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한창 3D TV 경쟁이 벌어질 때의 일입니다.
대기업 디바이스 업체가 직접 3D TV 분야의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나서며 자신들의 협력 업체가 경쟁기업과 협력하는 것도 막았습니다. 자연히 기업간 교류는 폐쇄적으로 변했고 기술 개발이나 콘텐츠 생산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3D TV는 한계를 맞이하고 말았습니다.
3D TV에서 얻은 교훈은 몇 가지로 요약됩니다. 특정 시장과 기술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는 것. 생태계 조성은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주도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 콘텐츠의 부족은 결국 시장 확대의 한계를 가져온다는 사실입니다.
몇 년 전 한창 3D TV 경쟁이 벌어질 때의 일입니다.
대기업 디바이스 업체가 직접 3D TV 분야의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나서며 자신들의 협력 업체가 경쟁기업과 협력하는 것도 막았습니다. 자연히 기업간 교류는 폐쇄적으로 변했고 기술 개발이나 콘텐츠 생산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3D TV는 한계를 맞이하고 말았습니다.
3D TV에서 얻은 교훈은 몇 가지로 요약됩니다. 특정 시장과 기술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는 것. 생태계 조성은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주도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 콘텐츠의 부족은 결국 시장 확대의 한계를 가져온다는 사실입니다.
최근 부흥을 맞고 있는 VR(가상현실)를 보면서 3D TV의 교훈을 잊지 말자는 얘기가 많이 나옵니다. 요즘 VR산업은 기존 실리콘밸리의 IT 1세대와 신세대가 함께 키우고 있는 유일한 산업이라고 말할 정도로 기대가 크다고 봅니다. 특히 콘텐츠 기업의 참여는 3D 때와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음을 말해줍니다. IT기업과 콘텐츠 기업들이
‘함께 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은 매우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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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전시장에서 참관객이 야구 콘텐츠를 이용한 VR를 체험하고 있다.
VR 콘텐츠는 5~6개의 카메라로 촬영된 영상을 결합하여 제작되므로 일반 미디어 콘텐츠 대비 상대적으로 대용량에 속해 5G를 준비하는 이통사에게는 또 한번 도약의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KT의 이미향 상무는 “KT는 네트워크와 실시간 VR를 결합한 5G 시대 차세대 미디어 사업자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강조한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입니다. 네트워크와 미디어의 융합을 통해 풍부한 미디어 이용 경험을 제공하는데 VR은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이를 의식하듯 이 상무는 ‘VR에 걸맞는 콘텐츠를 위해서는 기획부터 달라야 한다’며 콘텐츠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그는 이어 “VR 시장 활성화 및 선순환 구조 정립을 위한 생태계를 구축하여 콘텐츠 기획단계부터 같이해야 한다. 격투기, 익스트림 스포츠 등의 게임 중심의 VR 콘텐츠가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SK텔레콤도 5G 시대에는 통신사들이 VR 산업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VR과 더불어 AR(증강현실)은 5G의 대표분야인 실감 미디어 영역에서 핵심서비스가 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SK텔레콤의 전진수 팀장은 “SK는 지난 4월에 증강현실 및 가상현실 서비스 제공을 위한 통합 콘텐츠 서비스 플랫폼을 오픈했다”며, “여기에는 저작도구는 물론 콘텐츠 브라우저,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개발자를 지원한다”고 말했습니다.
VR의 콘텐츠가 중요해지면서 VR 사업을 진행하는 업체들은 파트너사를 상대할 때 먼저 ‘콘텐츠가 얼마나 있냐’고 물어보는 것이 일상이 됐다고 합니다. 그만큼 콘텐츠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최근 360도 카메라가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하반기부터는 일반인들이 만들어내는 VR 콘텐츠도 VR의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누구나 360도 카메라를 이용해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이것으로 유튜브에 올려 공유할 수 있을 것입니다.
VR/AR 산업은 분명 콘텐츠 말고도 무게 어지럼증의 개선, 높은 화질과 같은 디바이스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과 함께 디바이스 문제는 머지 않아 개선될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당장 다양한 콘텐츠를 확보해야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이용자들은 계속 VR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