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설계 올림픽이라 불리는 세계적 규모의 학회 ‘ISSCC(International Solid-State Circuits Conference, 국제 고체회로 학회)’는 23일 판교 경기스타트업캠퍼스에서 컨퍼런스를 열고 ISSCC 2024 논문채택 현황 및 기술 분과별 기술 동향에 대해 논의했다. 중국 내 반도체 회로 설계 연구의 저변이 확대되는 가운데,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계와 학계의 공동 연구를 기반으로 한 실질적 인력 양성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中, 작년比 논문 40%↑…2년 연속 최다 채택
韓 반도체 설계 논문 49편 성과 ‘역대급 기록’
AI 기술 보편화로 ML 폐지·SEC 새롭게 부각
중국 내 반도체 회로 설계 연구의 저변이 확대되는 가운데,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계와 학계의 공동 연구를 기반으로 한 실질적 인력 양성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ISSCC는 “우리나라는 중국 반도체 설계 기술의 굴기에도 역대 최고 논문 채택 성과를 거뒀지만, 글로벌 반도체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보다 세분화된 영역에 적합한 인재 양성을 위한 R&D 지원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반도체 설계 올림픽이라 불리는 세계적 규모의 학회 ‘ISSCC(International Solid-State Circuits Conference, 국제 고체회로 학회)’는 23일 판교 경기스타트업캠퍼스에서 컨퍼런스를 열고 ISSCC 2024 논문채택 현황 및 기술 분과별 기술 동향에 대해 논의했다.
이번 대회에 제출된 전체 논문 수는 629개에서 873개로 작년 대비 약 40%, 채택 수도 198개에서 234개로 약 18%가 증가했다. 이중 중국의 반도체 회로 설계 논문 채택 수는 69편으로 2년 연속 최다 논문 채택 국가가 됐다. 최근에는 중국에는 학교와 연구기관이 확대됐고 논문의 개수뿐만 아니라 질도 좋아졌다는 평가다.
우리나라는 IMMD(이미지·MEMS·메디컬·디스플레이) 분야를 중심으로 MEM(메모리), PM(전원 관리) 등에서 강세를 보였으나, 양자 등을 다루는 TD(technology directions)와 WLN(유선) 분야는 한 편도 없었다. 카이스트 권경하 교수는 “TD 분과에서 채택되는 논문은 다른 분야에 융합된 결과물을 선호한다. 우리나라는 각자 속한 학과별로 집중된 연구를 진행하며 성적이 저조했다”고 전했다.
우리나라의 논문 채택 수가 작년 32편에서 49편으로 증가해 역대 최대 수를 기록하고, 특히 삼성전자가 14편의 가장 많은 논문 채택 수를 수성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카이스트는 14편이 채택돼 마카오 대학과 전체 대학 공동 1위를 달성했다. 또한 발표 기관 수는 꾸준히 증가해 현재 14개의 연구기관이 참여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최재혁 교수(서울대, ISSCC 아시아 지역 부의장)는 “중국의 연구기관이 25배 많지만 우리나라 연구자들이 그만큼 고군분투하고 있다”며, “미진한 부분도 있겠지만 잘 하는 부분을 독려하고 지원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이종우 상무는 “중국이 제출한 다작의 논문이 실질적으로 유용한 지를 따져보아야 하며, 한국은 산업계와 학계가 공동으로 서로의 필요에 의한 연구가 활발하다”고 말했다. 또한 “논문의 건수보다 실질적으로 업계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 연구가 중요하다”며, “우리나라는 반도체 회로 설계 학과를 세분화하고, 박사 과정을 거쳐 현장에 적용 가능한 고급 인력 투자에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ISSCC, 반도체 설계 트렌드 공유의 장
ISSCC는 구글, 테슬라, 엔비디아, 인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60% 이상이 산업계 회원으로 속해 있어 최신 반도체 산업의 기술이 논의된다. 71회는 2024년 2월 18일부터 22일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다.
ISSCC에는 △ANA(아날로그) △PM(전원 관리) △DAS(디지털 아키텍처·시스템) △DCT(디지털 서킷) △IMMD(이미지·MEMS·메디컬·디스플레이) △MEM(메모리) △DC(데이터 컨버터) △RF(무선주파수) △TD(technology directions) △WLN(유선) △WLS(무선) △SEC(security) 등 12개 분과가 있다.
내년의 중요한 트렌드는 ML(머신러닝) 분과의 폐지다. 이는 인공지능(AI) 기술은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에 보편적으로 적용됨에 따른 변화다. 한편 중요성이 날로 부각되는 SEC 분과가 신설됐다. 해당 분과에서는 다양한 보안 프로세서와 공격에 강한 설계 기술 및 주요 보안회로가 발표된다.
최근 디지털 아키텍처·시스템 분과에서는 통신 관련 연구가 주를 이뤘다. 고성능 범용 프로세서와 모바일 프로세서 및 B5G/6G용 가속기가 발표된다. AMD는 5 나노 공정을 사용해 면적 최적화된 ‘Zen 4c’를 소개하며, 인텔은 5세대 Xeon Scalable 프로세서인 ‘Emerald Rapids’를 발표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리벨리온과 포스텍이 각각 논문을 발표한다. 또한 모바일, 로봇, 고성능 컴퓨팅을 위한 머신러닝 가속기도 발표된다. 미디어텍은 3 나노 공정을 이용한 디지털 CIM(Compute-in-Memory) 기반 엔진을 선보인다.
메모리 분과의 주요 이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업계 최초 GDDR7 발표다. 삼성전자는 37Gbps Single-Ended PAM3 GDDR7 제품을 선보인다. 또한 삼성전자는 280단 1TB 낸드 플래시 등을 발표하며 지속적으로 높은 요구를 만족하는 추세로 발전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48GB 16단 HBM3E, 10.5Gbps LPDDR5X 제품을 발표한다. 지난 8월 SK하이닉스는 HBM3E 성능 검증 절차를 진행하기 위해 고객사에 샘플을 공급하기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해당 제품은 내년 상반기부터 양산이 시작될 예정이다.
무선통신 반도체 시스템에 관한 최신 기술은 저전력 시스템과, 5G/6G 고속 통신을 위한 고성능 IC 등 두 갈래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위성통신 기술 분야 최신 연구로는 밀리미터파(mmWave) 대역 및 상용망과 위성망의 결합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또한 위성 및 우주 방사선 피폭으로부터 안전한 반도체 연구가 공식적으로 논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