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업무 도구를 보조하는 수준을 넘어 조직 운영의 기준 자체를 바꾸기 시작하면서, 기업의 채용 방식과 데이터 관리 체계, 기술 투자 우선순위도 함께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기업 경쟁력의 초점이 단순한 AI 도입 여부에서 인재 선발, 거버넌스 체계, 데이터 해석 구조를 얼마나 정교하게 갖추느냐로 옮겨가고 있다는 진단이다.
가트너는 3월 16일 서울에서 공개한 데이터·분석 분야 전망을 통해 AI 확산이 리더십, 인재 전략, 시장 구조 전반에 연쇄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내다봤다. 이 전망에 따르면 2027년까지 전체 채용 절차의 75%는 지원자의 직장 내 AI 활용 능력을 확인하는 평가 요소를 포함하게 된다.
가장 빠르게 달라질 분야로는 인재 선발이 꼽혔다. 조직이 AI 중심 업무 환경에 맞는 인력을 확보하려면 경력이나 직무 경험 외에 실제 활용 역량을 검증하는 절차가 필요해진다는 것이다. 리타 살람 가트너 수석 VP 애널리스트는 기업이 AI 도입 목표와 내부 인력의 준비 수준 사이의 차이를 더 엄격한 방식으로 측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업무용 소프트웨어 시장의 변화도 예고됐다. 가트너는 2027년까지 생성형 AI와 AI 에이전트 확산으로 생산성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약 580억달러 규모의 구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문서 작성과 편집, 사용자 인터페이스, 각종 플러그인과 파일 형식까지 AI 중심으로 다시 설계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중장기적으로는 데이터의 원천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가트너는 2029년까지 물리 환경에서 움직이는 AI 에이전트가 만들어내는 데이터가 디지털 AI 애플리케이션 데이터의 10배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2030년에는 조직의 절반이 자율형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거버넌스 정책 집행을 자동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실행 관리 부족과 시스템 간 연동 문제는 확산의 걸림돌로 지목됐다.
가트너는 이와 함께 2030년까지 직원 1인당 연간 반복 매출 200만달러 수준의 효율성을 내는 AI 스타트업이 등장하고, 인간관계 역량을 중시하는 경영진이 AI 경쟁력 확보를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또 유니버설 시맨틱 레이어는 데이터 플랫폼, 보안 체계와 함께 핵심 디지털 인프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