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초고속, 초저지연, 초연결 특성이 상용화 1년이 훌쩍 넘은 지금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6G는 5G를 보완하는 초성능, 초대역, 초정밀, 초공간, 초지능, 초신뢰 특성의 차세대 이동통신이다. 과기정통부가 6G R&D 사업을 추진하겠다 밝힌 가운데 5G와 6G가 어떤 점에서 다른지 짚어봤다.
B2B 융합서비스 제공하기엔 5G 성능 아쉬워
6G, 5G보다 50배 빠르고 유선지연 단축
전 구간 AI 도입 및 보안 기반 설계
이동통신은 국민 편의 및 사회와 산업 발전에 필수적인 기술로, 국가 경쟁력에 크나큰 영향을 미치는 기반기술이다.
▲ 10년을 주기로 이동통신 세대가 바뀌고 있다 [그림=과기정통부]
우리나라는 선진국보다 2~3년 늦은 1984년, 1G를 처음 도입한 이래 1996년에 2세대 이동통신(2G; GSM/CDMA)을, 2002년에 3세대 이동통신(3G; WCDMA/HSDPA/와이브로)을, 2011년에 4세대 이동통신(4G; LTE)을 도입했다.
그리고 2019년 4월 3일에 세계 최초로 5세대 이동통신(5G)의 상용화에 성공하며 이동통신 기술 후발주자에서 선발주자까지 올라섰다. 우리나라는 현재 3GPP 표준특허의 27%를 확보하고 있다.
1G(전화), 2G(문자), 3G(저용량 동영상), LTE(실시간 동영상)는 성능상 휴대전화에 국한된 B2C 서비스를 제공할 수밖에 없었다. 반면 5G는 휴대전화뿐만 아니라 각종 첨단 단말에 적용되어 여러 산업에 B2B 융합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갖고 있다.
이론을 믿었었다. 체감하기 전까지
문제는 가능성만 갖고 있다는 것이다. 5G에는 초고속, 초저지연, 초연결 특성이 있다고 대중에게 소개됐으나 실제론 그렇지 않았다.
이달 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상용화 이후 처음으로 5G 품질평가를 시행했다. 5G의 LTE 대비 최대 전송속도는 4배에 그쳤고, 전송지연시간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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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용화 초기, 5G가 LTE보다 20배 빠르고 전송지연이 1/10밖에 되지 않을 것이란 정부와 이통 3사의 발표와는 큰 차이가 있었다.
5G는 아직 성숙한 기술이 아니다. 5G 단독으로만 동작하는 5G 단독모드(Standalone; SA)가 아직 상용화되지 않았다. 현재 사용되는 5G 비단독모드(Non Standalone; NSA)는 LTE와 함께 동작한다.
거기다 5G가 사용하는 주파수 대역은 크게 둘로 나뉜다. 3.5GHz 대역과 28GHz 대역이다. 상용화된 대역은 3.5GHz 대역으로, 이론적인 5G 최대 전송속도(20Gbps)는 28GHz 대역에서야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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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28GHz 대역 신호는 직진성이 강해 장애물을 피하기 힘들어 온전히 활용하기 위해서는 3.5GHz 대역 기지국보다 더 많은 기지국이 필요하다. 기술적 보완이 필요한 5G SA 도입은 서서히 추진 중이나 인프라 확장이 필요한 28GHz 대역 5G 도입은 코로나19로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비싼 요금 대비 불만족스러운 서비스 품질에 소비자 불만은 커져만 가고 있다. 이통 3사는 구체적인 5G B2B 융합서비스를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 우리나라의 5G 환경은 나쁜 편이 아니나 절대적인 기준치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6G가 필요한 이유, 5G가 못 미더워서
전 세계 이동통신 시장 규모가 2026년에 약 1,161조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과기정통부는 6일, 오는 2028년부터 2030년 사이에 상용화가 예상되는 6세대 이동통신(6G) 관련 산업과 시장에서 주도적인 위치를 점하기 위한 ‘6G 이동통신 R&D 추진전략’을 발표했다.
▲ 5G와 6G의 다른 특성 [그림=과기정통부]
추진전략에서 과기정통부는 5G의 태생적인 한계에 대해 짚었다.
먼저 종단 간 지연을 고려하지 않았다. 5G는 무선구간에 대한 지연시간만 1ms로 단축했다. 유선 구간을 포함한 네트워크 종단 간의 지연시간은 수십ms로, 줄이지 못했다. 따라서 무선구간 지연시간을 단축하더라도 효과는 미미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융합서비스를 실현하기에 애초부터 성능이 부족했다. 5G의 이론상 최대 전송속도인 20Gbps조차 자율주행, AR/VR 등 다수가 이용하는 초고속 융합서비스를 보편화시키는 데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AI 접목이 초기 단계에 머물러있다. 아직 AI는 5G 코어 네트워크에서 네트워크 자원 관리에만 제한적으로 쓰이고 있다. 무선구간에는 사용되지 않고 있다.
마지막으로 커버리지가 지상 중심적이다. 5G 커버리지는 지상에서 최대 120m 높이까지의 단말만을 지원한다. 따라서 드론, 플라잉카 등 향후 등장할 공중 비행체에 대응할 수 없다.
과기정통부는 5G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6G의 전송속도가 1Tbps에 달해야 하며, 100~300GHz 대역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하고, 무선구간 지연시간을 0.1ms로, 유선구간 지연시간을 5ms로 줄여야 하며, 커버리지를 지상 10km까지 확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네트워크 전 구간에 AI 기술을 적용해야 하며, 최소한의 보안 기능만 규격화한 5G와 달리, 6G는 제품 및 서비스 설계 단계부터 보안 기술을 내재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 6G에는 위성통신이 필요할 전망이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Tbps급 무선통신 △Tbps급 광통신 인프라 △THz RF 부품 △THz 주파수 활용 △초정밀 네트워크 △3차원 공간 이동통신 △저궤도 위성통신 △지능형 무선망 △지능형 모바일 코어 △보안품질 보장 기술 등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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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이동통신은 보통 상용화 10년 전부터 준비에 들어간다. 우리나라는 LTE 상용화 1년 후인 2012년부터 5G 표준화 산학연협의체를 구성하며 5G 상용화를 준비했다. 하지만 최초에만 중점을 두었다가 원활한 운영은 미처 신경을 쓰지 못했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만 해당하는 사항은 아니지만, 6G 상용화 준비 과정에선 5G 상용화 이후 발생했던 문제점이 나타나지 않도록 철저히 향후 운영에 대해서 신경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