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AI 전문기업으로 변신하겠다고 밝혔다. KT는 앞으로 4년간 3,000억 원을 투자하고, AI 전문인력 1,000명을 육성할 계획이다. KT는 현재 홈 위주의 AI 사업을 글로벌, 산업·에너지, 오피스, 교육 분야로 확대할 계획이다. 감성·언어, 영상·행동, 분석·판단, 예측·추론 영역에서 20여개의 AI 원천기술을 공개했다. KT는 AI 전문인력 양성과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AI 코딩교육 확대로 대한민국 AI 경쟁력 향상에도 이바지한다는 방침이다.
KT, 4년 간 3천억 투자로 AI 전문기업 될 것
부족한 AI 인재풀, 초등·중학생부터 키운다
20여개 AI 원천기술, 아직 서비스로는 요원
AI가 모든 산업의 기반으로 자리 잡아가는 가운데 KT가 AI 중심 사업전략을 발표했다.
▲KT의 AI 디바이스들 (사진=KT)
KT는 3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AI 전문기업으로 변신하겠다고 밝혔다.
KT는 앞으로 4년간 3,000억 원을 투자하고, AI 전문인력 1,000명을 육성할 계획이다. 현재 KT의 AI 전문인력은 200여명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AI 비즈니스, 홈에서 4대 분야로 확대한다
2017년 1월 말 출시된 기가지니는 국내 AI 기기 중 최초로 가입자 200만을 달성한 KT의 대표 AI 서비스다.
초창기 기가지니는 TV 셋톱박스 형태로만 서비스를 제공했으나 LTE 스피커 등으로 단말과 서비스를 다양화했으며 아파트, 호텔, 자동차 등으로 영역을 확대 중이다.
KT는 현재 73개 건설사 및 7개 홈 네트워크사와 협력해 AI 아파트를 공급 중이고, 13개 호텔 1,200여개 객실에서 AI 호텔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KT는 기가지니에 만족하지 않고 현재 홈 위주의 AI 사업을 글로벌, 산업·에너지, 오피스, 교육 분야로 확대할 계획이다.
먼저 기가지니의 영역을 글로벌로 확장한다. KT는 11월 중 필리핀 세부에서 AI 호텔을 시범 적용할 예정이며, 아시아·중동 전역에서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러시아 이동통신 1위 사업자 MTS에는 기가지니 기술 컨설팅을 제공할 예정이다.
다음으로 산업 분야에서는 공장, 보안, 에너지, 고객센터 등에서 AI를 적용한다. 공장에서는 KT의 5G 네트워크, 빅데이터, 지능형 영상분석 기술과 AI를 결합한 스마트팩토리 플랫폼으로 생산성을 높이고, 안전사고를 방지한다. 보안에서는 사람과 사물의 선별적 인지와 침입이나 출입감지에 AI를 활용한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AI 기반의 통합 에너지관리 플랫폼(KT-MEG)을 바탕으로 건물이나 빌딩의 에너지 효율성을 높인다. 현재 시범 운영 중인 AI 고객센터도 2020년 본격 선보인다. AI 고객센터는 상담 어시스턴트, 음성기반 고객인식, 고객불만(VOC) 자동분류 등 기능을 갖췄다.
KT는 AI 고객센터를 심야시간 상담 및 고장접수, 피크타임 때 고객 상담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그리고 사무실에 AI를 도입해 효율성을 높인다. 단순 반복 업무를 AI가 대체할 수 있는 AI 업무처리 서비스를 준비 중이며, 이 서비스에는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 챗봇, AI 받아쓰기(STT) 기술이 적용된다.
KT는 이미 자사에 적용한 마비서, 전대리 등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 서비스로 연간 70억 원 이상의 비용절감을 이끌었다고 밝혔다.
화자분리와 음성추출 기능을 통해 회의록을 자동 작성해주는 서비스와 AI를 기반으로 상품 불량을 선별하는 서비스, 이용통계 추출 등 무인편의점 솔루션도 개발 중에 있다.
교육 분야에서는 AI 인재 육성이 핵심이다. 제대로 된 AI 인재가 7명뿐이라는 소리까지 나올 정도로 국내 AI 인력풀은 좁다.
KT는 이미 코딩 능력만 있으면 AI 음성인식 단말을 만들 수 있는 ‘AI 메이커스 키트’를 지난해 7월 출시했다. AI 코딩교육 패키지인 AI 에듀팩 중급 버전은 올해 6월, 초급 버전은 올해 10월 각각 출시했다.
소외계층 어린이 및 청소년들에게 AI 코딩교육을 제공하는 AI 비타민 프로젝트도 시작했으며 2020년까지 5,000명 이상을 교육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4개 영역 AI 원천기술 기반 AI 서비스 시연
이번 간담회에서 KT는 4개의 ▲감성·언어 ▲영상·행동 ▲분석·판단 ▲예측·추론 영역에서 개발 중이거나 완료한 20여개의 AI 원천기술을 공개했다.
감성·언어 영역에서는 시끄러운 환경에서도 목소리를 정확히 인식하고, 여러 사람의 음성을 깨끗하게 분리하는 스피치 세퍼레이션(Speech Separation) 기술, 한 문장만 녹음하면 영어 음성을 만들어주는 영어 개인화 음성합성(English P-TTS) 기술 등을 시연했다.
대화의 질문과 주제를 파악하고, 지식검색을 토대로 간단히 답변하는 문서기계 독해(Machine Reading Comprehension) 기술을 발전시켜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예정이다.
영상·행동 영역에서는 2차원 영상에서 3차원 인체 동작을 예측하는 딥러닝 기반 지모션(G-Motion) 기술과 움직이는 객체에 영상을 투사하는 기가빔(GiGA Beam) 기술을 결합해 실시간으로 나를 따라 하는 3D 아바타(나바타)를 선보였다.
분석·판단 영역에서는 막대한 데이터로부터 숨겨진 정보를 찾아 실시간으로 정확하게 판단하는 기술을 소개했다. 웹페이지를 실시간 분석, 판단해 사용자가 원하는 행동을 수행하는 웹 에이전트 기술과 AI가 통신 장애를 분석해 원인을 찾아내고, 이를 빠른 시간에 복구하는 닥터로렌(Dr. Lauren) 기술 시연은 KT 사정상 불발됐다.
예측·추론 영역에서는 작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자가 학습으로 실제와 같은 트윈 모델을 생성해 문제해결을 도출하는 기가트윈(GiGAtwin) 기술을 소개했다. KT는 기가트윈 기술이 서울시 교통신호체계, 빌딩 에너지 등의 최적화에 활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갈길 먼 AI 서비스 상용화
지금까지 AI는 TV나 스피커를 통해 콘텐츠를 즐기고, 가정용 IoT 기기를 제어하는 수준에 머물렀다면 앞으로 AI 모든 영역에서 삶의 질을 높여주는 역할을 할 것이다.
KT는 데이터에 기반을 둔 AI로 각종 사회문제를 해결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AI의 예측·추론 지능은 독거노인의 고독사 예방, 감염병 확산 차단은 물론 재난재해 방지와 복구에 활용될 수 있다. 또한 AI 전문인력 양성과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AI 코딩교육 확대로 대한민국 AI 경쟁력 향상에 이바지한다는 방침이다.
▲KT 이필재 부사장 (사진=이수민 기자)
KT 마케팅부문장 이필재 부사장은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를 인식할 수 있는 기가지니는 해외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라며, “KT는 ‘AI 선진국, 대한민국’을 만드는 밑거름이 되고자 AI 컴퍼니로 변신을 선언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간담회에서 KT는 작정한 듯 AI 원천기술을 공개했다. 스피치 세퍼레이션, 영어 개인화 음성합성 기술이 특히 인상적이었으나 아직 다듬어진 인상은 아니었다. 분석·판단 영역의 AI 기술은 시연조차 하지 못했다. KT를 비롯한 국내 기업들의 본격적인 B2C AI 서비스 상용화에는 시일이 더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