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신소재공학과 강정구 교수 연구팀이 물에서 작동하며 급속충전 가능한 하이브리드 전지를 개발했다. 연구팀은 전도성이 금속 산화물보다 100배 높은 다가의 금속 황화물을 수계 배터리의 양극, 음극의 전극으로 활용해 고용량, 고출력 성능을 구현했다. 현재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안전성, 경제성 등에서 우수해, 급속충전이 필요한 휴대기기와 안전이 중요시되는 상황에서의 배터리 사용 등에 적합할 것으로 기대된다.
KAIST 신소재공학과, 신규 수계 배터리 개발
다가의 금속 황화물을 전극 소재로 활용해
기존 리튬이온, 수계 배터리 한계 극복
한국과학기술원(KAIST) 신소재공학과 강정구 교수 연구팀은 25일, 물에서 작동하며 급속충전 가능한 하이브리드 전지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는 재료 분야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터리얼즈(Advanced Energy Materials, IF 25.245)’ 2월 9일 자에 게재됐다.
▲ 이번에 개발된 하이브리드 전지의 양극과 음극의
실제 이미지 및 구동 이미지 [그림=KAIST]
연구팀은 현재 전극 물질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금속 산화물보다 전도성 좋은 다가(多價; 전자를 잃고 양전기를 띄는 상태)의 금속 황화물을 전극 물질로 활용했다. 그리고 표면적 높은 메조 다공성 전극 구조를 기반으로 높은 에너지 밀도와 고출력을 갖는 하이브리드 수계 이온 에너지 저장 소재를 구현했다.
새로운 수계 배터리는 현재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나 다른 수계 배터리보다 안전성, 경제성 등에서 우수해, 급속충전이 필요한 휴대기기와 안전이 중요시되는 상황에서의 배터리 사용 등에 적합할 것으로 기대된다.
◇ 다가의 금속 황화물, 표면적 넓고 이온 확산 통로 풍부
리튬이온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높은 에너지 저장 시스템이다. 그러나 배터리 발화와 전해액 누출 같은 안정성 문제, 리튬의 높은 가격, 이온의 느린 삽입/탈리 과정에 의한 낮은 출력, 짧은 수명 등의 문제가 있어 개선이 필요한 상태다.
반면 물에서 작동하는 금속 산화물 기반 에너지 저장 소자는 안전하고 친환경적이며,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전해질 이온이 전극 물질 표면에서만 반응해 빠른 충방전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리튬이온을 대체하면서 기존의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는 차세대 에너지 저장 소자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기존에 전기 전도성이 낮은 금속 산화물은 속도 면에서 충방전 성능이 떨어졌고, 질량 당 표면적이 낮아 많은 양의 이온이 반응하지 못해 고용량 구현이 어려웠다. 연구팀은 전도성이 금속 산화물보다 100배 높은 다가의 금속 황화물을 수계 배터리의 양극, 음극의 전극으로 활용해 고용량, 고출력 성능을 구현했다.
양극 물질로 쓰인 니켈 코발트 황화물과 음극 물질로 쓰인 철 황화물은 모두 2개의 산화수 상태로 존재해 작동 전압 범위 내에서 풍부한 레독스 반응을 일으켜 고용량을 달성할 수 있는 물질이다. 표면이 가시로 둘러싸인 메조 다공성 코어쉘(Core-Shell) 구조의 양극 물질은 표면이 30nm(나노미터) 크기의 니켈 코발트 황화물 나노입자들로 이루어져 표면적이 높고, 이온 확산 통로가 풍부하다.
음극 물질은 환원된 산화 그래핀이 쌓이지 않고 무질서하게 엉킨 3D 환원된 산화 그래핀 에어로젤 구조가 뼈대로, 30nm 크기의 다가의 철 황화물 나노입자들이 무수히 올려져 있다. 나노입자가 풍부하여 활성 표면적이 높고, 3D 그래핀 구조가 가지는 이온 확산 통로 덕분에 고출력 에너지 저장이 가능하다.
▲ 이번에 개발된 전지 양극과 음극의 합성 원리와
에너지 저장 메커니즘 모식도 [그림=KA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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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풍부한 메조 다공성의 이온 확산 통로가 있는 구조는 전해질 이온이 빠른 속도로 전극 깊숙이 침투가 가능해 고출력 충방전 속도를 구현할 수 있다. 또한, 모든 활성 물질이 나노입자로 이루어져서 기존의 표면적이 낮은 금속 산화물 전극의 낮은 용량의 문제를 해결한다.
새로운 수계 배터리는 같은 부피의 기존 수계 배터리보다 에너지 저장용량이 100배 이상 높고,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출력 밀도가 높고 수십 초 내로 급속충전이 가능하여 안전성이 요구되는 에너지저장장치(Energy Storage System; ESS) 등에 활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