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막은 태양전지의 효율을 좌우하는 소재다. 연구진은 유기물로 이뤄진 분리막에 물을 첨가하는 방식으로 성능은 높이고 제조공정은 줄였다.

최경진 교수는 “유기 박막(강유전체)의 전기적 특성(전기장의 방향)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n형(질소), p형(붕소) 실리콘 태양전지에 모두에 이 박막을 쓸 수 있다”라며 “이번 연구로 유기 물질 박막의 고질적 문제인 온습도 불안정성도 해결(1,000시간 구동 가능)했다”라고 밝혔다.

실리콘 태양전지 후면 분리막은 광(光)생성 전자와 정공간 재결합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태양광을 받은 광활성층(실리콘, 페로브스카이트 등)이 전자와 정공을 내놓는데 이 전자(음전하,-)와 정공(양전하,+)이 결합해 사라지는 것을 막는다. 전지가 생산하는 전력량은 전자와 정공 양이 결정하므로 전지 효율을 높이려면 이들의 재결합을 효과적으로 막는 분리막이 필요하다.

최 교수팀은 유기물 강유전체 박막에 미량의 물을 첨가해 분리막의 효율을 높였다. 기름처럼 물을 싫어하는 유기 박막에 물을 첨가하면 수 마이크론(μm, 10-6) 길이의 파이버 형상 유기물 입자가 조밀하고 규칙적인 구조로 정렬된다. 미세구조가 정렬됨에 따라 전자는 끌어당기고 정공은 밀어내는 힘이 더 커져 분리막의 성능이 좋아진다.

또한, 전지 제조 과정 중 분리막에 구멍을 뚫는 고가의 공정이 필요 없다. 분리막은 전기가 통하지 않는 물질이라 구멍을 뚫어 전자와 정공의 통로를 만들어 줘야 한다. 반면 새롭게 개발된 분리막은 첨가됐던 물을 증발시켜 제거함으로써 그 자리에 구멍을 쉽게 만들 수 있다.

최 교수는 “이번 연구로 무기물에 한정돼 있던 실리콘 태양전지 후면 분리막 기술을 유기물로 확장했다”라며 “고가의 진공 장비가 필요한 무기 박막 태양전지와 달리 유기 박막을 쓰면 공정이 간편해져 가격경쟁력을 갖춘 태양전지를 만들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는 13일, ‘Ambipolar passivated back surface field layer for Silicon photovoltaics’라는 제목으로, 소재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온라인 공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