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가 임기 내 완전자율차 상용화 완료를 국정과제로 내세운 데 이어 새 국토부장관도 수요자 중심의 ‘모빌리티’로의 정책 패러다임 전환을 강조하며 국내 자율주행 산업이 활기를 띌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관련 제도와 문제점이 해결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윤석열 정부 110대 국정과제, 완전자율주행차 기술개발 내용포함
원희룡 국토부장관, “수요자 중심 ‘모빌리티’ 정책 패러다임 전환”
새 정부가 임기 내 완전자율차 상용화 완료를 국정과제로 내세운 데 이어 새 국토부장관도 수요자 중심의 ‘모빌리티’로의 정책 패러다임 전환을 강조하며 국내 자율주행 산업이 활기를 띌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관련 제도와 문제점이 해결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원희룡 국토부장관은 16일 취임식에서 “2027년이면 일반 시민들이 완전자율주행차(레벨4)를 탑승할 수 있는 시대가 될 것”이라며 “국토부도 내연기관 중심에서 모빌리티 중심의 미래지향적 조직구조로 재설계하여 공간과 이동의 혁신을 통해 미래를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 장관은 공급자 중심의 ‘교통’에서 수요자 중심의 ‘모빌리티’로의 정책 패러다임 전환을 강조했다.
모빌리티 비즈니스에서 수요자인 국민의 편의와 만족도가 중요한 판단 기준과 가치가 될 것이라며, 모빌리티 혁명의 기본 인프라인 스마트시티, C-ITS, 디지털 트윈 국토 구축을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자율주행뿐만 아니라 UAM, 퍼스널 모빌리티 등의 혁신에도 귀를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취임 직후 모빌리티 등 국토교통분야의 미래를 책임질 청년들을 만나 규제와 지원에 관련한 이야기를 들을 것이라 전했다.
윤석열 정부의 ‘국민께 드리는 20개 약속’과 ‘110대 국정과제’에도 완전자율주행차 기술개발 내용이 포함됐다.
국무조정실 홈페이지에 올라온 110대 국정과제 중 28번 째인 ‘모빌리티 시대 본격 개막 및 국토교통산업의 미래 전략산업화’ 부문에도 윤 정부 임기 내 사실상 완전자율차의 상용화를 완료하겠다고 명시되어 있다.
법과 제도와 관련해서는 많은 의견이 오가고 있다. 지난 4월 열린 ‘안전한 자율주행차 운행을 위한 법·제도 분석 및 대책: 자율주행기술 법·제도 세미나’에서 박준환 국회입법조사처 연구관 등 전문가들은 자율주행차 사고 안전 대책, 현행 규제 등 다양한 방면에서 의견을 내비쳤다.
사고 시 공공의 이익과 소유자의 생명을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서있을 때 소유자가 자신의 선택과는 관계없는 죽음을 마주할 수 있기에 철학적인 부분도 고려되어야 한다며 신중한 접근 태도를 취하고 있다.
현대차를 비롯한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도 완전자율주행차량 상용화 시기는 빠르면 2024년, 늦어도 2027년 이내가 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2022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현대차는 올해 연말 제네시스 G90에 레벨 3 수준의 고속도로 자율주행 기능인 ‘HDP(Highway Driving Pilot)’를 처음 적용하는 것을 포함해 자율주행 기술 경쟁력 강화에도 매진한다고 밝히는 등 자율주행과 관련한 사업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과 미국 자율주행 전문 회사 앱티브의 합작법인인 모셔널은 차량 공유업체 우버와 함께 자율주행 배송을 시작했다고 17일 밝혔다. 자율주행 차량이 승객 수송뿐 아니라 음식과 물품 배달도 처리할 수 있게 된 것에 의의가 있다.
더 나아가 현대자동차는 자체 개발한 레벨 4 수준의 자율주행차를 활용한 ‘로보라이드’ 서비스도 올해 상반기 국내 주요 도시에 시범 도입되며 2023년부터 점진적으로 상용화될 것으로 보인다.
2022년에 광주는 C-ITS 구축을 성공했고, 서울 상암, 대구 테크노폴리스 일대 등 곳곳에서 자율주행 실증사업이 진행되는 등 자율주행과 관련된 사업, 정책이 떠오르고 있다.
손준우 소네트 의장이자 자율주행교통서비스협회 협회장은 “서비스 관점에서 레벨 4 이상 자율주행이 상용화 되는 시기, 지정된 노선을 운행하는 셔틀 방식의 레벨4 자율주행 차량은 2025년 정도부터 시작될 것”이라며 “차를 소유하지 않아도 어디든 쉽게 이동할 수 있는 것”이라고 교통의 미래를 점쳤다.
자율주행차 유상운송 한정운수면허를 발급받아 서울 상암동에서 버스 형태의 승합형 자율주행차(쏠라티)를 운영하는 SUM은 자율주행 구간 서비스에 맞는 설계, 제작, 판매 등의 사업을 비즈니스 모델로 삼아 프리미엄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를 비롯해 운송, 물류용 자율주행 모빌리티 사업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자체, 중·소·대 기업 등의 많은 투자와 노력에도 ‘완전자율차 상용화’에는 여러 걸림돌이 있다. 탑승자의 안전을 책임지는 센서의 최적화와 자동차 사이버 보안이 대표적이다.
자율주행 기술을 선도하는 테슬라와 웨이모도 센서 인식 장애로 인한 사고, 팬텀 브레이킹 등 문제를 앓고 있다. 테슬라는 유사 라이다(Pseudo LiDAR), 웨이모와 현대자동차 등은 HD Map을 활용하는 전략을 택하며 문제 해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e4ds 웨비나에 따르면 2021년에 일어난 사이버 시큐리티 공격 현상 중 차량 도난과 내부 제어 시스템을 탈취하는 공격이 28.4%로 데이터 유출(30%) 다음으로 많이 발생했다. 내부 제어 시스템을 탈취당할 경우 오작동이 발생할 수 있어, 운전자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도 다칠 수 있어 매우 심각한 사안이다.
염흥렬 순천향대학교 교수는 “자율주행차와 관련한 다양한 개인 정보 침해 이슈가 제기되고 있다”며 “국제적인 보안표준 등을 참고하여 자율주행차의 보안 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처럼 자율주행에는 법, 제도, 보안, 국제표준, 기술, 인프라 등 뒷받침되어야 할 점이 많다. 정부, 기업, 학계 모두 2030년 내에 자율주행이 상용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자율주행 선도 국가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