤따라야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