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윈도우는 외부 충격이나 오염, 지문 등으로부터 디스플레이 기판을 보호해주는 부품이다. 생기원 정용철 박사 연구팀은 유리 수준의 경도와 플라스틱 수준의 유연성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는 커버윈도우용 플렉시블 하드코팅 신소재를 개발했다.
생기원, 플렉시블 하드코팅 신소재 기반
커버윈도우 제조기술 독자 개발 성공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7일, 폴더블 디스플레이에 적용할 수 있는 플렉시블 하드코팅 신소재를 독자 개발하고 이를 활용해 복합구조 형태의 커버윈도우를 제조하는 데 성공했다.
▲커버윈도우 시제품 (사진=생기원)
스마트폰 등 각종 IT 기기의 디스플레이 겉면에는 대부분 유리 소재로 만든 ‘커버윈도우(Cover Window)’가 부착되어 있다. 이는 외부 충격이나 오염, 지문 등으로부터 디스플레이 기판을 보호해주는 부품으로, 디스플레이 제작 공정에서 필수적으로 부착된다.
터치 기능이 많이 쓰이는 IT 기기의 경우 강화유리가 주로 활용돼왔다. 반면 폴더블폰은 기존 유리 소재 대신 유연성이 뛰어나 접고 펼칠 수 있는 플라스틱 소재인 ‘투명폴리이미드(Colorless Polyimide; CPI)’를 적용하고 있다.
CPI로 만든 커버윈도우는 빛 투과율이 높고 깨지지 않으며 수십만 번을 접어도 견딜 수 있을 만큼 내구성이 강하다. 그러나 유리 소재보다 스크래치에 취약하고 접거나 펼칠 때 이음새 역할을 하는 힌지 부분에서 주름 등의 변형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접을 수 있는 초박막 강화유리인 UTG(Ultra Thin Glass) 개발을 추진하고 있지만, 유리 두께를 얇게 만드는 기술이 부족하고 수율도 낮아 양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생기원 마이크로나노공정그룹 정용철 박사 연구팀은 이러한 소재별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2015년 연구에 착수, 5년간의 노력 끝에 유리 수준의 경도와 플라스틱 수준의 유연성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는 플렉시블 하드코팅 신소재를 개발했다.
개발된 신소재는 성형 가공이 자유로운 유리 소재의 일종으로, 세라믹에 가까운 실리케이트(SiO2)와 실리콘 오일(SiO) 간 중간 수준의 물성을 지니도록 인위적으로 형성시킨 나노 구조체다.
규소(Si)와 산소(O) 간 연결 구조 및 비율을 조절함으로써 세라믹, 고무, 오일 등 단단한 것부터 부드러운 것까지 원하는 물성을 쉽게 만들어낼 수 있으며, 특히 경도와 유연성처럼 서로 어긋나는 물성도 하나의 시트 위에 구현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 신소재의 물성 조절을 통해 폴더블폰의 양쪽 평면부는 단단하지만, 힌지 부위는 유연하게 만든 복합구조(Rigid-Soft-Rigid; RSR) 형태의 커버윈도우를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제작된 커버윈도우의 경도는 강화유리에 가까운 9H 수준으로 높아 자동차 열쇠 등으로 강하게 여러 번 긁어도 스크래치가 발생하지 않는다. 또한, 곡률반경 1R 범위까지 휘어도 깨지지 않아 CPI 소재에 상응하는 유연성을 지녔고, 20만 회가량의 반복 사용에도 내구성을 유지한다. 폴더블 방식 중 화면을 안쪽으로 접는 인폴딩(In-Folding)과 바깥으로 접는 아웃폴딩(Out-Folding) 모두 적용 가능해 활용도 역시 높다.
연구팀은 이밖에도 자체 제작한 슬롯코터(Slot-Coater) 장비를 활용해 커버윈도우 연속 제작에도 성공함으로써 롤투롤(Roll-to-roll) 공정 기반의 양산 가능성을 검증해냈다.
▲생기원 마이크로나노공정그룹 정용철 박사 (사진=생기원)
정용철 박사는 “플렉시블 신소재는 폴더블폰 외에도 이차전지 분리막, 광학모듈 코팅, 자동차 곡면 폼 성형, 건축·가구 분야 등 활용범위가 광범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폴더블폰 판매량이 2019년 40만대에서 2023년 3,680만대까지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