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재택/원격근무 활성화와 디지털화 가속으로 ICT 업계는 때아닌 호황과 기회를 맞이했다. 올해뿐만 아니라 내년에도 현재와 같은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가트너가 조직의 운영 복원력에 중점을 둔 유망 전략기술들을 선정했다. 행동 인터넷이나 분산 클라우드를 비롯한 9가지 기술을 통해 다가올 2021년을 대비해보자.
가트너, 운영 복원력 기반의 전략기술 9개 소개
가상화, 분산화 중요성 커지며 경험 개선 필요
갈수록 가치 높아지는 초자동화, 팬데믹에 가속
지난해 12월부터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창궐하기 시작한 코로나19가 여전히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확진자는 12월 기준 8천만 명을 넘었고, 사망자도 170만 명을 넘었다.
백신은 이제 막 몇몇 국가에서 접종이 시작됐고, 치료제도 1월 시판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하지만 백신과 치료제 수요가 워낙 높기에 현재와 같은 국면은 최소 내년 상반기 내내 이어질 전망이다. 이동 제한에 따른 재택/원격근무 활성화와 디지털화 가속으로 때아닌 호황과 기회를 맞이한 ICT 업계 역시 마찬가지다.
▲ 가트너가 2021년 주요 전략기술 트렌드를 공개했다 [캡처=가트너]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지난 10월, ‘가트너 IT 심포지엄/XPO 아메리카(Gartner IT Symposium/Xpo Americas)’ 행사를 열고 조직이 숙지할 ‘2021년도 주요 전략기술 트렌드(Top Strategic Technology Trends for 2021)’를 공개했다.
가트너의 브라이언 버크(Brian Burke) 리서치 부사장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조직의 ‘운영 복원력(operational resiliency)’에 대한 요구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라며, △‘사람 중심성(people centricity)’, △‘위치 독립성(location independence)’, △‘탄력적 전달(resilient delivery)’을 염두에 두고 내년도 유망 기술을 선정했다“라고 밝혔다.
선정된 전략기술들은 ▲행동 인터넷(Internet of Behaviors) ▲종합 경험(Total Experience) ▲개인 정보보호 강화 컴퓨테이션(Privacy-Enhancing computation) ▲분산 클라우드(Distributed Cloud) ▲애니웨어 운영체계(Anywhere operations) ▲사이버 보안 메시(Cyber security Mesh) ▲지능형 컴포저블 비즈니스(Intelligent Composable Business) ▲AI 엔지니어링(AI Engineering) ▲초자동화(Hyperautomation) 등이다.
지난해는 △초자동화(Hyperautomation) △다중 경험(Multiexperience) △전문성의 민주화(Democratization of Expertise) △인간 증강(Human Augmentation) △투명성 및 추적성(Transparency & Traceability) △자율적인 에지(The Empowered Edge) △분산형 클라우드(Distributed Cloud) △자율 사물(Autonomous Things) △실용적 블록체인(Practical Blockchain) △AI 보안(AI Security) 등이 꼽혔다.
1. 행동 인터넷(Internet of Behaviors)
개인의 디지털 흔적을 수집하고 활용하는 기술들이 다양하게 발전하고 있다. 행동 인터넷(Internet of Behavior; IoB)도 그중 하나다. IoB는 얼굴 인식, 위치 추적, 그리고 빅데이터 등 개인에게 직접적으로 집중하는 현재의 기술과, 현찰 구매와 기기 사용과 같은 행동으로 인해 도출되는 데이터를 결합하는 기술이다.
각 기업은 이러한 데이터를 인간 행동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활용한다. 예를 들어, 팬데믹 와중에 보건 의료 조치를 개개인이 얼마나 잘 따르는가를 관찰하기 위해서 각 조직이 IoB를 통해 직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열화상(thermal imaging) 기술을 통해 고열이 있는 직원을 식별하는 식이다.
▲ IoB 기술은 인간의 행동에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향후 윤리적 논쟁을 불러올 수 있다 [캡처=가트너]
가트너는 2025년 말 즈음에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이 최소 1개 이상의 민간/공공 IoB 기술의 대상자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IoB는 기술적으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지만, 인간의 행동에 다양한 방식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측면에서 윤리적/사회적 논쟁이 예상된다.
2. 종합 경험(Total Experience)
가트너는 지난해 ‘다중 경험(Multiexperience)’ 기술을 주요 전략기술 트렌드로 선정한 바 있으며, 올해는 한발 더 나아간 종합 경험(TX)을 선정했다.
TX란, 고객, 직원, 그리고 이용자 경험 규칙을 연결하는 전략기술이다. 가트너는 각 기업이 경쟁적으로 TX 기술을 선보이며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고 할 것이고, 향후 3년간 이러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사람 간의 교류에 있어서 이동성이 제한되고 가상화, 분산화가 중요해지며 TX 전략의 가치도 올라갔다. TX는 새로운 비즈니스 결과물을 도출하기 위해 다양한 참여자들의 경험을 개선하는 기술이다.
가트너는 팬데믹 이후 회복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새로운 형태의 경험을 자본화하려는 조직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찾아올 것으로 예상했다.
3. 개인 정보보호 강화 컴퓨테이션(Privacy-Enhancing computation)
전 세계적으로 데이터 정보보호 입법이 활발해지며 각 기업의 최고정보책임자(CIO)는 개인정보 및 법률 위반 위험성을 안게 됐다.
보관된 데이터에 대한 보호장치와 달리, 개인정보 보호 강화 컴퓨테이션 기술은 데이터를 사용하는 와중에 비밀 및 개인정보 보호를 하는 기술이다.
가트너는 2025년까지 대기업 중 절반 정도가 신뢰할 수 없는 환경에서의 데이터 처리 및 다중이용자 데이터 분석에 해당 기술을 도입할 것으로 보았다.
또한, 기업들은 민감한 개인정보의 이전, 데이터 화폐화, 사기행위 분석 등의 활동을 요구하는 데이터 처리 활동에 대한 평가를 통해 자사에 맞는 개인정보 보호 개선 컴퓨테이션 기술을 선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4. 분산 클라우드(Distributed Cloud)
분산 클라우드는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물리적으로 다른 장소에 제공하되 서비스의 운영, 거버넌스, 진화에 대한 책임을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자에게 부여하는 기술이다.
▲ 클라우드 컴퓨팅은 데이터가 생산되는
곳이나 기업 활동이 벌어지는 곳에서 물리적으로
가까운 곳에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캡처=가트너]
짧은 네트워크 지연, 데이터 비용 절감, 데이터 레지던시가 필요한 기업들에 민첩한 데이터 환경을 제공하며, 클라우드 컴퓨팅 자원이 기업 활동이 벌어지는 물리적인 장소에서 가까운 곳에 있을 수 있도록 한다.
가트너는 2025년까지 대부분의 클라우드 서비스 플랫폼이 필요에 따라 일정 부분이라도 분산 클라우드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했다.
버크 부사장은 “개인 클라우드를 대체할 수 있는 분산 클라우드는 에지 클라우드를 포함한 다른 새로운 클라우드 컴퓨팅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라며, “향후 클라우드 컴퓨팅의 미래를 대표하는 기술이 될 것”이라 밝혔다.
5. 애니웨어 운영체계(Anywhere operations)
애니웨어 운영체계란, 모든 장소에서 고객/근무 지원, 분산된 인프라 전반에 걸친 사업 활동 등을 지원하는 IT 운영모델이다. 원격 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협동, 생산성, 안전한 원격 접근성, 클라우드 및 에지 인프라, 디지털 경험의 계량화, 자동화를 포괄한다.
가트너는 2023년 말까지 기업 중 40%가 애니웨어 운영체계를 도입하여 원격과 대면의 적절한 조화를 이루는 최적의 고객 및 근무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전망했다.
6. 사이버 보안 메시(Cyber security Mesh)
사이버 보안 메시는 자산 또는 개인이 어디에 있든 모든 디지털 자산에 안전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술로, 클라우드 전달 모델을 통해 정책의 집행과 결정을 분리하고, 신원에 대한 보안을 보장한다.
가트너는 2025년까지는 사이버 보안 메시가 디지털 접근 보호 요청의 절반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했다. 버크 부사장은 “코로나19 팬데믹이 디지털화를 앞당기며 기업이 보유한 대부분의 사이버 자산은 이제 전통적인 물리적 보안영역 밖에 놓이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애니웨어 운영체계가 진화함에 따라 사이버 보안 메시는 클라우드 기반 애플리케이션, 통제되지 않은 기기에서의 분산 데이터 등에 대한 보안 접근 및 사용에 있어서 가장 실용적인 기술이 될 것”이라 밝혔다.
7. 지능형 컴포저블 비즈니스(Intelligent Composable Business)
버크 부사장은 “효율성을 위해 구축되어온 정적 비즈니스 프로세스는 매우 취약했고, 팬데믹으로 인한 쇼크로 산산조각이 났다”라며 “CIO 및 IT 리더들은 그 조각들을 다시 주워 담으며 경영환경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기업 역량의 중요성을 함께 깨닫고 있다”라고 말했다.
지능형 컴포저블 비즈니스 기술은 더 좋은 정보에 대한 접근성과 민첩한 반응을 기반으로 의사결정과정을 혁신적으로 재구성하는 기술이다. 예를 들어, 미래에는 기계가 의사결정 과정을 개선할 것이며 이는 풍부한 데이터와 인사이트로 인한 결과일 것이다.
▲ 기업들은 수요자 데이터를 분석하여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설계하고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캡처=가트너]
해당 기술은 디지털 기업의 획기적 변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창출, 운영의 자동화, 새로운 제품/서비스/채널의 길을 터줄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8. AI 엔지니어링(AI Engineering)
가트너의 연구에 따르면, AI 프로토타입에서 실제 생산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53%에 지나지 않는다. CIO 및 IT 리더들은 AI 프로젝트를 실제 생산으로 전환하는 것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생산할 수 있는 수준의 AI 파이프라인을 개발하고 관리할 수 있는 도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AI 기반 생산기술의 핵심은 AI 엔지니어링으로부터 찾을 수 있다.
AI 엔지니어링이란 다양한 AI 및 머신러닝 또는 지식 그래프와 같은 의사결정 모델의 거버넌스와 생애주기 관리에 대한 학문 분야다. AI 엔지니어링은 데이터 운영, 모델 운영, 개발 운영 세 가지 세부 분야로 나뉜다. 확고한 AI 엔지니어링 전략은 AI 모델의 성과, 확장성, 해석력, 그리고 신뢰성을 증진하고 AI 투자의 가치가 전달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9. 초자동화(Hyperautomation)
비즈니스 기반 초자동화는 기업들이 신속하게 최대한 많이 승인된 사업 및 IT 프로세스를 식별, 검증, 그리고 자동화하는 접근법을 뜻한다. 초자동화는 지난 몇 년간 주목을 받아왔지만, 팬데믹으로 모든 분야에서 디지털이 우선시되고 있는 상황에서 수요가 매우 높아졌다.
가트너는 약 70% 기업들이 이해관계자들의 요구 때문에 십여 개의 초자동화 구상을 개시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버크 부사장은 “초자동화는 이제 피할 수 없는 불가역적이며, 모든 것은 자동화되어야 하고 또 그렇게 될 것”이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