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가 가진 가치가 변하고 있다. 데이터는 이제 새로운 석유 그 이상이다. 제조업은 그 어떤 산업보다 데이터를 많이 생산하는 반면, 가장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제조업 트렌드도 변하는 가운데 타 기업과의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제조 트랜스포메이션 실현으로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해야 한다.
부족한 제조 전문인력과 신흥시장의 대두로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선 스마트 제조 실현해야
데이터는 활용하기에 따라 석유 그 이상의 자원
"스마트 제조를 안 하면 어떻게 될 것인가?"
한국스마트제조산업협회(KOSMIA)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주최한 ‘스마트 제조 베스트 프랙티스 컨퍼런스 2019’가 지난 11월 2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E홀에서 개최됐다.
▲AWS 더글러스 벨린 스마트팩토리 사업개발 총괄
(사진=이수민 기자)
‘스마트 제조혁신과 인더스트리얼 트랜스포메이션에 대응하는 스마트 공장 고도화 전략’을 주제로 열렸던 이 컨퍼런스의 기조연설은 아마존 웹 서비스(AWS)의 더글러스 벨린(Douglas Bellin) 스마트팩토리 사업개발 총괄이 맡았다.
벨린 총괄은 ‘스마트 제조에서의 디지털의 역할(The Digital Role in Smart Manufacturing)’이란 주제로 연설하며 “(스마트 제조를) 시작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제 스마트 제조는 안 할 수가 없다는 말이었다.
스마트 제조를 실현해야 하는 이유는 현실에 있다. 부족한 인력과 장비 간 연결성, 사이버보안 위협, 그리고 신흥시장의 대두다.
AI, 빅데이터, 머신 러닝, IoT 등 첨단 기술을 배우고 있는 인력을 제조업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선 그 기술들을 제조에 사용해야 한다. 5G 네트워크 상용화가 본격화되었지만, 아직도 연결되지 않은 장비가 많다. 거기다 사이버보안 문제로 인해 무작정 연결할 수는 없다.
신흥시장의 수요는 기존시장의 수요와는 다르다. 다른 취향을 가지고 있고 다른 제품을 필요로 한다. 이러한 수요에 즉각적으로 대처할 수 있어야 타 기업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
스마트 제조는 위의 문제들을 해결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
新 제조업 트렌드, "데이터는 석유 그 이상"
벨린 총괄은 달라진 제조업 트렌드 중 첫 번째로 자원으로서의 데이터가 가진 가치의 변화에 주목했다. ‘데이터는 이제 새로운 석유 그 이상(Data is more than the New Oil)’이란 것이다. 석유는 한 번만 쓸 수 있지만, 데이터는 사용할수록 가치가 높아진다. 제조업은 그 어떤 산업보다 데이터를 많이 생산하지만, 소비는 가장 작다.
두 번째는 ‘디지털로 실행되는 제조업(Digitally “Executed” Manufacturing)’이다. 데이터로 생산 라인의 상황을 이해하는 것에서 벗어나 로봇이 스스로 생산하는 자동화 역량이 필요해졌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서비스로의 제품(Product-as-a-Service)’으로, 이제 설비도 선수금을 내고 구매하는 것이 아닌, 결과에 따른 사용료를 내게 된다는 것이다. 네 번째는 공장 내 모든 것을 ‘연결된 제품(Connected Products)’으로 만드는 것이며, 다섯 번째는 데이터 주도의 생산 ‘지속 가능성(Sustainability)’ 개선이다.
제조업 산업 과제
새로운 제조업 트렌드에 따라가거나 선도하려면 제조 트랜스포메이션을 구현해야 한다. 이때 제조업이 풀어야 할 과제는 8가지다.
첫 번째는 ▲사업 수요 대응(Responding to Business Demands)으로, 달라진 시장 환경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능력 함양이다. 두 번째는 공장의 ▲연중무휴 가동(24×7×365 Operations) 필요성의 증대에 따른 역량 확보다. 세 번째는 공장 내의 수많은 ▲자산의 수명 주기(Asset Lifecycle)에 각각 맞는 솔루션의 도입이다. 네 번째는 스마트팩토리를 운영해야 할 ▲직원의 역량 강화(Enabling the Workforce)다.
다섯 번째는 연결된 ▲자산의 보호와 보안(Protecting and Security IP) 기능의 강화다. 여섯 번째는 경영진과 파트너를 위한 적절한 ▲데이터 공개와 통찰력 확보(Unleashing Data and Bringing Insight)다. 일곱 번째는 ▲전 세계, 혹은 지역 내 협업(Global and Regional Collaboration)의 효율적 실천이며, 여덟 번째는 인류의 영원한 숙원 사업인 ▲원가 절감(Cost Reduction)이다.
이 8가지 과제는 몇몇 첨단 기술로 해결할 수 있다. 빅데이터 분석, 자동화와 로보틱스, 클라우드를 활용한 제조 시뮬레이션, IIoT, 사이버보안, AR, 수직적·수평적 결합, 3D 프린팅 등이다. 이 기술들을 잘 활용한다면, 앞으로 스마트팩토리에서 스마트 제품과 스마트 서비스가 출시될 것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패러다임
많은 회사가 공장에서 데이터가 생성된다는 것을 알지만, 그것을 어떻게 얻는지는 모르고 있다. 클라우드 기반의 데이터 플랫폼이 있다면 가능하다. 공정과 노동자, 장비가 데이터 플랫폼에 생산 데이터를 올리고, 고객과 시장은 소비 데이터를 올린다.
데이터 플랫폼을 통해 데이터를 분석한다면, 공정은 최적화되고 노동자는 더 빨리 숙련된다. 장비의 상태는 실시간으로 공유되어 유지보수가 간편해진다. 공유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도 가능하다.
고객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원하는 제품의 형태를 건의할 수 있고, 출시된 제품에 대한 시장의 피드백 또한 축적된다. 이를 또다시 공장이 활용하면 제품의 질을 개선하고 더 고객 취향에 맞는 신제품을 출시하기가 수월해진다.
과거의 공장은 고립과 최적화를 목적으로 구성되었다. 그래서 데이터가 공장 안에만 존재했다. 미래의 공장은 다르다.
소재·부품·장비 공급사 등과 데이터를 공유하면서 생산 차질이 없도록 미리 조처할 수 있다. 인간과 기계, 기계와 인간, 기계와 기계의 상호작용 또한 강화되어 작업 능률 또한 높일 수 있다. 데이터를 수집 및 변환하면서 프로토콜, 소프트웨어 레벨, 언어가 다른 공장 환경을 통합할 수도 있다.
제지 회사의 사례로 본 스마트 제조
벨린 총괄은 조지아퍼시픽과 발메트(Valmet)의 사례를 들었다. 특히 미국의 제지 회사 조지아퍼시픽(Georgia-Pacific)은 AWS를 사용하여 프로세스를 최적화하고 연간 수백만 달러를 절약하고 있다.
북미 전역의 조지아퍼시픽 150개 이상의 공장에서는 매일 수백 개의 종이 및 휴지 패런트 롤(Parent Roll)이 생산하고 있다. 이 패런트 롤이 균일하게 생산되지 않으면, 소매용 제품으로 전환될 때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패런트 롤 대체 등을 이유로 라인 가동을 중지하면 연 수백만 달러의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
조지아퍼시픽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클라우드 기반의 분석 솔루션을 만들기로 했다.
AWS를 도입한 처음 6개월 동안 조지아퍼시픽은 150개 이상의 공장에서 생성되는 약 50TB 이상의 생산 데이터를 AWS로 전송했다. 이때 아마존 키네시스(Kinesis)를 통해 아마존 S3(Simple Storage Service)를 기반으로 제조 장비에서 중앙 데이터 레이크로 실시간 데이터를 스트리밍하여 구조화된 데이터와 비구조화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었다.
조지아퍼시픽에서는 아마존 EMR(Elastic MapReduce)을 사용하여 아마존 레드시프트(Redshift)를 통해 데이터 분석가에게 구조화된 방식으로 데이터를 전달하기 전에 데이터를 변환했다. 분석가는 아마존 S3와 아마존 아테나(Athena)로 각종 제조 정보가 포함된 원시 데이터를 쿼리했다.
또한, 조지아퍼시픽은 머신 러닝 솔루션인 아마존 세이지메이커(SageMaker)로 머신 러닝 모델을 구축하여 직원을 교육하고 공장에 배포했다. 원시 생산 데이터로 구축된 머신 러닝 모델을 사용하여 아마존 세이지메이커는 최적의 기계 속도 및 기타 조정 가능한 변수와 관련하여 장비 운영자에게 실시간 피드백을 제공하여 경험이 적은 운영자가 조기에 브레이크를 감지하고 품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이처럼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게 됨으로써 조지아퍼시픽은 공장마다 백만 달러의 손실을 줄일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소수의 경험 많은 노동자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면서 전체 조직의 인재 풀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첫 걸음이 중요하다
선택한 1개의 구축 사례를 바탕으로 경영진에게 사업을 제안해야 한다. 스마트팩토리는 시작이 먼저다. 구축 사례를 전부 파악하고 시작할 여유는 이제 없다. 시작하고 나선 일단 작은 팀을 만들어야 한다. 벨린 총괄은 아마존의 ‘피자 두 판의 법칙’을 따르라고 조언했다. 피자 두 판으로 끼니를 때울 수 있을 정도의 인력만으로 팀을 꾸리란 것이다.
팀원 모두는 성공을 위해서 모든 과정에 참여해야 하며, 목표가 같아야 한다. 또한, 3년짜리 프로젝트라고 생각하지 말고 3~6주 프로젝트라고 생각하고 진행해야 한다. 완벽하지 않을 수 있다. 진행한 프로젝트를 검토하면 고쳐야 할 부분을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다시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것이다. 빠른 반복을 통해 혁신은 지속된다. 그러면서 어떻게 프로젝트를 확장할 것인지 늘 염두에 둬야 한다.
벨린 총괄은 기조연설을 마치면서 스마트 제조를 실현하기 위해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하려면 일단 시작하라고 말했다. 그는 “어떤 프로젝트를 먼저 해야 하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는데 질문이 잘못됐다”라며, “‘시작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 것인가’라고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공 사례를 따르기보다는 자사에 맞는 시스템을 스스로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