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화된 자동차를 흔히 ‘달리는 반도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런 전자 디바이스를 움직이기 위한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이제는 자동차를 ‘달리는 소프트웨어’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기존에 자동차의 안정성과 편의성을 위해 다양한 기능이 탑재되면서 이를 운영하기 위한 소프트웨어(SW)가 설치되는 추세였다면 갈수록 자동차는 소프트웨어화 되고 있다. 차량용 소프트웨어는 전장부품 SW 플랫폼과 인포테인먼트 플랫폼으로 나눌 수 있다.
전장부품 SW 플랫폼에서는 개방형 자동차 표준 소프트웨어인 AUTOSAR(automotive open system architecture)가 중심에 있다. AUTOSAR는 9개의 코어파트너를 중심으로 50여개의 회원사들이 있는데 BMW, 보쉬, 콘티넨탈, 다임러, 포드, GM, 푸조 시트로엥, 도요타, 폭스바겐이 코어파트너로 7개의 OEM 업체와 2개의 Tier 1 업체로 구성되어 있다. 전자 장치가 늘어남에 따라 증가하는 소프트웨어의 복잡성 문제를 해결하고 소프트웨어의 재사용성을 늘려 원가를 절감하려는 것이 AUTOSAR의 목적이다.
AUTOSAR 적극적으로 확산, 국내도 준비해야
인공지능 적용되는 인포테인먼트 시장 경쟁 치열할 것
꿈이 현실이 됐다, 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기술이 있다면 바로 그것은 자율주행 자동차일 것이다. 자동차를 부르면 알아서 달려오고, 또 스스로 목적지까지 주행한다. 자율차는 주행 중 장애물을 인식해 피하고 주인에게 각종 편의와 정보를 제공한다. 완전 자율주행차의 상용화는 좀 시간이 걸리겠지만 소위 말하는 ‘반 자율주행차’ 기술은 갈수록 고도화되고 있다. 이제 자율주행 기능을 갖춘 자동차 광고도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로 우리 생활 깊숙이 다가왔다. 본지는 앞으로 11회에 걸쳐 자율주행차 기획을 연재한다. 자율주행차 산업 트렌드를 시작으로 레이더, 라이다, 카메라센서 등 반도체 부품, 통신, 정밀지도, SW플랫폼, 인공지능, 보안, K-City 서비스 등을 다룬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성원을 부탁 드린다. <편집자 주>
전장화된 자동차를 흔히 ‘달리는 반도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런 전자 디바이스를 움직이기 위한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이제는 자동차를 ‘달리는 소프트웨어’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기존에 자동차의 안정성과 편의성을 위해 다양한 기능이 탑재되면서 이를 운영하기 위한 소프트웨어(SW)가 설치되는 추세였다면 갈수록 자동차는 소프트웨어화 되고 있다. 차량용 소프트웨어는 전장부품 SW 플랫폼과 인포테인먼트 플랫폼으로 나눌 수 있다.
전장부품 SW 플랫폼에서는 개방형 자동차 표준 소프트웨어인 AUTOSAR(automotive open system architecture)가 중심에 있다. AUTOSAR는 9개의 코어파트너를 중심으로 50여개의 회원사들이 있는데 BMW, 보쉬, 콘티넨탈, 다임러, 포드, GM, 푸조 시트로엥, 도요타, 폭스바겐이 코어파트너로 7개의 OEM 업체와 2개의 Tier 1 업체로 구성되어 있다. 전자 장치가 늘어남에 따라 증가하는 소프트웨어의 복잡성 문제를 해결하고 소프트웨어의 재사용성을 늘려 원가를 절감하려는 것이 AUTOSAR의 목적이다.
2016 말리부에는 오토사가 100% 적용되었다(출처: 쉐보레 홈페이지)
AUTOSAR는 하드웨어단과 애플리케이션단을 분리해서 하드웨어가 일정 요건을 갖추면 사용할 수 있는 공통플랫폼이다. 쉽게 말해 안드로이드나 iOS 같은 OS라고 보면 된다. 점차적으로 차량 ECU에서 AUTOASR가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가다 2015년에 100%로 ATUOSAR를 적용한 차량이 나오기도 했다. OEM들이 AUTOSAR를 기반으로 하는 ECU에 대한 요구가 늘어나고 있어 적극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시기에 왔다.
AUTOSAR는 분화되어 있는데 차량 내부의 ECU를 연결하기 위한 데이터 종류를 가지고 있는 것을 클래식 플랫폼이라 하고 차량 내부와 외부망을 연결하는 ECU를 만들 수 있는 어댑티브 플랫폼(Adaptive platform)을 지난 4월 공개했다. 어댑티브 오토사는 리눅스 기반으로 AI를 개발할 수 있는 것으로 자율주행차를 염두에 두고 나왔다.
자율주행차가 주변상황을 인식하고 난 다음, 컨트롤을 어떻게 할 것이냐하는 문제가 생기는데 이때 플랫폼이 중요하다. 작년 9월 미국에서는 자율주행과 관련해 법제화를 위한 가이드라인이 나왔다. 가이드라인에 자율주행차는 자율주행 기록을 클라우드로 전송해야 하고 사용자가 기록을 볼 수 있어야 한다고 나와 있다. 이 말은 차가 외부망과 연결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외부망과 연결하는데 필요한 것이 어댑티브 플랫폼이다. 자율주행차로 가는데 있어 기반이 되어주는 소프트웨어인 셈이다.
AUTOSAR 툴 벤더 ID를 가지고 있는 팝콘사의 김갑현 대표는 “어댑티브 플랫폼은 오픈소스로 코드를 생성할 수 있다. 아직 개발된 툴이 없어 툴을 먼저 개발하는 회사가 주도권을 잡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OEM, IT 업체들 앞다투어 인포테인먼트 준비 중
차 안에서 즐길 수 있는 음악, 영화, 인터넷, 정보 등의 멀티미디어 시스템을 말하는 인포테인먼트는 소프트웨어 기술이 일찍부터 도입되어 온 분야이다.
장벽이 높은 산업의 특성에도 불구하고 인포테인먼트 분야는 IT기업이 자동차 분야에 쉽게 진출할 수 있었던 돌파구였던 셈이다. 특히 자동차 산업에 인공지능이 본격적으로 접목되면서 이 분야는 IT기업들의 관심이 가장 높은 분야가 되었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의 음성인식을 통해 고객과의 양방향 데이터가 쌓이게 되면 이것을 기반으로 고객들의 요청에 응할 수 있는 장비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거대 IT 업체들의 활발한 참여로 그 동안 단점으로 제기되었던 호환성 문제도 해결됐다. 초기 시장에서는 자동차 OEM들이 각자의 OS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개발하다 보니 업체마다 스펙이 달랐기 때문이다. 애플이 iOS를 기반으로 한 OS인 ‘카플레이(CarPlay)’를 내놓으면서 차에서 사용할 수 있는 커넥티비티를 제공했고 구글도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하는 ‘오토(Auto)’를 출시해 이를 활용한 시스템 개발이 이어졌다. 애플과 구글은 40개가 넘는 OEM에 무료로 OS를 제공하는 대신 차량의 유저데이터를 받고 있다.
자동차 시장이 가장 큰 중국에서는 포털 업체인 바이두가 중국 시장에 맞춘 ‘카라이프(CarLife)’를 개발해 애플, 구글과 같은 전략으로 런칭했다. 이들 업체는 궁극적으로 임베디드된 차량용 OS를 통해 모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부가가치 사업을 하려는 것이다.
알리바바는 구글, 애플, 바이두가 그리는 비즈니스 모델을 2015년에 이미 사업화했다. 상하이자동차와 공동으로 ‘윈OS’를 개발해 쇼핑몰에서 차를 팔고, 카센터, 주유소, 보험사, 금융서비스까지 연계해 운영하고 있다. 기존의 자동차 OEM이 오프라인으로 하던 일들을 온라인, 오프라인으로 묶어서 하고 있는 것이다.
자동차 OEM 업체들도 가만있지 않았다. IT기업과 차별화하기 위해 차량용 OS를 독립적으로 만들기로 하면서 GENIVI라는 연합을 만들었다. GENIVI는 차량 IVI(In-Vechicle Inforainmemt) 개발을 도와주기 위한 오픈 소스 개발 플랫폼과 규격을 만든다.
국내도 인포테인먼트 진출 준비해야
국내에서는 모바일 웹 브라우저를 제공하던 오비고(대표 황도연)가 HTML5 웹 브라우저를 기반으로 차량용 웹 브라우저를 상용화했다. 차량용 브라우저는 애플리케이션을 OS에서 구동할 수 있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자동차는 스마트폰과 포맷이 달라 브라우저와 같은 별도의 툴이 필요하다. 2018년부터 블랙베리 QNX의 차량용 OS에 내장될 예정이다.
이 밖에도 SKT와 KT도 인포테인먼트 진출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SKT는 자사 인공지능 스피커 누구를 기아자동차 K5와 연동한 서비스를 선보였고, KT는 기가지니와 현대자동차 아이오닉과 연동 서비스를 시연했다.
가트너에 따르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시장은 2020년에 2700억달러(약 304조원)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동통신사와 전장기업의 협력도 기대해볼만 하다.
오비고의 김민석 이사는 “최근 인포테인먼트 시장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인공지능이다. 단순히 차 안에서 음악이나 정보를 제공하던 단계를 넘어 외부서버와 연결해 카셰어링, 주차, 홈IoT 등의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하는 확장형 상용화가 준비 중이다”라고 인포테이먼트의 발전 방향을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