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에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됐던 전원 노이즈가 전자제품 작동에 더 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그러면서 전자제품 엔지니어도 하드웨어에 대한 이해 및 기본적인 하드웨어 제어 기술을 갖춰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2019 e4ds 아날로그 데이를 앞두고 본지는 세미나를 앞둔 3명의 전원설계 전문가에게 전자제품 설계환경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또 그런 환경에서 엔지니어가 어떤 역량을 갖춰야 하는지를 물었다.
전자제품 소형화·고속화, 반도체 집적화로 이어져
디지털 시스템에서 노이즈 저감 중요성 커져
전자제품의 크기가 작아지고 속도가 빨라지면서 반도체 소자도 집적하는 추세다. 그러면서 기존에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됐던 전원 노이즈가 전자제품 작동에 영향을 미치게 됐다.
이제는 전자제품 엔지니어도 하드웨어에 대한 이해 및 기본적인 하드웨어 제어 기술을 갖춰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본지는 3명의 전원설계 전문가에게 전자제품 설계환경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또 그런 환경에서 엔지니어가 어떤 역량을 갖춰야 하는지를 물었다.
“설계 단계에서 노이즈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비용 증가를 감수해야 합니다.”
김지성 수원과학대학교 전자공학과 교수
전 KAIST 연구교수이자 전 삼성전자 수석연구원이었던 김지성 교수는 현재 EMI/EMC, 고속 디지털 시스템 설계, 신호·전력 무결성, 무선전력전송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Q. 전자제품 설계에서 노이즈 저감이 왜 이슈로 떠오른 것입니까?
A. 전원회로가 들어가지 않는 전자제품은 없습니다. 전원회로의 역할은 전원을 공급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전원을 공급하다 보면 노이즈가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노이즈 때문에 전원장치의 동작에 문제가 될 수 있고 그 전원을 쓰는 제품, 특히 디지털 시스템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노이즈는 줄여야 하고, 또 줄이는 것이 기술입니다.
Q. 전원장치 노이즈에 신경 써야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A. 전원회로는 전압이 높아 노이즈 레벨이 큽니다. 최근 디지털 제품의 주파수는 빠르게 올라가고 있으며 또 작아지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을 생각하면 됩니다. 3G, LTE, 그리고 5G로 넘어갔습니다. 속도는 올라갔는데 제품은 작고, 안에는 안테나와 같은 무선 통신 디바이스가 많이 들어갑니다. 작은 데다가 모든 전자제품을 넣고 설계를 하다 보니 그 안에 전원회로가 있으면 노이즈가 발생하면서 다른 부품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큽니다.
Q. 노이즈 저감에 대한 노력은 과거부터 있지 않았습니까?
A. 물론 노이즈 저감은 과거부터 존재한 과제였습니다. 단지 전자제품 개발 환경이 바뀌면서 더 신경을 써야 하게 된 것입니다. 예전에 디지털 설계자는 전원에서 생기는 노이즈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됐습니다. 당시의 디지털 회로는 노이즈가 있어도 큰 영향을 받지 않고 동작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디지털에서 사용되는 신호 레벨이 줄어들고 속도가 빨라지니 노이즈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가 없는 환경이 됐습니다. 디지털 엔지니어들은 이제 노이즈 원인 및 해결 방안에 대해 고민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전원회로에서 노이즈가 어떻게 발생하는지 원인을 알아야 하고, 없애기 위한 대책도 알아야 하고, 전원회로가 어떻게 동작하는지 원리도 알 필요가 있습니다.
Q. 고전력 분야에서의 노이즈 이슈도 있을 텐데요.
A.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분야가 자동차입니다. 전기자동차는 모터를 구동합니다. 모터 구동에는 전기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안에 배터리가 들어갑니다. 배터리는 DC를 저장합니다. 모터로 전기를 가져가려면 AC로 변환해야 합니다. 이외에도 자동차 안에서 전원장치가 많이 사용됩니다.
전기자동차에서 쓰는 DC 전압의 레벨은 꽤 높습니다. 500V 이상, 수백V 이상으로 올라갑니다. 스마트폰 전압과는 레벨이 다릅니다. 이걸 스위칭하다 보니 노이즈 레벨이 더 셉니다. 소자도 똑같은 것을 사용하지 못합니다. MOSFET 같은 소자가 아니라 IGBT 같은 소자를 사용합니다. 환경도 다릅니다. PCB와는 확연히 다른 노이즈 환경입니다. 따라서 이론적인 배경은 유사하지만, 최적화된 솔루션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Q. 노이즈 저감을 위해서 엔지니어가 갖춰야 하는 역량은?
A. 노이즈는 왜 발생하고, 노이즈를 줄이려면 어떤 방법을 써야 하고, 부품의 특성은 어떤 것을 고려해야 한다 등을 알아야 합니다. 추가로 파워 인터그레이티드라고 디지털 시스템에서 전원을 공급받아 사용할 때 공급받는 전원에서 발생하는 노이즈에 대해서도 알아야 합니다.
디지털 시스템에서 사용하는 반도체는 전원이 있어야 동작합니다. 심장이 피를 공급하듯 전원이 전력을 공급해야 하는데, 전원에 노이즈가 생기면 피가 깨끗하지 않겠죠. 과거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요즘 디지털 시스템은 고속화, 소형화되어 노이즈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디지털 PCB에서도 전원의 설계가 상당히 중요합니다. SMPS라고 말하는 전통적인 전원장치뿐만 아니라 디지털 PCB 안에서 사용되는 DC 전원도 설계를 제대로 해야 합니다. 이것이 파워 인터그레이티드라는 분야입니다.
Q. 노이즈 저감은 어떤 분야의 엔지니어에게 특히 유용할까요?
A. 전원회로에서는 항상 노이즈가 발생하기 때문에 국가에서는 인증을 통해 규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반드시 EMI 필터를 설계해야 합니다. 전원회로가 아니라 디지털 PCB를 설계하시는 분들을 예로 들겠습니다. 디지털은 DC가 들어오면 깨끗한 전원이라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PCB 시스템을 보면 모든 시스템이 전원을 공급받아 쓰는 게 아니라 공급을 받으면 PCB 안에서 다양한 전압으로 각각 변환해야 합니다.
컴퓨터 메인보드를 보면 거의 1/4이 전원 시스템입니다. 디지털이지만 전원의 비중이 무시할 수 없는 것입니다. 따라서 PCB 설계자도 전원회로와 노이즈에 대해서 알아야 합니다. 부품 선택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또 대책 기술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자파 발생의 주원인은 보통 PCB 회로입니다. 설계 단계에서 노이즈를 고려해 설계하지 않으면 나중에 EMI 인증에서 Fail을 받고, 결국 차폐밖에 할 수 없습니다. 이는 비용 증가로 이어집니다.
“SCR 솔루션은 모든 애플리케이션에 적용할 수 있다.”
최시훈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FAE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코리아의 최시훈 차장은 현재 파워 & 디스크리트 부문에서 FAE로 근무하고 있다.
Q. 전원설계 시 노이즈 저감 솔루션 중 최근 주목 받는 솔루션이 있다면?
A. 많은 솔루션이 있지만, 특히 사이리스터(Thyristor)로 알려진 실리콘 제어 정류기(Silicon-Controlled Rectifier; SCR)을 활용한 2가지 솔루션이 있습니다.
Q. SCR을 활용한 2가지 솔루션이라면 어떤 것입니까?
A. 첫 번째는 SCR을 활용한 과전압(Overvoltage) 보호회로 솔루션을 설명해 드릴 예정입니다. 이 솔루션은 회로 내에서 서지(Surge)와 같이 외부에서 유입되는 다양한 종류의 과전압으로부터 디바이스를 보호하는 솔루션입니다. 이 솔루션을 사용하면 과전압에 대한 회로의 이뮤니티(Immunity)를 향상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SCR과 TRIAC(TRIode for Alternating Current)을 활용한 돌입 전류(Inrush Current) 제한(Limitation) 솔루션입니다. 이 솔루션은 기계식 릴레이를 반도체 소자로 대체하려는 시장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제작되었습니다. 현재 국내 다수의 업체가 이 솔루션을 테스트 중이며 해외에서는 이미 양산 중입니다.
Q. SCR로 회로를 보호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입니까?
A. SCR, 즉 SCR 회로는 기본적으로 보호회로이기 때문에 회로 입장에선 추가적인 회로입니다. 따라서 회로의 구성이나 동작이 간단해야 합니다. 고속 회로 동작이 제조사가 설정한 범위 내에서 정확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요구사항이 있습니다.
ST의 SCR 회로를 활용한 보호회로의 경우 정확성과 신뢰성이 높고 사용되는 디바이스 양이 최소화하여 고객들이 적용하기에 부담 없는 솔루션입니다.
“저전압 디바이스의 증가로 과거보다 정밀한 리플 설계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구병준 한국텍트로닉스 애플리케이션 엔지니어
한국텍트로닉스에서 고속 직렬 인터페이스, RF 및 EMI 측정 관련 기술지원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구병준 차장은 현재 적합성 테스트와 같은 다양한 기술 컨설팅 영역을 지원하고 있다.
Q. 요즘 전자제품 설계 분야에서 어떤 이슈가 있습니까?
A. 마이크로프로세서가 요구하는 전압이 점점 낮아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리플의 관리 중요성 역시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젠 전보다 상대적으로 정확한 리플 측정이 필요합니다.
Q. 리플이란 무엇입니까?
A. 전압의 노이즈라고 보면 됩니다. 예를 들자면 3.3V는 3.3V 외에도 위아래로 흔들리는 부분이 있는데, 그 부분을 리플이라고 합니다. 리플의 정도에 따라 동작하고 있는 CPU나 ADC, DAC 같은 컨버터 성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리플에 대한 측정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지금까지는 디바이스가 요구하는 전압이 상대적으로 높았지만, 최근에는 낮아지고 있어 비율적으로 리플에 대해서 상대적으로 민감한 제품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저전압을 사용하는 디바이스가 많아지다 보니 과거보다 정밀한 리플 설계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관리해야 하는 리플의 수준이 ±5%라고 했을 때 3V나 5V에서의 ±5%와 1V에서의 의미는 매우 다릅니다. 리플 관리가 상당히 어려워지고 있는 것입니다.
Q. 정밀한 리플 측정이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에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A. 일단 배터리를 이용하는 애플리케이션을 들 수 있습니다. 이러한 애플리케이션들은 최근 저전압으로 많이 진입했습니다. 특히 IoT 애플리케이션들은 기본적으로 대기전력이 낮아야 하므로 내부 소자들이 사용하는 전압도 낮습니다. 다른 애플리케이션에 비해 저전압 설계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은 디바이스들은 전압에 민감한 경우가 많습니다.
Q. 리플 측정은 어떻게 수행해야 합니까?
A. 텍트로닉스는 최근 파워레일 프로브를 출시했습니다. 이 프로브는 1V 내외에서 측정되는 리플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습니다. mV나 Ghz 대역에서 스위칭하는 리플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습니다. 프로브와 분석 소프트웨어를 함께 제공하기 때문에 설계자는 정확한 리플을 측정할 수 있고, 측정한 리플치가 실제 설계치와 만족하는지 확인하면서 설계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Q. 리플 측정 솔루션으로 엔지니어가 얻을 수 있는 이점은?
A. 리플 측정 시 오실로스코프나 프로브가 가지고 있던 시스템 노이즈 때문에 신경 쓸 수 없었던 부분들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솔루션이 속속 제공되고 있습니다. 이런 새로운 솔루션을 통해 mV 단위의 리플, Ghz 대역의 리플을 정확하고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인사이트를 기를 수 있을 것입니다.
e4ds 뉴스는 전자제품 개발현장에서 요구하는 전원설계 기술과 문제 발생 시 해결을 위한 방법론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29일(금), ‘2019 e4ds 아날로그 데이’를 개최한다.
저전력부터 고전력에 이르기까지 모든 전자제품에 필수요소인 전원에 중점을 두고 현업에서 필요로 하는 핵심기술을 다룰 이번 세미나에선 실제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엔지니어가 직접 경험한 실무 사례도 함께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인터뷰한 3인 외에도 ▲아이웰스 배주식 대표가 ‘고속 CPU 기반, PCB 전원 설계 시 고려해야 할 사항’을, ▲경북테크노파크 김형준 박사가 ‘Qi 국제규격 기술현황 및 인증획득 절차 소개’을, ▲크래카의 대표이자 e4ds 전자교육원 강사인 박경진 박사가 ‘하드웨어 회로 노이즈 현상 이해에 필요한 고려사항들’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