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경쟁에 따라 늘어난 고전력 GPU 서버 냉방이 중요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SKT가 획기적인 냉각방식 검증에 성공해 업계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공기 냉각比 냉방전력 93%·서버전력 10% ↓
지난 6월부터 검증 내년 인천 데이터센터 적용
AI 경쟁에 따라 늘어난 고전력 GPU 서버의 냉각이 중요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SKT가 획기적인 냉각 방식 검증에 성공해 업계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SKT는 14일 각종 서버를 전기가 통하지 않는 특수 냉각유(油) 속에 넣어 냉각하는 차세대 열관리 방식인 ‘액침냉각’기술 검증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GPU 서버는 일반서버(x86) 대비 수십 배 소모전력이 높아 GPU 서버 운용, 냉방/습도 유지, 냉각에 데이터센터 전기 사용량의 40% 가까이 소모한다. 국내외 데이터센터들은 저전력 고효율 냉각 기술을 도입하거나 차세대 에너지를 사용하는 등 효율적인 냉각 시스템을 갖춰 전력 사용량 절감을 위한 노력이 활발하다.
국제에너지기구(IEA, International Energy Agency)에 따르면, 2022년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 추정치는 240~340TWh로, 이는 국내 연간 전력 소비량의 42~60%에 해당할 만큼 막대한 양이다.
SKT는 액침냉각 전문회사인 미국 GRC의 설비와 다양한 제조사의 테스트용 서버, SK엔무브의 특수냉각유(Thermal Fluids, ZIC-GC2)로 자사 인천사옥에 액침냉각 시스템을 구축하고 지난 6월부터 4개월간 테스트를 진행했다. 그 결과, 기존 공기냉각 대비 냉방전력의 93%, 서버전력에서 10% 이상이 절감되어 총 전력 37%가 절감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액침냉각 시스템은 차가운 공기를 순환시키거나 팬을 통해 냉각하는 기존 공랭식 시스템과 달리 전기는 통하지 않고 열전도는 높은 특수 냉각유에 서버를 직접 담가 냉각하는 유냉(油冷)식 시스템이다.
공기보다 열전도가 훨씬 높은 특수 냉각유를 사용해 직접 서버 장비의 열을 흡수하고, 공기냉각에 필요했던 서버의 송풍기(Fan)을 제거함으로써 냉각 뿐 아니라 서버의 전력 절감도 가능하다. 또한 SKT는 서버의 주요 고장 원인인 습도, 먼지, 소음에도 자유로워 서버 수명 연장도 기대되며, 서버 내부의 발열체인 CPU, GPU 뿐만 아니라 메모리, 저장장치 등 시스템 전체의 온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어 고온으로 인한 장비의 고장 원인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SKT는 각각 서버의 성능 테스트를 수행한 결과 성능에도 차이가 없었으며, 같은 성능테스트 결과 대비 액침냉각에서 서버 전력 절감이 확인되어 전성비가 좋아졌다고 밝혔다.
SKT는 자사 AI서비스를 위한 전용 데이터센터를 오는 11월 인천사옥에 구축할 예정이며, 액침냉각 시스템을 내년 중 본격 적용할 계획이다.
SKT는 “최근 GPU 서버 시스템 발열량이 지속 증가함에 따라 데이터센터 에너지 소비량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구글, MS, 인텔 같은 빅테크 기업들도 액침냉각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에퀴닉스(Equinix), 디지털 리얼리티(헝가리) 등은 인텔은 최근 CPU 디자인이 여러 개의 칩렛을 연결해 큰 칩으로 만드는 방식으로 바뀌면서 전력 소모도 늘어남에 따라 액침냉각 시스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SK엔무브는 지난해 GRC에 2,500만달러 투자를 단행했으며, GRC, 델 테크놀로지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하여 데이터센터 액침냉각 시스템 수요확대를 위한 기술개발과 사후관리(AS) 시장 구축에 나섰다. 또한 SKT의 액침냉각 실증 및 검토에도 참여해 성공적인 결과 도출에 기여했다.
SKT는 이번 솔루션을 SK엔무브의 열관리 사업과 결합해 액침냉각 사업에 본격 나설 계획이며, 향후 액침냉각 기술 보급을 주도해 데이터센터 전력 절감을 통한 넷제로 달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T CIO(Chief Information Officer)인 조동환 부사장은“AI Company로의 전환을 가속화함에 따라 전력소비가 높은 GPU서버 도입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이번 액침냉각 도입을 통해 상당한 수준의 에너지 비용 절감이 기대되며, 향후 해당 기술 보급 확산을 통해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도 이바지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