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에 시작된 애플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제기한 ‘밀어서 잠금해제’ 기능의 특허권 침해소송이 아직 진행중이다. 삼성뿐만이 아니라 많은 스마트폰 메이커들은 애플과 특허침해 소송을 하고 있다.
누구나 생각해낼 수 있을 법한 ‘밀어서 잠금해제’ 기능이 논란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기존에 하드웨어 중심이던 스마트폰 시장을 애플이 소프트웨어로 바꿨기 때문이다. 미국 상위 500개의 기업들은 현재 무형자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유형자산의 대략 5배 정도가 된다. 무형자산에 대한 인식이 향상되면서 특허권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가 기업을 판단하는 하나의 개념이 되었다.
특허분쟁은 스마트폰의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처음 제기됐다. 기술의 고도화로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가 되면서 일반 사용자가 많고 시장이 큰 사물인터넷(IoT)으로 분쟁이 집중되는 추세이다.
포괄적으로 특허 취득 가능해 침해소송 불가피할 것
주로 스마트폰에 집중됐던 특허 분쟁이 사물인터넷(IoT) 분야로 확장되면서, 국내 특허 등록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25일,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사물인터넷 기술세미나에 참석한 아이피스트 특허법률사무소 강정빈 변리사는 “특허분쟁시 손해배상액은 적지만, 특허침해금지 청구가 가능해 하청, 외주 기업, 경쟁사의 카피를 막을 수 있다"며, "또, 국가나 공공/민간 사업수주에 있어 (국내특허 등록은) 중요한 요소가 된다”고 말했다.
강 변리사는 이어 “한국 특허를 기초로 한 미국 특허는 큰 경제적 가치를 가질 수 있다. 글로벌 추세가 특허보호로 가면서 국내도 압박을 받고 있다”며 “IoT 특성상 보다 포괄적인 내용으로 특허를 얻기가 다른 분야보다 쉽다. 회사들이 포괄적으로 특허를 확보하게 되면 특허 침해소송은 불가피해진다”며 특허보호가 중소기업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네스트랩스(좌)와 얼루어 에너지(우)는 위치정보에 따른 자동 냉난방 조절 기술로 특허소송을 하고 있다
이날 발표에서 강 변리사는 사물인터넷 특허 분쟁의 사례로 구글인 인수한 네스트랩스와 스타트업이었던 얼루어 에너지(Allure Energy)의 경우를 소개했다. 얼루어 에너지는 사용자의 위치에 따라 자동으로 냉난방이 조절되는 기술로 특허를 냈다. 후에 네스트랩스가 출시한 IoT 제품에 이 기술이 적용되면서 문제가 됐다.
그는 “얼루어 에너지는 제품이 실패하고 적용될 것이라 예측한 기술을 미리 특허를 냈고, 네스트랩스는 기술을 적용한 제품이 성공했다. 하지만 소송으로 긍정적인 결과를 얻은 쪽은 얼루어 에너지다. 중소기업이 대기업을 상대하고 성장하려면 특허권을 갖는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이런 분쟁 사례가 없다. 국내 특허 침해액의 평균 금액은 1억 미만으로 소송비용이 부담 되다 보니 침해 소송이 1년에 100건 미만으로 건수 자체가 적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외국 기업들은 국내에 특허를 내지 않고, 국내 대기업들도 국내보다는 해외에 특허를 내는 상황이다. 하지만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국내에 특허등록을 우선시해야 나중에 이익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강 변리사는 특허 권리화에 있어서 △IoT 분야 기기들이 공통적으로 갖춰야 하는 부분에 대한 특허, △기술적 환경 변화에 따른 필연적으로 발생할 기능에 대한 특허, △기기에 IoT를 접목하면서 구현할 수 있는 핵심 목적에 대한 특허, △사용자 관점에서 명확하고 필수적으로 이용될 것에 대한 특허(UI), △현재 필수적으로 이용되는 부분에 대한 다른 각도에서의 특허 등 ‘어디에, 어떤 특허를 걸면, 더 이익이 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