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4.0의 바람이 불면서 제조업 환경에 사물인터넷과 서비스가 도입되기 시작했다. 이에 전통적인 하드웨어 기반의 제조기업이던 지멘스는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를 위해 인수합병(M&A)를 추진했다. 2007년 PLM(Product Lifecycle Management, 제품수명주기관리) 기업인 UGS 인수를 시작으로 2016년 전자설계자동화(EDA) 업체인 멘토그래픽스까지 17개 기업을 인수했다.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하드웨어를 핸들링하는 소프트웨어까지 갖춘 지멘스는 단순히 조립 라인의 자동화에 초점을 둔 스마트팩토리가 아니라 생산성과 효율을 올리는데 포커스를 뒀다. 지멘스의 스마트팩토리 전략과 솔루션에 대해 들어 보기 위해 스마트팩토리 TF팀 최유순 부장을 만났다.
제조업 전반에 범용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상호호환성에 초점
모든 환경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디지털 트윈’이 중요
인더스트리4.0의 바람이 불면서 제조업 환경에 사물인터넷과 서비스가 도입되기 시작했다. 이에 전통적인 하드웨어 기반의 제조기업이던 지멘스는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를 위해 인수합병(M&A)를 추진했다. 2007년 PLM(Product Lifecycle Management, 제품수명주기관리) 기업인 UGS 인수를 시작으로 2016년 전자설계자동화(EDA) 업체인 멘토그래픽스까지 17개 기업을 인수했다.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하드웨어를 핸들링하는 소프트웨어까지 갖춘 지멘스는 단순히 조립 라인의 자동화에 초점을 둔 스마트팩토리가 아니라 생산성과 효율을 올리는데 포커스를 뒀다.
지멘스의 스마트팩토리 전략과 솔루션에 대해 들어 보기 위해 스마트팩토리 TF팀
최유순 부장을 만났다.
최유순 부장 / 지멘스 스마트팩토리 TF팀
-제조업에 있어 스마트팩토리는 불가피한 선택이 되었다. 스마트팩토리의 핵심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우리 나라는 스마트팩토리라고 하면 조립 라인의 자동화를 많이 생각한다. 여기에 인공지능, 빅데이터, 무인화 등을 하고 싶어한다. 인더스트리4.0의 측면에서 볼 때 전체적인 밸류체인 상에서 수평적 통합, 시스템 아키텍처 상에서 수직적 통합을 이뤄 궁극적으로 기업의 생산성과 품질을 올리고, 유연생산이 가능한 것, 이것이 스마트팩토리다.
-그러한 스마트팩토리를 구현하기 위한 지멘스의 솔루션은 무엇이 다른가.
우리 나라는 디자인 따로, 생산 따로하다 문제가 생기면 개입을 하는데 이제는 제품을 만들 때 설계부터 생산까지 모두 관여해야 한다. 직접 만나서 소통하는 것은 전통적인 방법이고, 데이터를 전산화해서 각 부서가 파일 하나를 가지고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 요즘 방식이다. 그러려면 어느 기업이든 제품 디자인하고 실제 생산 계획을 세우고 생산하고 유지보수까지 전 단계에 들어가는 모든 데이터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현실 세계와 똑같은 가상 공간인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환경을 구현해야 한다. 자동화 생산에서는 조립 라인 하나 만드는데 많은 시뮬레이션을 해봐야 한다. 생길 수 있는 문제를 미리 시뮬레이션 해봐야 엔지니어링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센서에서 클라우드로 데이터를 보내고 분석하는 것이 기본이다. 지멘스의 대표적인 산업용 IoT 플랫폼 ‘마인드스피어(MindSphere)’는 제조업에서 어떻게 활용하는가.
플랫폼 시장의 강자는 IT 기업들이다. 제조업은 늦게 발을 디뎠다. 하지만 IT기업은 제조업에 비전문가라 실질적으로 무엇이 필요한지 모른다. 지멘스는 제조업 특화 분야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도메인 날리지를 가지고 있어 고객들이 실제 필요한 서비스가 무엇인지 알고 있다. 제조업 관점에서 데이터를 가져와서 클라우드로 옮겨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산업용 사물인터넷(IIoT)이 필요하다.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개방형 사물인터넷 운영 시스템이 ‘마인드스피어’다.
클라우드가 사용되기 이전에는 제조업에서 스카다(SCADA)나 온프레미스(On-premise)를 활용했다. 데이터를 가져와서 싼 가격으로 분석하고 활용할 수 있어야 되는데 문제는 비용이다. 그래서 클라우드 서비스가 들어왔다. 지멘스 제품은 물론이고 타사 제품에서도 데이터를 쉽게 가져올 수 있다. 그 다음 분석을 하고 고객의 필요에 따라 ERP 앱, 에너지관리 앱 등 원하는대로 만들어 사용하면 된다.
"중소기업들은 스마트팩토리 구축에 ‘꼭 해야할 필요가 있나’하고 생각한다.
(하지만) 다들 당위성은 알고 있다.
또한 자동화 업체들이 고객들을 충분히 설득하지 못하고 있다."
-마인드스피어가 적용된 사례가 외국에는 많은 걸로 아는데, 국내 도입은 어떤가.
마인드스피어가 유럽에서 먼저 오픈을 하고 아시아가 3번째로 올해 초에 오픈을 했다. 국내는 테스트베드로 들어가는 곳은 있지만 판매는 아직이다. 문화적인 차이가 있다. 실제 필드에서 사용하는 디바이스와 컨슈머 시장에서의 디바이스는 다르다. 가정에서는 가전제품마다 각각 센서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공장은 액추에이터, 모터, 실린더 등에 모두 개별적으로 센서를 단다는 것이 넌센스다.
센서들이 PLC 컨트롤러에 연결되어 있다. 컨트롤러만 마인드스피어에 연결되면 데이터 수집은 끝난다. 별도의 엔지니어링, 코딩 작업없이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올리면 되는데 서버가 지멘스 것이다. 여기에서 거부감이 있다. 자사 데이터를 자동화 업체에 넘겨준다는 것에 부담감을 가진다.
하지만 MES라든지 스카다 단에서 데이터를 가져오는 것이 아니고 로 데이터(Raw Data)를 가져오는 것이라 그런 고민은 하지 않아도 된다.
-공장의 모터, 실린더 등에 개별적으로 센서를 다는 것이 넌센스라고 했는데, 엣지단에서 센서가 많이 붙으면 좋은거 아닌가.
좋다. 그런데 현재 상황이 안된다. 국내 기업들이 신규 공장을 만들고 만드는 단계부터 센서를 달면 된다. 센서가 많을수록 투자 비용이 올라가는건 당연하다. 새로 만들지 않은 공장들은 지금 센서를 다 달수가 없다. 그렇다보니 프로바이더가 제공하는 서버를 쓸 수밖에 없다. 지금은 초기단계라 제공하는 서버를 사용하지만 다음 단계를 퍼블릭 서버, 그 다음 단계는 프라이빗 서버를 사용하게 하려고 한다.
-프로바이더의 서버를 쓴다는 거부감말고 국내 도입이 늦는 다른 이유가 있을까.
대기업들은 이미 내부에서 센서부터 데이터를 수집하고 서버까지 핸들링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러다보니 오히려 일반 제조업하는 중소기업들이 준비를 하는데, 그 분들은 ‘꼭 해야할 필요가 있나’하는 말들을 많이 하신다. 보면 다들 당위성은 알고 있다. 대기업들도 실질적으로 보면 투자 규모가 크지 않다. 그렇다보니 중소기업들은 투자를 하는데 주저하게 되는 것이다. 정부의 프로젝트를 통해 한번에 뭔가를 하려는 것도 크다. 두번째로는 자동화 업체들이 고객들을 충분히 설득하지 못하는 것이다. 고객의 상태를 체크하고 적합한 솔루션을 단계적으로 제시해야 하는데, 이런 컨설팅 제공이 얼마되지 않았다. 컨설팅을 받고 비용을 지불한다는 개념을 아직 낯설어 한다.
"지금은 얼마를 달성하겠다 보다는 투자의 개념으로 보고 있다.
에너지 절감 같은, 기업들이 가장 고민하는 부분에 대한
실질적인 도움이 될 만한 것을 위주로 한다."
-지멘스가 가진 차별성과 국내 시장에서 목표는 무엇인가.
디지털라이징 시장으로 와도 제품을 파는 것은 똑같다. 매출에 대한 타깃보다는 고객에게 어떻게 제공할까에 대한 고민과 내부적인 준비를 하고 있다. 지금은 얼마를 달성하겠다 보다는 투자의 개념으로 보고 있다. 예전에는 중소 기업들에게 전체의 솔루션을 권했다. 지금은 큰그림을 그리고 개별적으로 맞게 단계적으로 가려고 한다. 에너지 절감 같은, 기업들이 가장 고민하는 부분에 대한 실질적인 도움이 될 만한 것을 위주로 한다.
GE의 솔루션과 컨셉이 조금 다르다. GE는 커스터마이징에 초점을 맞췄다. 지멘스는 특정 산업에 치중한 것이 아니라 범용으로, 제조업에 전반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제조업체마다 생산 시스템이 각양각색이다. 가능한한 다수의 기업 시스템과 호환될 수 있게 했다.
-현재 일어나고 있는 자동화업체들의 M&A는 어떻게 보고 있나.
지멘스는 인수합병에 있어서 전략이 명확하다. 인더스트리4.0으로 가는데 소프트웨어, 로봇, AI 등 제조업에 필요한 요소가 많다. 이런 시장을 지멘스가 다 하려는 건 비전과 맞지 않는다. 실제적으로 필요한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존의 경쟁사들도 인수합병을 하는데, 이미 제품이 다 제작된 상태에서 솔루션을 합치려고 하니 문제가 있다. 지멘스는 인수합병 계획단계부터 제품을 같이 개발하고 어떻게 솔루션들을 연결할지를 연구하고 투자한다.
-최근 국내에 스마트팩토리라는 개념이 이슈화되고 있는 것을 어떻게 보며 바람직한 방향은.
과도기라고 본다. 아직 투자대비 성과가 뚜렷히 보이지 않다보니 주저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과정을 통해서 어떤 것이 필요하고 어떤 부분이 중요한지 구별하게 될 것이다. 조립 자동화 부분 조차 안되어 있는 업체가 많다. 정부가 지원하니까 준비없이 시작은 하는데 솔루션끼리 연결이 되지 않는다. 이런 과도기를 거치면 고객이 어떤 솔루션이 필요한지 알게되고 투자로 이어질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