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DEC은 7월, 차세대 D램인 DDR5의 표준규격을 공식 발표했다. 글로벌 메모리 양강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 SEDEX 2020에서 DDR5 제품을 경쟁적으로 선보였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DDR5 수요는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발생하기 시작해 2022년에는 전체 D램 시장의 10%, 2024년에는 43%로 지속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메모리 양강, SEDEX에서 DDR5 D램 선보여
'21년에 본격적인 출시, '22년엔 시장 활성화
DDR4 대비 고성능 저전력 성능, 크기는 더 커
지난 30일 폐막한 ‘제22회 반도체대전(SEDEX 2020)’에선 전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 1, 2위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가장 큰 부스를 꾸렸다.
두 기업이 공통으로 강조한 제품은 차세대 D램인 ‘DDR5’였다.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는 올해 7월, 차세대 D램인 DDR5의 표준규격을 공식 발표한 바 있다.
▲ SK하이닉스의 2세대 10나노급(1ynm)
DDR5 D램 [사진=SK하이닉스]
삼성전자는 극자외선(EUV) 공정을 적용한 역대 최대 용량의 서버용 512GB(기가바이트) DDR5 RDIMM D램을 선보였다. SK하이닉스 또한 지난 10월 세계 최초로 출시한 16Gb(기가비트) DDR5 D램과 함께, 서버용 256GB DDR5 D램 완제품을 전시했다.
향후 DDR5는 LPDDR5, GDDR6와 함께 메모리 기술의 변화를 이끌 전망이다. PC/서버 애플리케이션에는 DDR5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는 LPDDR5가, 그래픽 애플리케이션에는 GDDR6가 올해부터 도입되며 2021년부터 관련 시장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DDR5는 차세대 D램 규격으로 빅데이터, AI, 머신러닝 등에 최적화된 초고속, 고용량 제품이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DDR5 수요는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발생하기 시작해 2022년에는 전체 D램 시장의 10%, 2024년에는 43%로 지속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DDR5, DDR4 대비 고성능, 저전력에 안정성 높아
DDR5의 성능은 전 세대인 DDR4 대비 약 2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DDR4의 속도는 3,200Mbps인데 비해 DDR5는 4,800Mbps에서 5,600Mbps로 약 2배 빠르다.
최대 4개의 뱅크 그룹(Bank Group)을 사용하는 DDR4와 달리 DDR5는 최대 8개의 뱅크 그룹 구현이 가능하며, 16n 프리페치 버퍼를 사용하여 더 높은 속도를 구현할 수 있다.
또한, 1.2V에서 동작하는 DDR4와 달리 DDR5는 1.1V에서 동작하기 때문에, PC/서버 애플리케이션의 전력량 감소, 배터리 시간 증가, 에너지 비용 감소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DDR4와 달리 DDR5는 각 칩이 오류 정정 회로(Error Correction Code; ECC)를 내장하고 있으며, 모듈 레벨에선 DDR4보다 1개 더 많은 2개의 외부 ECC를 채택했다.
이에 DDR5는 80bit 인터페이스(8bit×8 + 8bit×2)를 위해 8개의 칩과 2개의 컨트롤러로 실행되어 보안성과 안정성이 대폭 강화됐다.
SK하이닉스는 선점에, 삼성전자는 생산효율에 중점
메모리반도체 기업 중 가장 먼저 DDR5 시장에 깃발을 꽂은 주인공은 바로 SK하이닉스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18년 11월, 세계 최초로 DDR5 RAM 제품을 완성했고, 올해 10월, 서버와 PC를 위한 DDR5 RAM 상용 제품을 출시했다.
이 과정에서 SK하이닉스는 SoC(System On Chip) 업체 등과 현장 분석실(On-site Lab) 공동 운영, 실장 테스트(System Level Test), 각종 시뮬레이션 등으로 동작 검증을 완료했다.
또한, D램 특성에 영향을 미치는 RCD(Register Clock Driver), PMIC(Power Management IC) 등 모듈을 구성하는 주요 부품 간의 호환성 검증도 완료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선점보단 생산효율에 더욱 집중하는 모양새다. 아직 DDR5를 지원하는 CPU가 출시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 삼성전자는 평택 2공장 파운드리 생산 라인을
메모리 생산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지난 8월부터 가동을 시작한 평택 2공장의 EUV 공정으로 DDR5를 양산할 계획이다. 평택 2공장은 EUV 노광기를 갖춘 파운드리 생산 라인이 있다. 이 라인을 시스템반도체 뿐만 아니라 메모리반도체 생산에도 활용하겠다는 아이디어다.
DDR5 지원하는 CPU는 언제? 2022년은 돼야
아무리 빨라도 쓸 곳이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DDR5를 지원하는 CPU는 언제쯤 출시될까? 삼성전자는 지난 7월, 컨퍼런스콜을 통해 2022년에야 해당 CPU가 출시될 것으로 전망했다.
2021년 4분기 출시가 예정된 인텔의 코드명 ‘사파이어 래피드(Sapphire Rapids)’ CPU는 서버용 ‘인텔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Intel Xeon Scalable processor)’ 제품군에 속하며, DDR5 D램과 PCIe 5.0 인터페이스를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공식적인 발표가 없는 AMD 역시 2022년에는 DDR5 지원 메모리 컨트롤러 탑재 CPU를 출시할 것으로 업계에선 예상하고 있다.
종합적으로 볼 때 DDR5 D램의 본격적인 활성화는 2022년에 이루어질 전망이다. SK하이닉스의 선점 전략은 PC 시장보다 서버 시장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인텔 데이터플랫폼 그룹 캐롤린 듀란(Carolyn Duran) 부사장은 “인텔과 SK하이닉스는 JEDEC 표준화를 통해 초기 아키텍처 개념부터 DDR5 표준 사양 개발에 이르기까지 긴밀히 협력”했다며, “성능 확보를 위해 시제품 설계와 검증을 위해 서로 협업하여 고객 대응 준비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DDR5 본격화, D램 시장에 끼치는 영향은? EUV 확대
DDR5는 80bit 인터페이스를 위해 8개의 칩과 2개의 컨트롤러에서 실행되는 반면, DDR4는 72bit 인터페이스(8bit×8 + 8bit×1)용 8개 칩과 1개 D램 ECC로 구동되며, ECC는 각 칩에 내장되지 않는다.
따라서 DDR5 제품은 같은 공정에서 생산되는 DDR4 제품보다 크기가 15%에서 20%까지 커질 전망이다. 이는 D램 생산량에 제한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며, D램 중장기 수요 공급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D램 업계는 DDR5, LPDDR5, GDDR6 등 최신 D램 제품 칩 크기가 2020년 이후 성장함에 따라 칩 크기를 줄이기 위해 EUV 공정이 더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D램 업체들의 EUV 조기 채택은 D램 기술 이전과 서버 D램 품질 개선에 원활한 EUV 채택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EUV는 기존 불화아르곤(ArF) 광원보다 파장이 14분의 1로 짧아 10nm 이하 반도체 생산을 위한 핵심 기술로 평가된다.
또한, 현재 활용 중인 DPT/QPT 공정 대비 마스크와 레이어의 총수가 20% 적다. 따라서 D램 생산 공정을 더욱 단순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HBM2E vs. DDR5? HBM2E vs. GDDR6!
올해 7월, SK하이닉스는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 D램인 ‘HBM2E’의 양산을 시작했고, 삼성전자 역시 올해 안에 양산을 시작할 것이라 지난 2월 밝힌 바 있다.
HBM2E의 경쟁 상대는 DDR5가 아닌 GDDR6로, 고성능 컴퓨팅(HPC)과 AI 기반 초고속 데이터 분석 분야에서 주로 활용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