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슨에 대한 관심은 지난주 12일에 개최됐던 IBM 커넥트 2016 - 새로운 사고의 시대(A New Era of Thinking)' 행사에도 그대로 이어진 느낌이다. IBM의 코그너티브 비즈니스(Cognitive Business)가 왓슨, 클라우드, 분석, 보안, IT 인프라 등 전 영역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 보여준 이날 행사에는 약 1500명의 업계 관계자가 참가해 뜨거운 관심을 보여줬다.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 AlphaGo) 때문에 급상승한 것은 이세돌의 CF 숫자와 IBM의 주가라는 우스개 소리가 있다.
IBM사가 알파고 수혜주라는 반사 이익을 얻을 수 있었던 이유는, 자연어 형식으로 된 질문들에 답할 수 있는 인공지능 컴퓨터 시스템 왓슨(Watson) 때문이었다. 1997년 뉴욕에서 열린 세기의 체스 대결에서 세계 체스 챔피언인 가리 카스파로프와 IBM의 슈퍼 컴퓨터 딥 블루(Deep Blue)가 맞붙었고, 2011년에는 퀴즈쇼 제퍼디쇼에서는 왓슨이 인간과의 퀴즈 대결을 벌였다. 이 두 대결 모두 기계(인공지능)가 최종 승리를 가져갔다.
왓슨에 대한 관심은 지난 12일에 개최됐던 IBM 커넥트 2016-새로운 사고의 시대(A New Era of Thinking)' 행사에도 그대로 이어진 느낌이다. IBM의 코그너티브 비즈니스(Cognitive Business)가 왓슨, 클라우드, 분석, 보안, IT 인프라 등 전 영역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 보여준 이날 행사에는 약 1500명의 업계 관계자가 참가해 뜨거운 관심을 보여줬다.
이날 행사에서 한국IBM 제프리 로다 사장은 “전세계에서 생성되고 있는 데이터의 80%가 비정형 데이터이며, 전체 데이터의 80%는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며, “코그너티브 시대에 컴퓨터가 더 많은 데이터를 습득하고 학습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왓슨 비즈니스를 담당하고 있는 제이슨 레오널드는 왓슨의 코그너티브 컴퓨팅 기술이 적용된 로봇 나오미(Nao-mi)와 대화하는 것으로 기조 연설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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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의 왓슨이 탑재된 일본 소프트뱅크사의 로봇 페퍼
물론 이 많은 사람들이 왓슨 하나 때문에 모인 것은 아니겠지만, IBM이 전면으로 내세운 코그너티브 비즈니스의 이면에는 왓슨과 같은 인공지능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분명해 보였다. 이에 앞서 지난 1월 CES 전시회에서 IBM 지니 로메티(Ginni Rometty) 회장은 코그너티브 비즈니스 시대의 도래를 선언하며 “수많은 데이터들이 연결되어 다양한 산업군에서 거대한 사물인터넷(IoT)을 형성하고 있지만, 디지털만으로는 거대한 IoT 시장에서 차별화된 가치를 만들어낼 수 없다”며, “코그너티브 컴퓨팅만이 차별화된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해답”이라고 역설했다.
IBM에서 말하는 코그너티브 컴퓨팅이란 모든 디지털 인텔리전스(디지털 애플리케이션, 제품, 프로세스, 시스템 등)에 코그니션(Cognition) 즉, 일종의 사고 능력이 구현되는 것을 의미한다. 데이터를 분석하여 차별화된 비즈니스 통찰력을 얻기 위해서는 자연어를 기반으로 사람처럼 데이터를 이해하고, 추론, 학습하여 최상의 솔루션을 제공해야 한다. IBM은 왓슨의 인지능력이 사물 인터넷의 미래라고 판단, 2015년 3월 인지능력 컴퓨터와 사물인터넷의 결합을 위해 3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실, 왓슨은 일종의 소프트웨어라는 것이 정확하다. 클라우드 환경 위에 탑재된 SaaS(Software as a service) 솔루션인 왓슨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왓슨 디벨로퍼 클라우드 사이트에 들어가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를 열어서 곧바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다. 현재 나와 있는 28개의 API를 IBM은 내년엔 50개, 내후년에는 70개로 계속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는 수 백 개의 스타트업 기업들이 만드는 인공지능 솔루션이 생태계를 구성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면서 현재는 금융, 공공, 의료 등의 분야에서 폭넓게 쓰이고 있다.
IBM 코리아의 김연주 상무는 발표를 통해 “2011년 제퍼디쇼에서 왓슨이 선보인 이래, 실생활과 기업환경에 적용할 수 있는 상용화 제품이 나온 것이 3년 만인 2014년의 일”이라며, “인공지능은 더이상 미래 기술이 아닌 현재 기술”이라고 말했다. 또한 한국IBM 협력사와의 관계와 뜨거운 관심을 반영하여 연말까지 왓슨이 한국어를 학습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제이슨 전무는 ‘코그너티브 시대에 비즈니스를 재창조하는 왓슨’이라는 기조 연설을 통해, “왓슨이 자연어에 반응하도록 지속적으로 가르치고 있다. 명령어를 입력하지만 자연스럽게 사람표현을 이해하도록 학습시키고 있다”면서, “다만 사람의 일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의사결정 하도록 조력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년 경력의 직원이 10년 된 직원처럼 일하게 만드는 왓슨?
그렇다면 인공지능이 사람을 어떻게 돕는다는 의미일까. 제이슨은 정보 지식과 기억 기능, 기계 학습을 통한 왓슨이 감각, 상상, 경험 등을 가진 인간에게 편견을 배제한 의사결정이 내리도록 조언해 준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의료 분야에 적용한 왓슨은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각종 진단정보와 증상, 가족력 등을 기반으로 치료를 권고(조언)하고, 사람의 글을 보고 분석하여 고객을 분석하는데 도움을 주며, 심지어 대학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의 고민상담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사례를 들었다.
IBM은 이에 ‘Watson IoT’라는 말을 도입했다. ‘Watson IoT’는 현실의 세상으로부터 학습하고, 현실의 세상에 지능을 불어넣는다는 개념이다. 예를 들어, 엔진 제조사에서 실시간 성과 데이터를 수집하고 전송하며 예측 분석을 활용하거나, 자동차 기업이 차량 및 기타 IoT 데이터를 활용하여 연료비를 줄이고 운전자 및 차량 편성자의 안정을 향상시키는 사례가 있을 것이다.
제프리 로다 한국IBM 사장은 왓슨이 사람과 같이 학습하고 정보를 습득하면서 일하기 때문에 “2년 경력의 직원이 10년 된 직원처럼 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비유했다. 행사에 참여한 한 관계자들이 왓슨은 결국 아이디어 싸움이 될 것이라고 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신입이라도 5년, 10년 된 사람처럼 일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풍성한 애플리케이션 개발이 뒤따라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