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오픈 AI가 공개한 챗GPT의 등장은 초거대 AI가 인간을 대체할 수 대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호기심 혹은 두려움 속에 챗GPT에 대한 관심은 업계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에게도 확산되고 있다. 국산 AI 반도체 개발을 2030년까지 총 8,262억원을 투자하며, 챗GPT를 뛰어넘는 AI 개발을 위해 2,655억원을 투자한다. 국내에서는 이통 3사와 카카오, 네이버 등 대기업을 비롯해 스타트업의 관심도 거세다.
작년 12월 공개…2달만 1억명 돌파
정부, 챗GPT 교육·K-클라우드 ‘적극’
MS·구글·SKT·KT 등 초거대 AI 각축
챗GPT가 두 달 만에 월 사용자 1억명을 돌파하며, 인간의 지능을 닮은 생성형 AI에 대한 관심이 날로 뜨거워지고 있다.
작년 12월 오픈 AI가 공개한 챗GPT의 등장은 초거대 AI가 인간을 대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호기심 혹은 두려움 속에 챗GPT에 대한 관심은 업계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에게도 확산되고 있다.
'초거대 AI’란 기존 인공지능(AI)의 수백 배 이상 대규모 데이터를 인간처럼 스스로 학습 및 추론할 수 있는 AI다. 챗GPT는 사람 수준의 언어 능력을 토대로 대화하며 상호 작용하는 모델로, 인간의 물음에 답변하고, 이의를 제기하거나, 부적절한 요청을 거부할 수 있다.
챗GPT는 오픈AI가 GPT 3.5를 기반으로 개발한 대규모 언어 생성 모델이다. 챗GPT는 GPT-3.5 모델로, 1750억개의 매개변수(파라미터)를 가졌다. GPT-4는 100조개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구글의 람다는 1370억개의 매개변수를 갖는다.
기업 뿐만 아니라 대중 사이에서 챗GPT의 활용 사례가 늘며 빠른 속도로 일상이 변화되고 있다. 실제 사용자들은 대화가 가능한 수준의 챗GPT에 놀람을 표하며 다양한 영역에 적용을 시도하고 있다.
물론 현재 시점에서 챗GPT는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어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미국 학계에서 다양한 테스트 진행한 결과, 챗GPT 수준이 의사 면허시험, 로스쿨 졸업시험을 통과할만한 수준으로 평가받았으나 표절 등의 문제는 불가피하다. 워싱턴대와 버몬트대는 학내 규정에 ‘AI를 활용한 표절’을 포함시켰고, 챗GPT가 쓴 글인지를 식별하는 ‘제로GPT’라는 탐지 서비스도 등장했다.
그러나 한 실제 사용자는 “월 이용료 20달러를 지불하고 사용할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말할 만큼 챗GPT의 사용성이 인정받고 있다. 현재의 인기에 힘입어 챗GPT가 디자인, 창작, 번역 등의 광범위한 영역에서 인간 수준 이상의 결과물을 낼 수 있다는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 정부도 주목하는 ‘게임 체인저’
▲이종호 장관이 전문가들과 챗GPT 동향과 정책방향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행정안전부 업무보고에서 챗GPT로 신년사를 써본 경험을 언급하며 정부의 초거대 AI 시장 선점을 위한 의지를 엿보였다.
과기정통부 이종호 장관은 22일 서울 중앙우체국에서 학계를 비롯해 LG, SK, 네이버 클라우드 등 AI 전문가와 함께 챗GPT 동향과 정책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챗GPT는 AI가 우리 일상 속으로 스며드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며, “우리 기업이 보유한 디지털 역량을 극대화하여 글로벌 초거대 AI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챗GPT를 문화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직원 역량 강화교육, 아이디어 공모전 등을 추진한 바 있다. 여러 차례에 걸쳐 진행된 교육은 공지 후 3일 만에 400여 명이 신청할 정도로 큰 호응을 받았다.
특히 한국은 챗GPT의 등장으로 인해 AI 반도체 선도국가로서의 기반 마련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12월 국산 AI 반도체를 활용한 ‘K-클라우드 추진방안’과 ‘AI 일상화·산업화 계획’등을 발표해 AI 반도체와 초거대 AI 지원 방안을 구체화했다. 이를 위해 국산 AI 반도체 개발을 2030년까지 총 8,262억원을 투자하며, 챗GPT를 뛰어넘는 AI 개발을 위해 2,655억원을 투자한다.
■ MS·구글·SKT·KT…국내외 AI 전쟁
지난 1월 오픈 AI에 12조원이라는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한 MS는 자사의 검색 포털사이트 ‘빙(Bing)’에 챗GPT AI 기술을 적용하며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했다.
회의 솔루션 ‘팀즈 프리미엄’에도 GPT-3.5를 도입하고, 클라우드 애저, 파워포인트·워드·아웃룩 등에도 도입될 예정이다. MS 부사장은 자사 홈페이지에서도 적극적으로 오픈 AI와의 파트너십을 확장시키는 데 의지를 드러냈다.
이에 맞서 알파고 등으로 AI 시장의 주축을 담당하는 구글은 바드(Bard) 출시 계획으로 맞대응에 나섰다. 구글은 연내 20여개 AI 서비스에 적용 및 공개 예정이라고 전하며, 오픈 AI의 경쟁사 격인 스타트업 ‘앤스로픽’에 4억 불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한편 중국 바이두도 3월경 AI 챗봇 출시 계획을 밝히며 입지를 다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이통 3사와 카카오, 네이버 등 대기업을 비롯해 스타트업의 관심도 거세다.
SKT는 스페인에서 개최되는 MWC23에서 첫 한국어 모델 AI 서비스 ‘에이닷(A.)’이 출시 9개월 만에 가입자 100만명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특히 SKT는 올해 1분기 내 멀티모달 AI를 적용해 대화·서비스·캐릭터 등을 고도화하며 한국의 대표 AI 서비스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이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되는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도 챗GPT는 화두를 이어가고 있다. MS 등을 비롯해 국내에서는 SKT, KT, 삼성전자 등 대기업과 스타트업을 포함해 총 130곳이 MWC에 참가했다.
▲MWC에서 K-AI 얼라이언스를 구축한 SKT
또한 이날 SKT는 AI 반도체 사피온, 로봇·보안·미디어에 적용되는 비전 AI와 다양한 서비스를 공개하고, AI 테크 기업들과 동맹을 맺어 K-AI 얼라이언스의 구축을 알리기도 했다. △Phantom AI(팬텀AI) △SAPEON(사피온) △BESPIN GLOBAL(베스핀글로벌) △MOLOCO(몰로코) △코난테크놀로지’ △Swit(스윗) △TUAT(투아트) 등이 K-AI 얼라이언스 파트너사 대표들이 직접 참석했다.
KT는 초거대 AI ‘믿음’ 개발에 한창이다. 디지코 KT의 비전으로 인간의 감성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AI를 지향하는 KT는 AI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2020년 9월 창업한 이후 작년 기준 누적 1천억에 달하며 급성장한 리벨리온은 13일 데이터센터용 '아톰(ATOM)'을 선보였다. KT는 상반기 출시 예정인 ‘믿음’ 경량화 모델에 아톰을 탑재한다.
MWC에서 KT는 ‘믿음’과 AI 연구개발 포털 ‘지니랩스’를 소개하며, 리벨리온을 비롯해 데이터센터용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클라우드 서비스 개발에 협력 중인 스타트업 ‘모레’도 함께 참여했다.
국내 검색엔진 네이버도 초거대 AI 시장에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네이버는 한국어에 특화된 GPT-3 기반 AI 모델인 ‘하이퍼클로바’를 21년 5월 공개한 이후, 꾸준히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네이버 음성인식을 바탕으로 ‘클로바 케어콜’ 서비스, 클로바 스피커, 클로바 노트 등에도 적용됐으며, 오로라 프로젝트 가동에 한창이다.
네이버클라우드 김유원 대표는 27일 개발자 콘퍼런스 ‘DEVIEW(데뷰)’에서 '하이퍼클로바'를 업그레이드한 '하이퍼클로바X'를 오는 7월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날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는 챗GPT보다 한국어를 6500배 더 많이 학습해 개선됐다”며, 초대규모 AI 프로덕트 구축의 강자가 될 것이라 포부를 드러냈다.
네이버는 국내 최대 한글 데이터베이스를 보유하고, 앞선 AI 기술력도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다는 점에서 네이버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다양한 산업군 혁신을 가속화하는 챗GPT가 연일 화제가 되는 가운데, 챗GPT 서비스를 활용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정부의 제도 마련이 핵심 키가 될 것이다. 초거대 AI가 전용 반도체를 요하는 만큼, 반도체 선도국가로서 기회를 놓치지 않고, 일시적인 마케팅 수단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