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통학 차량에 아동이 장시간 방치되면서 사망으로까지 이어지는 안전사고가 매년 발생하고 있다. 정부는 사고 방지 대책의 일환으로, 내년부터 '잠자는 아이 확인 장치' 설치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생기원은 파트너 기업 3사와 함께 아동의 승하차 상태를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는 어린이 확인 방석을 공동 개발했다.
압력감지 센서 탑재 어린이 확인 방석 개발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착석 상태 확인 가능
블루투스 연결 끊겨야 알림을 주는 방식
지난 7월, 기록적인 폭염이 계속되던 가운데 경기도 동두천의 한 어린이집 통학 차량에 갇힌 4세 아동이 질식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안타깝게도 이런 유형의 안전사고는 매년 발생하고 있다.
정부는 사고 방지 대책의 일환으로, 내년부터 '잠자는 아이 확인 장치' 설치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가장 대표적인 확인 장치는 차량 뒤편에 설치되는 하차 확인 벨인데, 벨 설치를 위해 차량 개조가 필요하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된다.
또 NFC 장치를 이용하는 경우, 교사가 아동의 NFC 태그를 승하차 때마다 단말기에 일일이 접촉시켜야 해 번거롭고, 이 때문에 시간이 지연돼 차량 운행에 차질을 빚는 일도 많다.
좌석에 착석 상태를 인지할 수 있는 초음파 센서를 설치하는 방식은 사람과 사물을 구별해내지 못하며, 초음파의 인체 유해성 논란도 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생기원)은 20일, 파트너기업인 제이테크, 키즈소프트와 함께 아동의 승하차 상태를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는 어린이 확인 방석을 공동 개발했다고 밝혔다.
어린이 확인 방석을 QR코드를 이용해 스마트폰에 인식하고 있다
개발된 방석에는 아동의 착석 여부를 감지할 수 있는 압력감지 센서가 내장되어 있으며, 블루투스로 스마트폰과 자동 연결된다. 교사가 스마트폰에 전용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하면, 착석 여부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고 아동을 차량에 홀로 남겨둘 경우 바로 경보가 울린다.
어린이 확인 방석은 다른 장치들과는 달리 별도의 설치 작업 없이 좌석에 비치하기만 하면 즉시 사용할 수 있어 실용적이다. 또한, 운전자나 교사가 아동의 하차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차량을 둘러보거나 몸을 움직일 필요가 없으며, 승하차 지연도 발생하지 않는다.
방석 구매 이후에는 추가비용 발생 없이 2년 주기로 배터리만 교체하면 된다.
어린이 방석 확인과 연동된 스마트폰에 경고 알림이 뜨고 있다
어린이 확인 방석의 핵심기술은 생기원 동남지역본부 정밀가공제어그룹 조한철 선임연구원이 독자 개발한 블루투스 알고리즘이다. 기존의 상용 알고리즘은 거리가 멀어져 신호가 약해지면 통신 연결이 끊긴다는 알림만 주는데 반해, 개발한 알고리즘은 연결이 끊겨야 알림을 주는 방식이다. 방석 센서가 차량 속 아동을 감지하고 있을 때 교사가 일정거리 이상 차량과 멀어지면, 스마트폰과의 블루투스 연결이 끊겨 경보가 작동하는 원리다.
한편, 방석에 들어가는 주요 부품의 개발과 제작은 생기원 파트너 기업들 간 협력과 역할 분담을 통해 이뤄졌다.
센서 제작 전문기업 제이테크는 아동의 몸무게와 착석 면적을 고려해 좌석 점유 상태를 빠르고 정확하게 인지할 수 있는 압력감지 센서를 개발했다. 아동용 스마트워치 전문기업 키즈소프트는 센서 신호를 스마트폰으로 전송하는 통신부품과 전용 어플리케이션 개발을 맡았다. 제작된 부품의 조립과 최종 제품 판매는 제이테크가 담당한다.
조한철 선임연구원은 “온라인 구매가 가능하고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전국 유치원에 빠르게 보급될 것으로 기대된다”라며 “관련 기술은 확장성이 넓어 향후 유아용 카시트나 학교 출결관리 시스템에도 접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린이 확인 방석은 시제품 테스트를 거쳐 내년 초 시중에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