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한 대에 들어가는 반도체 수는 2010년에는 약 300개 정도였으나, 레벨 3 이상 자율주행차량이 본격적으로 상용화 될 2022년에는 약 2,000개의 반도체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1년까지 5년간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연평균 12.5% 성장할 전망이며, 2023년에는 약 585억 달러의 시장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한국이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선 급변하는 기술 환경과 규제의 벽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이에 대처하기 위해 OEM, 티어1·2, 반도체, ICT 업체 간의 협력이 필요하다.
| 차량 1대에 반도체 2천개 이상 들어갈 전망
| 차량용 반도체 시장, 전체 시장보다 성장률 2배
| 2022년, 레벨 3 자율주행 시대 본격화 예상
자동차 전장화의 궁극적 목표는 자율주행이다. 그리고 자율주행의 주역은 차량용 반도체다.
▲기계장치였던 자동차가 전자제품이 되가고 있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SoC 플랫폼 센터의 ‘차량용 반도체 기술 및 국내 발전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자동차 한 대에 들어가는 반도체 수는 2010년에는 약 300개 정도였으나, 레벨 3 이상 자율주행차량이 본격적으로 상용화 될 2022년에는 약 2,000개의 반도체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IHS에 따르면, 2018년 차량용 반도체 시장 규모는 총 323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39조에 달했다. 이는 2017년의 272억 달러보다 18.5% 증가한 수치다.
2021년까지 5년간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연평균 12.5% 성장할 전망이며, 2023년에는 약 585억 달러의 시장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의 평균 성장률은 전체 반도체 시장 평균 성장률(6.1%)의 2배가 넘을 전망이다.
차량용 반도체의 특징과 이슈
차량용 반도체는 크게 3분류로 나눌 수 있다. 주변 환경을 감지하는 센서, 필요한 동작을 결정하는 제어, 결정한 동작을 수행하는 구동 반도체다. 여기에 자율주행 기술이 각광을 받으면서 차량 내 네트워킹 반도체(In-Vehicle Networking; IVN)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n-Vehicle Infotainment; IVI) 반도체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 산업의 특징 중 하나는 종합 반도체 업체(Integrated Device Manufacturer; IDM)의 비중이 전체 시장의 약 95%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차량용 반도체는 설계, 인증, 생산까지 평균 4년이 필요하다. 따라서 완성차 업체들은 R&D 투자 후 재무상태가 안정적이고 제품이 검증된 반도체 업체를 선호한다.
차량용 반도체 산업계에서의 최근 이슈 역시 크게 3가지로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친환경차로의 전환 속도다. 단기적인 관점에서 친환경차로의 전환은 차량용 반도체의 수요증가와 직결되어 긍정적이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친환경차에 지급되는 국가별 지원금이 감소하고 있어 지속적인 수요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두 번째는 자율주행차량 관련기술에 대한 주도권 경쟁이다. 자율주행 관련 ICT 기업들이 플랫폼은 물론 반도체 기업들까지 인수하면서 차량용 반도체 분야에 진출하고 있으며, 완성차 업체 및 차량용 반도체 기업들은 국제표준(ISO 26262, ISO/PAS 19451, AEC-Q100)을 통한 진입장벽을 점차 높이고 있다.
세 번째는 공유경제에 따른 소비패턴의 변화다. 공유경제시장의 성장에 따라 단시간적으로는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차량공유기술의 확산은 신차 판매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차량 생산량의 감소는 차량용 반도체 생산량의 감소와 직결되며, 차량용 반도체 시장 또한 메모리 반도체 시장처럼 빅3로 압축될 가능성이 있다.
차량용 반도체 기업들의 합종연횡
자동차 산업에서의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ICT 기업과 완성차 기업, 그리고 차량용 반도체 기업들의 협업 및 인수합병이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점차 개별 반도체에서 자율주행을 위한 통합 반도체, 혹은 연결 반도체로 기술이 변화하고 있다.
▲NXP의 자율주행기술 개발플랫폼
블루박스 (사진=NXP)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움직임을 보이는 기업은 네덜란드의 NXP다. NXP는 2015년 3월, 경쟁사인 프리스케일을 인수했고 2018년 9월에는 차량용 이더넷 서브시스템 기술 공급 업체인 옴니PHY도 인수했다. 네덜란드 네이메헌 차량용 반도체 팹에 추가 투자를 진행하는 한편, 중국에 전장 부품 개발 센터를 세우고 바이두, 알리바바 등 중국의 대표 ICT 기업들과 자율주행 기술 R&D를 진행하고 있다.
반도체 시장의 전통적인 강자 인텔은 영상센서 분야 세계 1위 기업인 모빌아이를 2017년 3월에 인수했다. 폭스바겐과 BMW는 그런 모빌아이와의 협력을 통해 레벨 3 자율주행을 위한 비전센서를 개발하고 있다.
그 외에도 독일의 아우디, BMW, 다임러 AG는 컨소시엄을 꾸려 2015년, 노키아의 위성 지도 사업부문인 히어(HERE)를 인수하고 자율주행 및 인포테인먼트 기술을 강화하고 있다.
연결되는 차량용 반도체
최근 ECU(Electronic Control Unit)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및 안전주행 기능이 추가되면서 애드혹(Ad-hoc 방식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5만 달러 이상의 고급차에서는 100개 이상의 ECU가 적용되고 있는데, 관련코드가 1억 라인이 넘어가면서 고비용, 안정성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보쉬, 콘티넨탈, 델파이 등 전통적인 부품 공급업체들은 통합 ECU를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보고 현재의 ECU의 알고리즘을 고도화하고 있다. 엔비디아, 인텔, 퀄컴 등 반도체 업체들 역시 통합 ECU에 내장되는 차량용 반도체를 미래 핵심 사업으로 보고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업계에선 1차적으로 통합 ECU에 자율주행의 핵심 부품으로 불리는 라이다(LiDAR), 레이더(Radar), 카메라, 센서 기능을 총괄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IBU (사진=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는 2017년, 기존 BCM(Body Control Module; 차체제어모듈), 스마트키, TPMS(Tire Pressure Monitoring System; 타이어 공기압 경보장치), PAS(주차보조 시스템; Parking Assist System) 등 4개의 ECU를 하나로 통합한 통합바디제어기(Integrated Body Unit; IBU)를 개발했다.
퀄컴은 3세대 퀄컴 스냅드래곤 오토모티브(Qualcomm Snapdragon Automotive)에 퀄컴 820A 기반의 통합 ECU를 발표했으며, 보쉬는 통합 ECU와 합께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AI 하드웨어 플랫폼인 드라이브 페가수스와 연계 플랫폼을 발표했다.
또한 전장 팹리스 기업들은 ADAS와의 연계 및 차량 안전을 위해 다수의 센서를 하나로 결합하는 센서 퓨전기술(Sensor Fusion)을 도입하고 있다. 보쉬는 차량용 MEMS 센서를 통합 복합 센서로 개발하는 전략을 수립하고 압력, 온도, 중력, 가속도, 광학, 주파수 감지를 통합하는 R&D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 차량용 반도체 산업계가 가야할 길은
차량용 반도체 산업계에서 한국이 목소리를 내기 위해선 급변하는 기술 환경과 규제의 벽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이에 대처하기 위해 OEM, 티어1·2, 반도체, ICT 업체 간의 협력이 필요하다.
국내 자동차 산업 생태계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것이 바로 중소기업이다. 그러나 R&D 역량이 부족하여 핵심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ICT 기업 및 정부와의 협업이 필수적이다.
라이다, 레이더 등울 융합 처리하는 퓨전 차량용 반도체 핵심기술 개발과 함께 관련기술을 확보한 스마트업이나 선도 기업을 인수하는 전략도 필요하다.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전자 등 세계 순위권내의 완성차 제조, 반도체 제조 및 생산, 전기차용 배터리 기업을 보유함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레벨 3 이상의 자율주행을 구현할 수 있는 센서, 통신, 제어 연산용 반도체 생산 비중이 크지 않다. 따라서 중소중견 및 스타트업 팹리스들이 쉽게 진입 가능한 스마트 모빌리티 분야를 기반으로 차량용 반도체 기초 생태계를 조성하는 지원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