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반도체 굴기, 반도체 웨이퍼를 손에 든 바이든 미국 대통령, 전세계 최대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을 가진 TSMC, 이 세 가지의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정부의 전폭적인 반도체 산업 육성 지원이라는 카테고리 안에 있다는 것이다.
“투자지원 강화한다는 점이 차이점”
반도체 산업, 정부·기업 동반 체제
인력 양성 지원에 팹리스·중소 포함
중국의 반도체 굴기, 반도체 웨이퍼를 손에 든 바이든 미국 대통령, 전세계 최대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을 가진 TSMC, 이 세 가지의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정부의 전폭적인 반도체 산업 육성 지원이라는 카테고리 안에 있다는 것이다.
▲지난 18일 서울국제포럼(SFIA) ‘복합위기 극복과 글로벌 중추국가 도약을 향한 경제안보 구상’ 정책간담회에 참석한 윤석열 당선인 (사진 - 제20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 韓반도체 전폭 지원 필요
전세계 주요국들이 경제 안보와 직결되는 반도체 산업 육성에 사활을 걸고 있는 가운데 윤석열 차기 정부의 반도체 육성 의지가 강하게 드러나고 있다.
윤석열 당선인 제20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반도체 정책 방향을 종합하면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협력하는 육성 지원과 연구개발에 필요한 인프라 및 인재 양성 강화를 손꼽을 수 있다. 이를 위해 현정부가 지원하는 수준보다 더 큰 규모의 반도체 육성 지원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 정부의 반도체 지원은 지능형 반도체 R&D 사업에 1조원, 신개념 반도체 PIM 사업 착수 4,000억원, 반도체 설비투자 특별자금 1조원 등으로, 글로벌 반도체 기업을 보유한 주요국들과는 비교적 저조한 지원규모를 나타냈다.
반면 미국은 지난해 ‘미국 혁신·경쟁법’을 통과시키며 미국 반도체 제조 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520억달러(약 65조원)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자동차용 반도체 개발에만 20억달러(약 2조5,000억원)가 책정돼 있다.
또한 중국은 반도체 굴기 하에 2015년부터 1조위안(약 192조원)을 반도체 산업에 쏟아 붓고 있다. 유럽연합(EU)은 2030년까지 글로벌 반도체 생산 점유율을 20%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1450억유로(약 193조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이에 차기 정부의 반도체 산업에 대한 육성 의지가 강하다는 점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윤 당선인 인수위가 반도체 기술경쟁력 강화를 위해 내건 반도체 정책은 △반도체 연구개발 산·학·연 협력 플랫폼 조성 △반도체 공공팹 기능 강화 △국가 반도체 핵심 연구실 지정 및 육성 △반도체 인력 양성을 중점적인 정책과제로 인식하고 실천을 약속했다.
e4ds 취재에서 윤 당선인 인수위 관계자는 “반도체 산업은 과거 기업 간 경쟁에서 현재는 정부·기업 동반 경쟁체제로 바뀌었다”며 “전략적 안보자산인 반도체의 국내생산기반 확충을 위한 본격적 규제완화와 투자 인센티브 제공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미국 주도 공급망 재편에서 한국의 입지를 최대한 확장하기 위해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반도체 주요국과의 차세대 기술개발 및 공급망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반도체 산업육성에서 투자 지원을 강화한다는 점이 현 정부와 가장 대비되는 차이점”이라고 강조했다.
인수위는 반도체 세액공제율 상향 및 인허가 신속 처리, 관련 규제 쇄신 등의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여러 제언들에 대해 검토에 나서는 가운데 관련 업계에 필요한 정책 계획이 수립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윤 당선인, 광주 국가 인공지능 집적단지 현장 점검 (사진 - 제20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 尹 인수위, 반도체 인재 육성에 집중
현 정부는 인재 육성에 있어서도 사실상 민간 주도로 방치해왔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반도체 인재 양성 확대가 늦어지며 중소기업은 말할 것도 없이 대기업조차도 반도체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의 반도체 기업 설문조사에서 정부의 반도체 지원에서 65.4%가 ‘인재 수급’이 가장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등이 주요 수도권 대학에 반도체 계약학과를 설립하며 민간이 주도해 반도체 인재 확보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정부는 10년 간 3만6,000명의 반도체 인재를 양성한다는 중장기 인재 육성 청사진을 내놨지만 반도체 특별법에서 수도권 대학 반도체 학과 정원 증설, 기업의 직접 실무교육에 대한 정부 지원책 등이 법안에 포함되지 않으며 업계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지역 의원·관계 당국 등이 서로 입장만 내세워 반도체 인재 양성 요구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했다는 불만이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20대 인수위에서 내놓은 4대 정책은 반도체 인재에 초점을 맞춘 인재 양성과 R&D 인프라 지원이 주를 이뤘다. 인수위는 반도체 인재 다수 양성뿐 아니라 팹리스 기업 등 반도체 중소기업 인재 확보까지 세심히 챙길 것으로 보인다.
e4ds 취재에서 인수위 관계자는 “반도체 계약학과는 대기업 지원 및 채용의 한 방안으로 계약학과의 경우도 대기업뿐 아니라 소부장 중소·중견기업이 활용할 수 있도록 차기 정부가 지원할 것”을 약속했다.
이미 대만은 지난해 반도체전문대학원 4곳을 설립하는 등 국가적 지원을 강화하고 있으며, 미국은 인텔 공장이 위치할 오하이오 대학에 투자하는 한편, 연방정부와의 매칭을 통해 인력양성에 나선다는 사실을 인수위 관계자는 언급했다.
이에 “차기 정부는 현장에 필요로 하는 인재를 기업과 정부가 함께 키우는 시스템을 지향한다. 반도체 산업 경쟁력의 핵심인 인력양성에서 정부의 적극적이고 촉진적인 역할을 긍정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한 “△학부정원 확대 △반도체전문대학원 지정 △전공트랙 설치 △민·관 공동투자 R&D를 통한 인력양성과 더불어 △사내대학 활성화 △민·관 협업 통한 인재양성 등을 균형있게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업계에서는 인재 부족 상황은 중장기적인 해결 과제이지만 단기적인 문제 타개를 위해 R&D 분야에서의 주52시간제 유연 적용을 바라고 있는 상황이다. 윤 당선인이 후보자 시절부터 근로시간 유연성 확대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여 왔기에 업계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