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막을 내린 2017 서울모터쇼에서 가장 눈에 띤 점은 국내 대표적인 IT기업인 네이버(NAVER)가 처음 참여했다는 점이다. 이미 IT기업의 자동차 개발은 낯선 모습이 아닌 일이 됐지만 국내 대표적인 자동차쇼에, 국내 대표적인 IT기업이 등장한 것은 자동차 분야의 상징성이 크다.
네이버는 국내 IT 기업 최초로 자율주행차의 국토교통부 도로주행 임시허가를 받았다. 자율주행차 레벨 3 수준의 자동차를 선보인 네이버는 ‘생활환경지능’을 기술의 방향성으로 놓고 자율주행차를 환경 구현의 일부로 개발하고 있다. 이에 앞서 현대차는 운전자의 개입없이 시스템이 안전운행을 하는 레벨 4 수준의 자동차를 선보였다. 현대차는 기존 양산차에 적용된 센서에 레이더, 라이다 등 최소한의 센서만을 추가해 자율주행을 구현해냈다.
급변하는 기술 환경에서 OEM, Tier1&2, 반도체, ICT업체 간 협력 필요
플랫폼 선점하기 위한 반도체 관련 업체들의 공격적 인수합병 잇따라
꿈이 현실이 됐다, 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기술이 있다면 바로 그것은 자율주행 자동차일 것이다. 자동차를 부르면 알아서 달려오고, 또 스스로 목적지까지 주행한다. 자율차는 주행 중 장애물을 인식해 피하고 주인에게 각종 편의와 정보를 제공한다. 완전 자율주행차의 상용화는 좀 시간이 걸리겠지만 소위 말하는 ‘반 자율주행차’ 기술은 갈수록 고도화되고 있다. 이제 자율주행 기능을 갖춘 자동차 광고도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로 우리 생활 깊숙이 다가왔다. 본지는 앞으로 11회에 걸쳐 자율주행차 기획을 연재한다. 자율주행차 산업 트렌드를 시작으로 반도체 부품, 통신, 정밀지도, SW플랫폼, 인공지능, 보안, K-City 서비스 등을 다룬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성원을 부탁 드린다. <편집자 주>
지난주 막을 내린 2017 서울모터쇼에서 가장 눈에 띤 점은 국내 대표적인 IT기업인 네이버(NAVER)가 처음 참여했다는 점이다. 이미 IT기업의 자동차 개발은 낯선 모습이 아닌 일이 됐지만 국내 대표적인 자동차쇼에, 국내 대표적인 IT기업이 등장한 것은 자동차 분야의 상징성이 크다.
네이버는 국내 IT 기업 최초로 자율주행차의 국토교통부 도로주행 임시허가를 받았다. 자율주행차 레벨 3 수준의 자동차를 선보인 네이버는 ‘생활환경지능’을 기술의 방향성으로 놓고 자율주행차를 환경 구현의 일부로 개발하고 있다. 이에 앞서 현대차는 운전자의 개입없이 시스템이 안전운행을 하는 레벨 4 수준의 자동차를 선보였다. 현대차는 기존 양산차에 적용된 센서에 레이더, 라이다 등 최소한의 센서만을 추가해 자율주행을 구현해냈다.
미국자동차공학회(SAE)는 자율주행 기술을 0~5단계, 총 6단계로 구분하고 있다. 레벨 2까지는 자동 브레이크, 차선 중앙유지 등 상용화가 되었지만 불완전한 자율주행 단계이고, 레벨 3부터 자동차가 부분적으로 주행할 수 있는 단계다.
플랫폼 선점 위해 반도체 업체 공격적 인수합병 진행돼
자율주행차는 주변환경을 인식하고 주행 경로를 계획하며 주행 경로는 따라가야 한다. 그러려면 센싱 기술과 도메인컨트롤유닛(DCU), 디지털 맵, 정밀 GPS, 자동 브레이크, 스티어링 등 다양한 기술이 필요하다.
자율주행차와 관련한 핵심 기술들의 동향을 알기 위해서는 반도체 관련 업체들의 움직임을 살펴봐야 한다. 최근까지 플랫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반도체 관련 업체들의 공격적 인수합병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그만큼 전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오토모티브의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작년 반도체 상위 업체들을 보면 TOP5의 회사들이 통신, 모바일 디바이스, PC 등에 중점을 둔 IT 업체였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연 10% 수준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자율주행차와 관련된 핵심 기술을 가진 회사의 인수합병이 활발히 일어나는 것이다.
네이버는 2017서울모터쇼에서 자율주행차를 선보였다
레이더 반도체의 경우, 현재는 차량당 1~3개를 장착하지만 자율주행차가 되면 한대당 6대 이상이 장착될 것이다. 이로 인해 반도체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차량용 레이더의 할당 주파수는 24GHz(200MHz), 77GHz(1GHz), 79GHz(4GHz)가 있다. 24GHz는 해상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고성능이 요구되는 곳에는 사용할 수가 없다. 자율주행차에는 77GHz와 79GHz가 쓰이게 될 전망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77GHz RF 반도체를 만들 수 있는 업체는 인피니언(Infineon)과 NXP반도체(프리스케일 반도체를 합병) 정도다. 레이더용 RF 반도체에는 초고주파 아날로그 회로가 들어간다. 77 GHz를 생성하고 처리하는 VCO, PLL 회로 기술이 필요하다.
특히 77 GHz 장거리 레이더용 RF 반도체는 SiGe 화합물 반도체를 사용하기 때문에 차원이 다른 집적기술이 있어야 한다. TI(텍사스 인스트루먼트), ADI(아나로그디바이스)가 CMOS 기반으로 개발 중이다. 후발 업체가 레이더용 RF 반도체 업계에 진입하려면 선도 기업을 인수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2015년 NXP가 프리스케일을 인수하고 2016년 퀄컴(Qualcomm)이 NXP를 인수하면서 차량용 반도체의 강자가 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카메라 반도체도 마찬가지로 자율주행이 되면 한대당 최소 5대 이상이 장착되어야 360도 풀 커버리지를 감지할 수 있다. 이전에는 모니터링용 카메라 시장이 주였는데 현재는 다기능 인식용 카메라 시장이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
다기능 카메라 인식기술과 소프트웨어를 상용화하는 업체는 대표적으로 이스라엘의 모빌아이가 있다. 모빌아이는 설계만 하기 때문에 생산과 제조는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가 하고 있고 TI가 컨티넨탈의 소프트웨어 기술로 양산하는 정도다. 인식용 반도체 기술이 어려운 점은 카메라가 환경에 민감하기 때문에 지역별, 날씨별, 조도별, 카메라 장착 위치별 이미지별 데이터베이스 검증이 필요해서이다. 엔비디아(Nvidia)가 딥러닝 방식으로 솔루션을 개발 중이지만 모빌아이와의 격차가 크게 벌어진다.
모빌아이 인수한 인텔, 지도 업데이트 사업 주력할 듯
지난 3월 인텔(Intel)이 오토모티브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모빌아이 인수합병 계획을 발표했다. 또, 지도업체인 ‘Here’의 지분도 15%로 인수하겠다고 밝혔다. 지도는 한번 만들면 계속해서 유지 보수를 해야한다. 정밀 지도 레벨을 유지하려면 카메라를 가지고 리얼타임으로 업데이트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차량의 70%에 모빌아이의 카메라가 장착되어 있으니 지도를 업데이트 하는 사업이 인텔이 향후 추진할 부분이라고 보여진다.
라이다(LiDAR)는 레벨 3 이상의 자율주행차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센서다. 기술적으로 Mechanical 스캐닝 방식과 Solid State 스캐닝 방식이 있다. 벨로다인(Velodyne)과 IBEO가 Mechanical 스캐닝 방식으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데 향후에는 Quanergy(쿼너지)와 인피니언이 개발하는 Solid State 스캐닝으로 트렌드가 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두번째로 주시해야 할 부분은 5G 통신 기술과 이를 기반으로 하는 커넥티드카다. 현재는 V2X 전용통신으로 DSRC와 4G LTE를 쓰고 있지만 향후에는 5G로 갈 것이다. 5G는 데이터 전송률이 빨라 차량안에 있는 영상 정보를 전송할 수 있어 스마트폰을 차량과 통신하는 단말기로 사용 가능하다. 실시간으로 지도를 업데이트하고 다운로드하는 기술이 필요한데 5G가 상용화되면 가능한 일이다.
Tier 1 업체간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주도권 확보 경쟁에 주목
향후, 자동차 산업에서는 Tier 1 업체간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주도권 확보 경쟁에 주목해야 한다. 자율주행차의 빅데이터는 주로 레이더, 카메라, 라이다로부터 생성되어 DCU로 전달되고 커넥티드카는 외부의 위치나 지도 정보, 다른 차의 정보를 통신 모듈을 통해 TCU로 전달한다. DCU는 ADAS 업체, TCU는 인포테인먼트 업체가 맡고 있다. 이렇게 모은 빅데이터의 프로세싱은 AI로 처리하게 되어 차량 내 AI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예상된다. 삼성이 지난 3월 세계적인 전장업체 하만(Harman)을 인수한 일도 커넥티트카 시장 진입을 위한 포석이다.
5G가 도입되면 차안에서의 프로세싱 뿐만 아니라 차 자체가 외부에서 클라우드 컴퓨팅도 가능하게 된다. 빅데이터를 차량 안의 단말이 프로세싱하지 않고 클라우드로 보낸 다음 처리해서 받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의 보편화도 진행될 전망이어서 IT 업체인 구글, 네이버도 이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ADAS 업체, 인포테인먼트 업체, IT 업체들이 데이터를 차지하기 위해 불꽃 튀는 경쟁을 벌일 것이다.
지도는 자율주행과 커넥티드카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데이터다. 인포테인먼트 업체는 내비게이션을 가지고 있어 지도를 확보하고 있지만 ADAS 업체는 로컬라이즈하기 위해 지도가 필요하다. 지도 자체를 관리하는 것은 TCU고 IT 업체는 서버에 보관하는 일을 하게 된다. 이에 따라 업체간 일정 부분 공유는 불가피하다.
지도, 인포테인먼트, 텔레매틱스 등 효율적 협업 필요
마지막으로 자율주행차와 커넥티드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지도, 인포테인먼트, 텔레매틱스가 필요하다보니 시스템이 복잡하고 도메인 날리지가 분산되어 있다. 신속하고 효율적 협업을 위해서 전략적 파트너십이 OEM 주도로 증가하고 있다. 예전처럼 OEM과 Tier1 간의 협업이 아니라 반도체 업체, 정보를 가진 IT 업체, 지도 업체와의 협업이 필요하다.
우리 나라는 센서에 있어서 시장 진입이 어려우니 글로벌 반도체 업체와 파트너십을 맺거나 선도기업을 인수해야 한다. 정밀 지도의 유지 보수에 있어서도 국내뿐 아니라 국외의 컨소시엄 가입이 필요하다. 급변하는 자율주행차와 커넥티드카 기술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OEM, Tier1&2, 반도체 업체, ICT업체 간 전략적 협업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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