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좋은 건 아는데 일 끝나면 머리가 비어 버리는 것 같다. 누가 책 좀 읽어줄 순 없을까. 하는 생각에 듣기 시작한 ‘오디오북’ 감미롭게 책을 읽어주는 성우들의 목소리를 듣고 있자면, 연예인처럼 한번 만나보고 싶은 생각도 든다. 기회가 닿아서, 직접 오디언(audien)에 가봤다.
10년 넘게 오디오북을 만드는 곳이다. 한 권의 책을 읽는데 걸리는 시간은 11시간이 넘는다. 읽는 것도 읽는 거지만, ‘언제 듣지?’ 싶을 법도 하지만, 2~3시간 정도로 요약해 들려주는 것이 오디오 북의 강점이다. 이기주의 <언어의 온도>같은 에세이부터 각종 자기계발서를 녹음해 앱과 웹으로 서비스한다. 물론, 고전이나 명작 소설은 전체를 읽어 주기도 한다.
10년 넘게 듣는 책 제작하는 오디언, 1천 권 넘는 책 들을 수 있어
시사 이슈와 드라마 제작 중심으로 새로운 콘텐츠 분야 발전 중
책 좋은 건 아는데 일 끝나면 머리가 비어 버리는 것 같다. 누가 책 좀 읽어줄 순 없을까. 하는 생각에 듣기 시작한 ‘오디오북’ 감미롭게 책을 읽어주는 성우들의 목소리를 듣고 있자면, 연예인처럼 한번 만나보고 싶은 생각도 든다. 수소문 끝에 찾았다. 목소리처럼 멀지 않은 곳에
오디언(audien)이 있었다.
10년 넘게 오디오북을 만드는 곳이다. 한 권의 책을 읽는데 걸리는 시간은 11시간이 넘는다. 읽는 것도 읽는 거지만, ‘언제 듣지?’ 싶을 법도 하다. 오디오북의 강점은 이를 2~3시간 정도로 요약해 들려준다. 이기주의 <언어의 온도>같은 에세이부터 각종 자기계발서를 녹음해 앱과 웹으로 서비스한다. 물론, 고전이나 명작 소설은 전체를 읽어 주기도 한다.
현재까지 직접 제작한 오디오북은 1천 권, 러닝타임만해도 2만 시간이 넘는다. 전국 300여 개의 전자 도서관에서 오디오북을 무료로 다운로드 해서 들을 수 있다. 유료로 들을 수 있는 B2C모델과 공공기관이나 도서관 판매로 구성원이나 지역 주민이 무료로 들을 수 있는 서비스를 동시에 진행 중이다.
현장에서는 책을 소개하는 팟캐스트 방송
‘마음 약국’을 제작 중이었다. 독자들의 질문이나 사회적 이슈를 주제로 책을 추천하는 방송이다.
강은선 PD는 방송력이 없는 사람도 참여할 수 있는 게 팟의 특징이라며 일주일에 3~4번 작가와 회의해 프로그램을 기획한다고 설명했다.
“주로 성우가 낭독하지만, 꼭 성우만 출연하지는 않아요. 저자가 진행하는 각종 비즈니스, 재테크, 자기계발 강의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출연자는 ‘고립감을 이야기하려고 꼬박 9시간 공부를 하고 왔다는 '
정작가'와 북큐레이터
‘북티셰’다. 이날은 책 <모멸감>과 오디오북 <말의 품격> 그리고 얼마 전 갑질 시인이라고 SNS에서 유명했던 최영미의 <시를 읽는 오후>를 소개했다.
녹음 중 출연자의 목소리가 잠긴다 싶으면 빨간 색연필로 A4용지에 ‘물 마셔요’를, 옷의 부스럭 소리가 들릴 때는 ‘옷 부스럭X’를 적어 흔드는 일도 생겼다. 이렇게 4시간을 녹음하면, 1시간 분량의 팟이 탄생한다. 생방송이 아닌, 녹화 방송인 이유가 있었다. 이야기가 흘러나간다 싶으면 “끊고 갈게요”하고 이야기를 다시 시작하기도 했다.
녹음실에서 시간을 모두 채우진 못했지만 두시간 넘는 시간 동안, 빠져 들었다. ‘복잡한 일상에 고립감을 주제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있을까’하며.
강 PD는
“사람들 감각의 80%가 눈으로 집중돼서 마음의 불균형이 생기는 것 같아요. 오디오북을 들으면 각종 정보를 얻을 수 있고, 특별한 시각으로 접근해 마음이 편안해진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요”
라디오는 오디오북과 팟캐스트까지 진화하며 마니아 군을 거느리고 있다. 시사 이슈 중심의 팟캐스트와 팟빵 사용자가 500만 명 가깝게 늘었다. SBS는 팟캐스트에만 별도로 서비스하는 방송도 한 주에 10편 이상 제작하고 있다.
사진출처: 오디언 홈페이지
북티셰:
“해외 영화 <다빈치 코드>의 주인공 톰 행크스가 원작 소설을 오디오북으로 읽어 화제가 된 적도 있습니다. 미국은 난독증이 많고 문맹률도 높아서 오디오북의 선호도가 높아요”
아마존은 전자책 디바이스 킨들에 음성전환 기술(TTS) 솔루션을 설치해 모든 전자책을 오디오 북으로 들을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네이버도 오디오 클립이라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배우 유인나 등의 목소리를 분석해 특정 패턴을 찾아냈고, 빅데이터와 딥러닝으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적용했다.
인공지능 음성으로 듣는 연예인의 목소리도 좋지만, 직접 들을 수 있는 성우의 목소리가 더 좋다. 감성 힐링 콘텐츠는 음악에만 있는 게 아니다. 방송국에서 연예인을 보진 못했지만 마음의 조각을 볼 수 있어서 그리고 들을 수 있어서 좋은 하루였다.
오디오언의 '오디오북’ 이 주의 베스트
오디언의 1천권이 넘는 책 중 이 주의 잘나가는 오디오북을 모았다. 책 펼칠 공간은커녕 스마트폰도 높이 치켜들고 봐야하는 비좁은 출퇴근길 전철 안이라면, 오디오북을 들어 보시길. 부드러운 성우의 목소리로 듣는 문학은 마음에 여유를 가져다 줄 것이다.
1. 너라는 위로 / 김수민 / 쌤앤파커스
열심히 달려왔지만, 내가 과연 제대로 하고 있는 지 모르겠고, 내 편은 아무도 없는 것 같은 순간. <너라는 위로>는 밤잠 설치며 했던 고민은 결코 ‘나 혼자만의 고민’이 아니며, 사랑도 외로움도 저마다 소중한 나의 ‘마음의 조각’임을 깨닫게 해준다.
2. 퇴근길, 태도를 다시 생각하다 / 유인경 / 위즈덤경향
퇴근길에 하루를 되짚어 보며 ‘그때 그 태도가 아니었다면 달랐을까’ 생각될 때가 있다. 잘하는 것과 별개로 사소한 말 한마디, 사소한 행동 하나가 결정적일 때가 있지 않은가. 기자이자 30년 직장생활의 유인경은 나를 위해 필요한 업무와 관계를 대하는 태도의 한 끗 차이를 알려준다.
3. 공터에서 / 김훈 / 해냄
세상은 무섭고 달아날 수 없는 곳이었다. 20세기 한국 현대사를 살아낸 아버지와 그 아들들의 비애로운 삶. 영웅 이야기가 아니다. 그들은 머뭇거리고, 두리번거리고, 죄 없이 쫓겨 다닌다. 작가는 남루한 그들의 슬픔과 고통에 대해 말한다.
4. 말의 품격 / 이기주 / 황소북스
말의 힘이 세상을 지배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말하기가 개인의 경쟁력을 평가하고, 말 잘하는 사람은 매력 있는 사람으로 간주한다. 그래서일까. 혀를 칼처럼 휘두르는 사람과, 자극적인 이야기가 폭포수처럼 쏟아진다. 말은 마음의 소리다. 말과 사람, 그리고 품격에 대한 생각들을 풀어냈다.
5. 청춘의 독서 / 유시민 / 웅진지식하우스
세상이 두려울 때, 해답 없는 질문들에 방황할 때, 그들에게 길을 물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왜 세상은 이해할 수 없는 일들로 가득한지. 저자가 청춘 시절에 품었던 의문과 젊은이들이 갖는 고민들에 대해 ‘세상을 바꾼 한 권의 책’으로 답한다. 지식인에 눈을 뜨게 해준 <전환시대의 논리>, 항소이유서에 영감을 준 <데니소비치의 하루> 등 14권의 책들을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