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디칩스는 1998년 당시, 벤처회사로 생존할 돌파구로 기술 난이도가 높은 ‘CPU’를 선택했다. 그 시절 국내에서는 사용할 만할 CPU(중앙처리장치) 코어가 없었기 때문이다. SoC를 설계하는데 꼭 필요한 CPU 코어를 개발하면 대기업도 쉽게 쫓아올 수 없다고 생각했다. 에이디칩스의 이희 부사장은 “당시 전자공학을 한 사람으로써 흔적을 남길만한 기술, 후배에게 물려 줄 수 있는 기술로 CPU 기술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는 기술이었다. 강력한 선도 기술을 보유한 해외 기업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차별성과 경쟁력을 가져야 했다. ARM, 인텔, IBM 등의 기업들과 지적재산권 논란도 피해야 했다. 그렇게 탄생한 기술이 국산 CPU 코어, 엠코어(emCORE)의 기반이 되는 EISC(확장형명령어구조) ISA이다.
㈜에이디칩스는 1998년 당시, 벤처회사로 생존할 돌파구로 기술 난이도가 높은 ‘CPU’를 선택했다. 그 시절 국내에서는 사용할 만할 CPU(중앙처리장치) 코어가 없었기 때문이다. SoC를 설계하는데 꼭 필요한 CPU 코어를 개발하면 대기업도 쉽게 쫓아올 수 없다고 생각했다. 에이디칩스의 이희 부사장은 “당시 전자공학을 한 사람으로써 흔적을 남길만한 기술, 후배에게 물려 줄 수 있는 기술로 CPU 기술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는 기술이었다. 강력한 선도 기술을 보유한 해외 기업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차별성과 경쟁력을 가져야 했다. ARM, 인텔, IBM 등의 기업들과 지적재산권 논란도 피해야 했다. 그렇게 탄생한 기술이 국산 CPU 코어, 엠코어(emCORE)의 기반이 되는 EISC(확장형명령어구조) ISA이다.
하지만 2001년에 등장한 국내 독자적인 프로세서 기술은 외산 ARM, MIPS, ARC, 텐실리카 프로세서에 가려 대중에 잘 알려지지 못했다. 무엇보다 국산 기술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시장 진입이 어려웠다. 이희 부사장은 “회사 운영 자금을 투입하여 국산 프로세서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왔다”며, “많은 어려움 중에서도 CPU 사업을 포기하지 않고 국내에서 유일한 기업으로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포기하지 않고 이어온 엠코어 프로세서의 18년 역사 동안 엠코어 기반의 칩은 누적으로 약 5천 만개 이상 선적한 결실을 얻었다.
▲에이디칩스의 엠코어(emCore)
에이디칩스의 CPU 개발기는 해외에 강력한 경쟁기업과 기술이 있는 상황에서 국산 제품을 개발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잘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제품을 만들었다고 끝나는 것도 아니다. 제품 출시 후에는 국산 제품이라는 선입견을 넘어야 한다. 제품을 쓰는 사람의 신뢰성을 얻고 경쟁력을 얻기 위해서는 개발 만큼의 노력이 필요하다.
지난해 시작한 국산 CPU사업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사업을 주관한 송용호 지능형반도체추진단장의 말마따나 국산 CPU코어 개발 과제를 만드는 과정에서도 우여곡절이 적지 않았다. 경쟁력도 없는 사업을 왜 하느냐는 식이었다. 하지만 1년여의 사업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에서 송 단장은 ‘진득하게’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정부가 어떤 산업이든 '진득하게' 육성하지 못하는 점만 비난할 게 아니라, 업계 당사자들도 끈기를 가져야 한다는 얘기로 들렸다.
국산 CPU코어, Core-A를 활용하여 무선통신용 SoC를 개발한 빌리브마이크론㈜ 엄재홍 대표는 “기존에는 무전기하면 모토로라였는데 2008년부터 디지털 무전기만 사용하면서 중국업체들이 약진하고 있다. 중국업체들도 자국 CPU 코어를 가지고 제품을 만드는데 왜 우리라고 못하겠는가. 우리도 국내 CPU 코어를 이용하여 SoC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엄 대표는 또한 “우리 같은 업체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치고 나가야 국산 CPU 코어도 성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송용호 사업단장, "우여곡절 많아...꼭 성공해야만"
송 단장은 국산 CPU 개발 사업을 두고 반드시 ‘성과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과가 있었다는 말을 듣고 싶고, 실제로 성과가 있어야 다음 사업도 가능하다는 의미이다. 일단 일부 사업화 성과가 표면적으로 나타났으며 그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 다행이라고 했다. 그는 사업화가 확산되어 국산 CPU 코어 업체들이 로열티를 받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사업 주체들의 바람과는 달리 국산 CPU 코어 개발 사업은 그리 녹록치만은 않다. SoC의 핵심이 되는 CPU 코어를 사용하는데 ‘모험’을 걸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이미 신뢰성이 높은 외산 제품을 가져다 쓰면 되지 굳이 국산 제품을 써서 문제를 만들려 하지 않는다. 국산 CPU를 사용해 본 업체들도 장점만큼 단점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는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국산 CPU 기업과 관련 기관들은 ‘진득하게’ 계속 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다는 것이다. 외산 제품은 가격 경쟁력이나 기술 지원 면에서 국산 제품을 따라올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산 CPU 코어를 쓰는 업체들은 문제가 생길 때 언제든 연락해서 해결할 수 있는 편리함도 큰 장점으로 들었다.
문제는 앞으로이다. 우리에게도 쓸만한 국산 CPU가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하고, 개발 업체들도 수요업체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여 계속 보완해 나가야 한다. 그간의 성적표 못지 않게 숙제가 더 많아진 셈이다. 적어도 한 반도체 기업 관계자의 말처럼, 국산 CPU를 쓰는 것이 ‘돈’이 될지, ‘폭탄’이 될지 모르겠다는 식의 신뢰성을 주지 못하면 국산 CPU의 확산은 요원한 일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