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4에서 첨단 모빌리티 UAM(도심항공교통)이 주목받았다. 교통체증과 환경 문제 해결이라는 기조 아래 국내 각 분야 업체들이 협력하는 가운데, 2025년 상용화를 위한 아직 가야할 길이 남아 있다.
▲슈퍼널 AAM 기체 SA-2
현대차·SKT, “글로벌 UAM 시장 선도 목표”
UAM 상용화 과제 해결 정부 지원 절실
CES 2024에서 첨단 모빌리티 UAM(도심항공교통)이 주목받았다. 교통체증과 환경 문제 해결이라는 기조 아래 국내 각 분야 업체들이 협력하는 가운데, 2025년 상용화를 위한 아직 가야할 길이 남아 있다.
국내 정부도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로드맵을 발표하고, 2022년부터 대규모 실증사업인 K-UAM 그랜드 챌린지를 통해 UAM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전남 고흥에서의 비행시연이 진행됐고, 올해는 수도권에서의 실증이 예정돼 있다.
내년 4월부터는 지난해 8월 정부가 발의한 UAM 법안이 시행돼 UAM 활용 촉진을 위한 규제특례에 따라 실증사업구역과 시범운용구역에서 안전에 필요한 최소한의 규제를 제외한 기존 항공 관련 법령의 적용이 배제된다.
UAM법은 기존 항공 법령을 따르는 경우 신기술 개발 및 검증 시 발생하는 제약을 최소화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는 전문가의 평가다.
■ 차세대 UAM 기체 비전 선보인 현대차·SKT
CES 2024에서 현대차는 SKT는 각사 UAM 기체를 선보이며 첨단 항공 모빌리티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SKT는 현장에서 실증사업을 위해 협력하고 있는 美 조비 에비에이션(Joby Aviation)과 CEO 미팅에 참여했다고 11일 밝혔다. SKT 유영상 사장과 SKT 하민용 글로벌 솔루션 오피스(CDO) 담당, 조비 조벤 비버트(JoeBen Bevirt) CEO, 에릭 앨리슨(Eric Allison)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2022년 1월부터 MOU를 맺은 SKT와 조비는 K-UAM 그랜드 챌린지 준비 상황을 공유하고, AI 기술 협력을 통한 UAM 서비스 안정성 고도화, UAM 시장 공동 진출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이번 실증사업에서 양사는 시제기나 축소기가 아닌 실제 UAM 기체(Joby 24)를 국내 최초 도입한다.
SKT는 지난해 6월 조비에 1억불(1300억원) 투자를 단행하며 UAM 시장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조비가 개발한 UAM 수직이착륙비행체(eVTOL) ‘S4’는 미 연방항공청(FAA)의 기체인증을 가장 빠르게 진행 중이다. 조비는 지난 해 업계 최초로 뉴욕 실증 비행에 성공하고, 델타항공, NASA(미항공우주국)와 협력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AAM(첨단 항공 교통) 독립 법인 슈퍼널(Supernal)은 CES 첫 참가로, 기체 ‘S-A2’의 실제 크기 모형을 최초 공개했다.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현대차는 지난 2020년 ‘S-A1’을 공개한 지 4년만에 새롭게 모델을 선보였다.
‘S-A2’는 전장 10m, 전폭 15m로 조종사 포함 5명이 탑승 가능하다. 기체는 총 8개의 로터가 틸트 로터 방식으로 상황에 따라 90도 꺾일 수 있다. 분산 전기 추진(DEP)을 적용해 로터마다 모터가 이중으로 배치돼 하나가 고장나도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다. 소음은 45~65dB 수준으로, 식기 세척기의 작동 소음 정도다.
슈퍼널은 “야간 및 다양한 기상조건에도 안정적이고 2028년까지 상용 항공업계와 동등한 안전 기준을 만족하는 기체를 출시할 계획”이며, “최대 400~500m의 고도에서 200km/h의 순항 속도로 비행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 중이며, S-A2는 상용화 시 도심 내 약 60km 내외의 거리를 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슈퍼널은 전방위적 협력을 바탕으로 AAM 배터리 개발, 공급망 관리, 소프트웨어, 법규 인증 등 AAM 상용화를 위해 기체 성능과 안전성,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 UAM 2025년 상용화 핵심, ‘법·인증’
앞으로 UAM 상용화를 위한 과제는 크게 △항공기 인증 △대량 생산 △인프라 구축 △경제성 있는 사업 모델 등으로 꼽을 수 있다. 우리나라 UAM 상용화의 관건은 법과 인증이다. UAM 특별법은 시작에 불과하다. 기체, 안전, 보안, 사업, 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법과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 전문가는 “UAM 기술력은 상용화함에도 무리가 없으나, 아직 인증을 받은 기체가 없는 만큼 법 체계가 따라와 주지 않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국가 차원의 R&D 지원을 통해 미래 신산업 진입을 위한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은다. 특히 국내에서 국내 인증 체계의 부재와 더불어 과연 국내인증만으로 해외에서 통용될 수 있을지도 고려돼야 한다. 현재 해외에서는 미국 조비 뿐만 아니라 2024년 파리 올림픽에 맞춰 독일 볼로콥터가 EASA로부터 인증을 받은 바 있다.
현재 풀 스케일 기체로 K-UAM 그랜드챌린지에 참여하고 있는 컨소시엄들은 내년 하반기 실증을 앞두고 있다. 이는 아직 인증을 받지 못한 제조 단계에 있는 기체들의 최대한의 안정성을 확보 후 완성도를 높이고자 함이다.
한국자동차연구원 모빌리티 인사이트에서 SKT 김정일 UAM실증사업팀 팀장은 “UAM 사업은 2025년 상용화가 돼도 10년 정도는 적자를 면치 못할 것”이며, “본격 시장이 창출되기까지는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하고 공공 수요가 먼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기체뿐만 아니라 시장성과 가격, 생산량, 네트워크 등과 교통체계 등 인프라가 함께 발전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