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년간 반도체 업체의 R&D 투자액이 평균 14%였고 매출 상승은 평균 4~5%이었다. 이는 꾸준한 반도체 M&A에도 불구하고 EDA 산업에 성장이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 멘토그래픽스가 1일 개최한 국내 대표적인 EDA 분야 기술 행사 ‘Mentor Forum 2015’에 참석차 방한한 월든 C 라인스 회장이 올해 몰아친 반도체 M&A에 대해 입을 열었다. 월든 회장은 이날 포럼 기조연설을 통해, 최근의 반도체 M&A와 R&D 투자에 대한 전망을 발표했다.
그의 말대로 올해는 반도체 M&A 측면에서 ‘독특한 해’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2건이었던 반도체 M&A가 올해는 상반기에만 19건이 발생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반도체 M&A 투자 규모액이다.
반도체 M&A, 2015년은 '독특한 해'
지난해 230억 달러에 불과했는데 올해 상반기에만 830억 달러를 기록했고, 올해 최고 1660억 달러를 기록할 전망이다. 특히 올해 2015년에는 3건의 최고가를 기록한 인수합병이 진행되었다. 인텔의 알테라 인수에 18조, NXP의 프리스케일 인수에 14조, 아바고의 브로드컴 인수 금액이 41조에 달한다. 참고로 지난 2012년 18건(100억 달러), 2013년 16건(120억 달러)이었다.
그동안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은 통합되지 않고 그 반대의 길을 걸어 온 것이 사실이다. 1965년부터 72년 사이에는 29개의 반도체 기업이 나타났지만, 1위 반도체사의 시정점유율은 거의 동일한 %를 유지하고 있다. 1-5위 기업의 통합 시장점유율은 미미하게 올랐을 뿐이다. 1-10위 기업의 시장점유율은 거의 비슷하고, 1-50위 기업의 시장점유율은 지난 10년간 10% 하락했다.
2015년에야 비로소 이러한 긴 기간 동안의 트랜드에 실질적인 변화가 있었다. 2015년 상반기 상위 10위 반도체사의 시장점유율은 1984년 가장 높았던 때보다 3%가 상승했다.
월든 회장은 올해 반도체 M&A가 많았던 이유를 규모의 경제, 낮은 금리, 정부규제의 변화 등 3가지로 요약했다.우선 규모의 경제 측면에서 파운드리의 매출과 팹리스 회사의 전세계 판매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파운드리의 규모와 이익률을 살펴보면 큰 회사의 이익률이 작은 회사의 이익률보다 높은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전반적인 반도체 시장에서는 큰 회사의 이익률이 더 높지는 않았다. 또한저리의 이율로 현금을 융통할 수 있어 현금 유동성이 커진 이유를 들었다.
이로 인해 M&A의 규모는 커졌지만, 2007년 금융위기 이후, 빚을 내서 투자하는 레버리지 인수 건은 줄었다. 마지막으로 정부 규정의 변화는 중국의 사례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중국 정부는 앞으로 5년간 반도체 산업에 대한 투자를 해외 기업 인수 및 국내시장에 200억 달러(22조원)을 투자하며 지속적으로 20%씩 늘려가겠다고 밝혔다.
인수합병으로 운영비용은 감소, 반도체 R&D 비용은 계속 증가 추세
하지만 월든 회장은 반도체 업계의 인수합병으로 회사의 운영비용은 감소했지만, 반도체 R&D 비용은 계속 증가 추세라는데 주목했다.
“EDA가 반도체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적으로 거의 비슷하며, 시뮬레이션/검증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검증 전문 엔지니어의 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러한 트랜드는 계속될 것이다. 많은 EDA 설계 디자이너가 있다는 것이 조직의 업무 효율성과 정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인수 합병으로 해당 사업을 포기하거나 R&D 투자가 줄어들게 된다면 이는 곧 다른 회사에 기회가 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TI, NXP, Broadcom등에서 포기한 시장에서 MediaTek Spreadtrum, Qualcomm 등의 수익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R&D 투자 줄이면, 이는 곧 경쟁 기업의 기회 주게 돼
“반도체 M&A에 따른 EDA 지출 감소가 의미있을 정도로 크지는 않다. 지난 20년 간 반도체 매출에 따라 일정한 수준으로 비용을 투자해 왔다.”
새로운 반도체 어플리케이션 개발을 위해 반도체사들은 R&D 투자를 늘리고 있다는 점도 EDA 업계에는 고무적이다. 스마트 모바일 기기에 들어가는 CMOS이미지 센서는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IoT는 아주 크고 빠르게 반도체 산업에 기회를 주고 있다. 실제로 관련 웨어러블 시스템은 36% 성장이 기대된다.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의 송신 및 분석은 대형 디지털 칩에 대한 수요를 일으키고 있다.
월든 회장은 반도체 M&A가 R&D에 미치는 영향으로 ▲합병후 부분적인 분사로 이익률을 높이고 R&D에 투자하는 점 ▲ 한 업체가 줄인다고 해도 전체적인 투자 규모는 유지된다는 점 ▲반도체 M&A후에 엔지니어가 이직한다고 해도 결국 다른 기업에서 R&D 활동하게 된다는 점을 들었다.
“R&D 지출이 일시적으로 줄어들긴 하겠지만 일정 비율을 유지할 것이다. 반도체 M&A 추세가 지속되긴 하겠지만 영원히 계속되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