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자의 e글e글]에선 온라인 상에서 화제가 되는 IT 이슈를 김기자의 호기심으로 풀어보는 연재 글입니다. 이글이글한 눈빛으로 IT 이슈들을 탐색하도록 하겠습니다!
3월 9일 첫 대국 시작!
약 12억원의 상금을 두고 인간과 컴퓨터의 대결
지난해 구글의 '알파고(AlphaGo)가 유럽 챔피언 판후이(Fan Hui) 2단과 대국을 벌여 5전 전승을 거머쥐었다. 이는 전세계에 파장을 일으켰는데 이미 1997년 IBM의 ‘딥 블루’가 체스 챔피언을 물리친 것에 비하면 늦은 속도이다. 그러나 10의 170제곱 경우의 수인 바둑은 쉽게 이기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구글은 이미 우리나라 이세돌 9단에게 도전장을 냈으며 판후이와 동일하게 총 5번의 대국을 치를 예정이다. 다음달에 시작되는 세기의 대결은 3월 9, 10, 11, 13, 15일 진행되며 유투브(youtube)로 생중계 될 예정이다. 상금은 100만달러(약 12억원)로 책정되었으며 구글은 만약 알파고가 승리하게 된다면 상금 전액을 자선단체에 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기의 대결인 만큼 승부 예측 또한 인터넷상에서 뜨겁다. 인간과 인공지능의 대결의 결과가 분분한 가운데 다양한 여론을 살펴보았다.
우선 국내 포털사이트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이세돌의 승리를 점치며 기원하고 있다. 아이디 골드윙은 “웃지요. 컴퓨터가 프로기사를 이긴다? 이세돌에게는 5전 5패입니다” 라고 했으며 euni****은 “이사범님 승리 기원합니다” 라며 응원을 남기기도 했다.
네티즌들 “당연히 이세돌이 이길 것 그러나 놀랍고 두렵다” 부터
“당장은 어렵지만 곧 인간의 능력을 추월할 수 있어”라는 소수의견도 있어
한편 인공지능의 발전에 대한 두려움에 대한 댓글도 많았는데 아이디 dtb****는 “큰일났다. 컴퓨터가 인간을 지배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라고 남겼으며 pens****은 “벌써 저 수준까지 올라왔다니 놀랍다. 10 년 후면 컴퓨터들끼리 바둑 세계챔피언 대결하겠네”라며 놀라움을 표시하였다.
추천수가 높지 않았지만 알파고의 승리를 예감한 사람들의 의견들도 상당 수 보였다. 아이디 nani****는 “알파고는 단순히 착수할 수 있는 경우의 수를 알고리즘으로 계산하는 기계가 아니다”라며 “인간 대뇌피질을 모방해서 병렬적인 처리장치로 뉴런 시냅스의 전기 작용을 시뮬레이트해서 결과를 얻어내어 인간 한 명이 평생 얻을 수 없는 경험을 하루 이틀 만에 습득하는 인공지능이다.” 라고 설명하며 “이세돌이 이길 수 있는 가능성은 전혀 없다”라고 말했다. 또한 gold****는 이세돌에게 알파고 절대로 얕잡아 보지 말라고 전하며 “지금이야 프로기사가 이기겠지만 체스처럼 5년 이내에 완승한다”고 남겼다.
바둑 강대국, 한·중·일 그 어느 때 보다 바둑에 대한 관심 뜨거워
이세돌 승리 예측하지만 “아직 결과 몰라”라는 댓글들 있어
이 대결의 관심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에서도 예삿일은 아닌 것 같다. 중국 사이트 시나닷컴에 댓글을 남긴 아이디 hxu2[上海]는 “구글의 컴퓨터는 사고능력이 없지, 아무리 해도 영원히 인간을 이길 수는 없을거야.” 하며 단언하였고 반대의견으로는 아이디 光?
慧?[四川成都]가 인공지능 분야 쪽에서 일을 하고 있는 사람임을 밝히며 “많은 사람들이 알파고가 판후이랑만 경기를 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재미있네. 인공지능 만드는 사람은 인공지능 출시 전에 엄청나게 오랫동안 테스트를 하거든. 이 프로그램은 한국, 중국, 일본의 인터넷 바둑사이트에서 많은 고수들을 상대해 왔을거야.” 라고 추측하며 “AI는 인터넷에서 수많은 훈련을 했을 것” 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의 자회사 구글 딥마인드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데미스 하사비스(모니터 화면 왼쪽)가 28일 영국 런던에서 영상회의 시스템을 이용해 서울 역삼동 구글코리아에서 기자 간담회를 개최하였다. 구글코리아 제공>
실제로 딥마인드 CEO이자 구글 엔지니어링 부사장 데미스 하사비스(Demis Hassabis)는 ”알파고(AlphaGo)’는 지금까지 100만 번의 바둑을 두었습니다. 보통 바둑 선수가 1년에 1000번 경기를 한다고 보면 알파고는 1000년에 가까운 수련을 한꺼번에 받은 셈입니다.” 라고 1월 28일 화상 회의를 통한 기자간담회에서 밝히기도 했다.
그 밖에 의견으로는 아이디 WifitCSA가 “인공지능의 발전을 위해서 바둑 강대국들인 한중일이 공동으로 연구했으면 좋겠다” 라고 밝히기도 하였다.
일본 네티즌들 또한 한마디씩을 남기며 대결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일본의 2채널 바둑 스레드에 올라온 아이디 EHa1Oewk는 “세돌이 압승해서 세돌 굉장하다라는 말이 나오고 끝나겠지, 하지만 기대된다.” 라고 남겼으며 아이디 ZN3lpHC3는 잡지 네이처가 제공한 기보를 보았다고 밝히며 “이세돌 9단이라도 위험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세돌의 바둑을 엄청 좋아하니까 이겼으면 좋겠지만. 세돌도 위험한 것 같네.”라며 걱정스러움을 내비쳤다.
전문가들 ‘이번에 이세돌을 꺾진 못할 것’
그러나 ‘기존 바둑 프로그램들 보단 훨씬 뛰어나’
전문가들 또한 승부 예측을 하나씩 내놓고 있는 가운데 지난 1월 28일에 한경닷컴에서 KAIST 김대식 교수는 “당연히 이세돌 9단이 이긴다”고 말하며 “구글도 알파고가 이긴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오히려 구글로선 알파고가 져서 최고수의 데이터를 얻는 것이 이득”이라고 설명했다.
알파고와 판후이의 5번기 기보 <Nature & Google Deepmind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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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호 한국기원 사무총장 또한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 컴퓨터와 대국한 적이 없어서 한 두 경기를 이길 수 있지만 모든 대국을 이기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으며 이하진 국제바둑연맹 사무국장은 “기보를 보고 컴퓨터가 둔 바둑이라는 느낌이 안 들었다.” 고 밝히며 “기존 바둑 프로그램들은 계산해서 바둑돌을 놓기 때문에 잘못된 계산 값이 나오면 이상한 곳에 두는데 알파고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알파고는 CPU 1,202개를 연결, 발생할 수 있는 경우의 수를 줄였으며 3,000만개의 대국 빅데이터를 입력한 후 알파고가 스스로 대국을 진행하여 최선의 수를 찾아 데이터를 쌓을 수 있다. 또한 이미지를 인식할 수 있어 데이터가 없는 상황에선 그 상황에 관한 모든 경우의 수를 제외시킨다.
1997년 ‘딥 블루’가 체스에서 우승한 후 바둑은 경우의 수가 훨씬 많아서 이기기 어렵다고 추측했다. 지금에 와서는 바보 같은 생각일지도 모르겠다. 정말 많은 경우의 수 계산은 오로지 컴퓨터만이 가능하지 않았던가.
이제 독자들의 선택만이 남았다. 인간의 승리인가, 기계의 승리인가. 아니면 질문을 바꿔 ‘누구의 승리를 바라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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