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착형 헬스 모니터링 기기나, 접히고 말리는 디스플레이에는 유연한 반도체를 써야 한다. 유연 반도체 대부분은 유기물 기반인데, UNIST 신소재공학과 연구팀이 무기물 기반의 유연 반도체를 개발했다. 고온고압 공정 자체를 잘 견디면서 내구성도 좋아 다양한 플렉서블 디바이스 개발에 쓰일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된다.
UNIST, 신축성·내구성 UP 무기반도체 박막 개발
파킨슨병 환자 모니터링 디바이스 개발로 실증
값싼 용액공정으로 제조 가능, 상용화 용이해
울산과학기술원(UNIST) 신소재공학과 손재성·최문기·김주영 교수팀은 황화은(Ag2S) 무기반도체 박막을 저렴한 용액공정으로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손재성 교수, 최문기 교수,
김주영 교수, 양우정 연구원, 조소영 연구원,
황경석 연구원 [사진=UNIST]
합성된 박막으로 제작된 저항 변화 메모리(RRAM)를 파킨슨병 환자 모니터링 장치에 적용해 무기반도체 박막의 성능도 입증했다. 개발된 장치를 환자 몸에 붙이면 근육 경련과 같은 파킨슨병 환자의 운동이상을 감지할 수 있다.
손 교수팀이 개발한 황화은 무기반도체 박막은 반도체 특성을 보임과 동시에 신축성이 좋다. 기존 무기반도체 소재는 이온 결합 등으로 이루어져 있어 쉽게 부서지나, 이번에 개발된 황화은 박막은 연신 변형률이 15%에 이른다.
조승기 연세대학교 KIURI 연구단 박사 후 연구원은 “무기반도체 소재는 유기화합물 반도체 소재보다 우수한 열·화학적 안정성을 지녀, 고온다습한 환경에서도 안정적 구동이 가능한 신축성 전자 소자에 쓸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에 개발된 무기반도체 박막은 기존과 달리 저렴한 저온 용액공정으로 제조할 수 있어 상업화에도 유리하다. 무기반도체 입자와 용매가 섞인 용액을 기판 위에서 회전시켜 고르게 코팅하는 방식이다. 용매는 증발시켜 제거한다.
조소영 UNIST 신소재공학과 석사과정 연구원은 “원재료에 고온·고압을 가하는 기존 생산 방법은 박막 생산비가 비싸고 메모리 소자를 이루는 다른 재질 층이 고온 고압을 견디지 못해 소자 제작에 바로 적용하기 힘들었다”라고 설명했다.
▲ 합성된 박막 무기 반도체를 이용한 RRAM [그림=UNIST]
또 연구진은 이를 이용해 세계 최초로 ‘신축성을 지닌 박막형 황화은 기반 저항 메모리 반도체’를 개발했다. 이 메모리 반도체 소자는 높은 온·오프 전류비 차이, 작동 내구성을 보여 접착형 헬스 모니터링 기기 개발에도 쓰일 수 있었다.
양우정 UNIST 신소재공학과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은 “신축성 RRAM을 모션 센서와 결합해 파킨슨병 환자를 모니터링하는 패치형 장비를 개발했다”라며, “터치센서를 이용하면 대면적 매트릭스 디바이스 제작도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 4월 30일(금) 일자로 온라인판에 발표됐으며, 표지논문으로 선정되어 출판을 앞두고 있다. 연구 지원은 한국연구재단의 미래소재 디스커버리 사업, 도전형 소재 기술개발 프로그램 등을 통해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