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성 높인 AI, 검증·수정 비용에 기업 성과 전환은 숙제
국내 기업에서 AI 활용이 확대되면서 업무 처리 속도는 빨라졌지만, 생성 결과를 검증하고 수정하는 과정이 늘어나 실제 생산성 향상 효과는 제한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워크데이는 11일 글로벌 연구 결과 가운데 한국 조사 데이터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2025년 11월 하노버 리서치와 함께 진행됐으며, 아시아·태평양, 북미, 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 기업 직원 32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에 따르면 한국 직원의 69%는 AI 도입 이후 생산성이 향상됐다고 답했다. 또 82%는 AI 활용으로 주당 1~7시간의 업무 시간을 절감했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이렇게 확보한 시간의 일부는 AI가 생성한 결과물을 수정하거나 다시 확인하는 데 사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 직장인의 약 31%는 AI가 만든 결과물을 명확히 하거나 수정·재작성하는 데 매주 평균 1~2시간을 쓰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이를 ‘재작업 세금(Rework Tax)’으로 규정하고, AI로 절감한 시간이 실제 성과로 이어지는 것을 가로막는 요인 가운데 하나로 짚었다.
AI 활용 수준은 아직 확산 초기 단계의 특징도 보였다. 국내 직원 가운데 AI 도구를 매일 사용하는 비율은 22%에 그쳤고, 절반에 가까운 48%는 주당 몇 차례 사용하는 수준이었다. 또 기업 내 직무 가운데 AI 역량을 반영해 업데이트된 비율이 절반에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나, 새로운 기술이 기존 업무 구조 안에서 제한적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반면 AI 활용 성과를 인재 역량 강화로 연결하려는 인식은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경영진의 54%는 AI로 확보한 성과를 교육과 스킬 향상에 재투자하는 것을 우선 과제로 꼽았고, 직원의 53%도 이미 이런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고 응답했다. AI 활용 경험이 긍정적인 직원들은 절감한 시간을 단순한 업무량 확대보다 심층 분석이나 전략적 업무에 활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AI 도입 효과를 실질적인 비즈니스 성과로 연결하려면 기술 확산과 함께 조직 구조와 업무 방식의 변화가 병행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기존 직무 체계를 유지한 채 AI만 도입할 경우 생산성 향상이 다시 검증과 관리 업무로 흡수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결국 AI로 확보한 시간을 인재 역량 강화와 협업 개선에 활용하는 전략이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