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이지,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습니다. 어디 정치분야의 현 시국에 비교가 되겠습니까만 IT 분야도 그에 못지 않았던 게 사실입니다.
이렇게 말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어떤 하나의 사건과 정황을 기준으로 전과 후를 나누거나 시대를 구분 짓는 말을 하곤 합니다. 예를 들어, 대중문화의 기준점을 ‘서태지’ 이전과 이후로 나눈다거나 영화계를 배우 이경영(혹은 오달수?)이 나오는 영화와 안 나오는 영화를 나누는 일이 그것일 것입니다. 아무래도 그 기준점은 역사적인 평가와 객관적인 통계를 떠나서 많은 사람들이 인지하는 공감도면에서 그만한 가치가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2016년을 뒤돌아보면 다가오는 2017년이 보일까
인공지능은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 전후로 나뉘어
정말이지,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습니다. 어디 정치분야의 현 시국에 비교가 되겠습니까만 IT 분야도 그에 못지 않았던 게 사실입니다.
이렇게 말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어떤 하나의 사건과 정황을 기준으로 전과 후를 나누거나 시대를 구분 짓는 말을 하곤 합니다. 예를 들어, 대중문화의 기준점을 ‘서태지’ 이전과 이후로 나눈다거나 영화계를 배우 이경영(혹은 오달수?)이 나오는 영화와 안 나오는 영화를 나누는 일이 그것일 것입니다. 아무래도 그 기준점은 역사적인 평가와 객관적인 통계를 떠나서 많은 사람들이 인지하는 공감도면에서 그만한 가치가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래서 감히 말합니다. 적어도 2016년은 아니, 근래 몇 년 사이에 기술의 진보는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 대결’(2016년 3월) 이전과 이후로 나뉘는 것이 아닐까하고 말입니다. 사실 그 이전에 1997년 IBM 슈퍼컴퓨터 딥블루와 인간의 체스대결이 있었고, 2013년에는 IBM 왓슨과 인간의 퀴즈대결이 있었습니다만, 바둑이라는 고차원적인 게임을 두고 벌인 컴퓨터와 인간의 대결은 ‘세기의 대결’이라는 말에 가장 어울리는 ‘사건’이었다고 봅니다.
이를 대변하듯 2016년에는 유독 인공지능(AI)에 대한 이슈가 많았던 해였습니다. 인공지능이라는 테크놀로지가 이슈가 된 것은 30년도 더 된 일이지만 올해는 인공지능 분야의 인수합병 비즈니스도 많았습니다. 새해 벽두(2016년 1월)부터 구글은 GPU 칩업체인 Movidius와 제휴를 통해 ‘머신 인텔리전스’를 모바일기기 내부에서 구현할 뜻을 내비쳤으며 마이크로소프트는 AI 기술 기반 키보트 앱 서비스기업 Swiftkey를 인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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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는 올 벽두부터 AI 기술 기반 키보트 앱 서비스기업 Swiftkey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Swiftkey 유투브 화면 캡처)
2월에는 야후가 딥러닝 SW CaffeOnSpark를 오픈소스화했으며, 페이스북은 AI HW Big Sur, 딥러닝 모듈 Torch를 오픈소스화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AI 도우미 Cortana, skype 번역 음성인식 기술, 딥러닝 툴킷 등을 오픈소스화했고 구글도 AI SW TensorFlow를 오픈소스화했습니다. 여기에 삼성도 SW Veles를 오픈소스화해 각 업체들이 AI생태계를 가속화하면서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는데 주력했습니다.
4월은 챗봇(Chat Bot)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는 달이었습니다. 텔레그램은 각종 봇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온라인 소토어를 시작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는 챗봇 Tay를 런칭했고 페이스북은 챗봇 플랫폼과 이를 제작하는데 필요한 엔진 등 개발도구를 공개했습니다. 구글은 사용자의 질문에 답해주는 AI챗봇 기술을 모바일 메신저앱에 접목할 계획을 밝혔으며 네이버는 일본 자회사 LINE을 통해 하반기 AI봇을 활용한 스마트폰 콜센터 런칭을 예고했습니다.
5월은 페이스북이 광고부분 성장으로 매출이 급증하는 시기였고 6월은 실리콘밸리에서 퀀텀 컴퓨팅 기술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는 달이었습니다. 이는 고속으로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퀀텀 컴퓨팅이 발전해야 AI 산업도 함께 발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7월에는 우버(Uber)가 자체 지도 구축에 5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해 업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자율주행차 시장으로 움직이기 위해 내부적으로 관련 인력 영입 및 기술 업체에 투자하는 움직임을 보여왔던 우버는 외부적으로도 구글, 애플, 아우디, BMW, 다임러 등의 경쟁사들에 대응하기 위해 자체적인 지도까지 구축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8월은 인텔이 ARM 공식 제휴를 발표했습니다. 결국 모바일 시장을 놓쳤던 인텔이 ARM과 손잡고 파운드리를 강화하겠다고 공식 천명한 것입니다. 같은 달 델파이와 모발아이는 2019년까지 자율주행 시스템 CSLP 양산을 위해 협력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CSLP는 자율주행 기술레벨 4단계의 자율주행 시스템입니다. 9월에는 구글이 스마트홈 기기 ‘Google Home’을 출시하며 아마존 에코와 SK텔레콤의 ‘누구’에 대응했습니다.
10월에는 VR기기가 한층 더 진화하는 계기가 이뤄졌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큘러스, HTC는 각각 시각을 넘어 촉각까지 전달하는 VR기기 출시를 발표했습니다. 11월에는 Airbnb가 숙박사업에서 관광사업으로 확대하는 ‘Trip’을 출시했고 테슬라는 SolarCity 공식합병으로 향후 태양광 사업을 예고했습니다. 지금까지 매달 일어났던 굵직굵직한 일들을 나열하기만 해도 숨이 찹니다. 이 외에도 치열한 글로벌 경쟁을 나타내주는 수많은 일들은 일일이 거론하기도 벅찰 정도입니다.
서두에 거론했던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은 대한민국 남녀노소의 뇌리에 ‘인공지능’이라는 단어를 각인시키며 모든 산업을 인공지능과 연관지어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아직 규정도 실체도 명확하지 않은 ‘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가 구체화되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입니다. 아무튼 인공지능의 해, 2016년은 지고 새로운 2017년이 밝을 것입니다. 2017년도 이의 연장선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테지만 또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모를 일입니다.
미리보는 2017년 톱 IT 이슈 발표에 나선 로아컨설팅의 김진영 대표의 말에서 그나마 새해 그림의 윤곽을 그려봅니다. “2017년은 아마존 vs 구글 중심의 플랫폼 리더십 경쟁이 관전 포인트입니다. 앞으로 AI는 스마트팩토리에서의 머신러닝으로 두각을 나타내며 챗봇 고도화와 메신저와의 통합 가속화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고 홈스피커을 매개로 상용제품에의 활용가능성이 확대될 것입니다. 또한 내년은 비디오 중심의 콘텐츠 또는 미디어 커머스 시대로 돌입하며 산업용 드론도 확대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