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기원이 재난현장에서 소방관들의 안전을 도모하며, 어렵고 복잡한 구조 작업을 신속히 수행할 수 있는 재난대응 특수목적 기계를 개발했다. 개발된 장비는 4개의 무한궤도 하부모듈 위에 사람의 양팔 역할을 하는 6m 길이의 작업기 한 쌍이 달린 형태다. 웨어러블 장치를 통해 작업기를 자신의 팔처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어 비숙련자도 직관적으로 조종할 수 있다.
생기원, 사람 관절처럼 움직이는
양팔 로봇팔 달린 재난대응 기계 개발
유압 작동방식으로 200㎏ 들고 22㎜ 절단
대부분의 재난현장에서 인명 구조나 초기 복구 작업을 위해 굴착기가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굴착기는 조작 난도가 높고 땅파기 용도에 최적화돼 소방관 같은 비숙련자가 잔해를 부수거나 옮기는 등의 긴급 작업을 빠르게 수행하는 데 한계가 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생기원)은 20일, 한양대학교,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 한국기계산업진흥회(KOAMI) 등과 함께 재난현장에서 소방관들의 안전을 도모하며, 어렵고 복잡한 구조 작업을 신속히 수행할 수 있는 재난대응 특수목적 기계를 공동 개발했다.
▲ 재난대응 특수목적 기계 개발한 조정산 박사 [사진=생기원]
개발된 장비는 4개의 무한궤도 하부모듈 위에 사람의 양팔 역할을 하는 6m 길이의 작업기 한 쌍이 달린 형태로 구성됐다. 장비에 탑승한 소방관은 웨어러블 장치를 이용해 작업기를 자신의 팔처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어 숙련되지 않아도 직관적으로 조종할 수 있다.
이를 활용하면 최대 200㎏에 달하는 대형 장애물을 옮기거나, 22㎜ 두께의 철근을 절단하고, 시멘트 덩어리를 부수고, 샌드위치 패널을 뚫는 등의 다양한 작업을 손쉽게 수행할 수 있어 매몰되거나 갇혀있는 인명을 굴착기보다 빨리 구조할 수 있다.
◇ 유압 작동 로봇팔, 전기 모터 구동보다 강해
개발을 주도한 생기원 로봇응용연구부문 조정산 박사 연구팀은 개발된 장비의 핵심 원천기술로 ‘유압으로 작동하는 양팔 로봇 설계·제작·제어 기술’을 꼽았다. 유압 액추에이터는 일반적인 전기 모터 구동 방식보다 강한 힘을 낼 수 있어 중량물을 들기 적합하다. 여기에 사람 팔에 상응하는 수준의 14 자유도를 구현해 기존 장비보다 작업성을 높였다.
또한, 재난현장에서 다양한 작업이 가능하도록 △왼손은 다양한 물체를 움켜쥘 수 있는 파워 그리퍼(Gripper)로, △오른손은 절단, 파쇄, 벌리기 등 정교한 작업이 가능하도록 개발하여, 사람처럼 양팔을 이용해 드럼통과 같이 부피가 큰 물체를 조작할 수도 있다.
운전자의 의도대로 내 팔 움직이듯이 조종할 수 있는 웨어러블 조종장치 ‘케이핸들러(kHandler)’와 ‘마리오네뜨 알고리즘’은 비숙련자도 쉽게 조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연구팀은 2020년 12월, 포항의 한국로봇융합연구원(KIRO) 재난안전센터에서 20종 이상의 재난대응 시나리오에 대한 현장 테스트를 진행해 시제품 성능 검증을 마쳤다.
이후 소방서와 협력해 재난현장에 실전 배치될 수 있도록 유압 시스템 및 제어기술을 보다 고도화할 방침이다. 향후 무인화나 자동화가 필요한 건설·산업현장, 대단위 재배가 이뤄지는 농업현장, 지뢰·포탄 등을 제거하는 국방현장 등 다양한 분야에 해당 장비가 활용될 전망이다.
한편, 이번 성과는 2015년부터 약 5년간 산업통상자원부가 지원하는 산업 핵심기술 개발사업의 수행 결과로, ㈜수산중공업, 건설기계부품연구원(KOCETI), 울산대학교가 참여 기관으로 함께 연구를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