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자율주행 자동차 업계의 관심을 받았던 핵심 키워드 Top5는 레벨4 자율주행, C-ITS, AI, 차량용 반도체, SOTIF 21448 등이다. ICT업계에서 5G가 주목받았던 가운데 단순한 이동수단에서 생활 공간으로 차량에 대한 개념을 변화시킨 자율주행 자동차의 2019년 주요 이슈에 대해 되짚어 봤다.
레벨4·C-ITS·AI·반도체·SOTIF21448 등 5대 핫이슈
이동 수단에서 생활 공간으로 변모하는 자율주행차
세계 자동차 시장이 앞으로 1% 내외의 저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2019년 상반기 국내 자동차 생산대수는 202만 8,332대(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를 기록했다. 4차 산업혁명 및 환경규제 강화 등의 여파로 전기차 시장은 확대됐으며 자율주행차량 개발 및 사업화, 차량 공유 서비스는 점차 활기를 띠고 있다.
ICT업계 전문가들은 2019년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로 5G를 꼽았다. 그렇다면 작게는 사람과 물자의 이동 방식에 대한 변화에서 크게는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 구조 및 생활 방식 등을 변화시킬 자율주행 자동차 영역에서 2019년 한 해 동안 뜨거웠던 이슈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레벨4 자율주행]
미래차 시장은 기존 자동차 시장과 달리 아직 확실한 강자가 없어 한국 자동차 산업이 크게 도약할 수 있는 기회다. 이에 정부는 자동차 OEM 및 부품 업체, 통신·소프트웨어·반도체 업체, 자동차 관련 노조, 학회 등과 총 21차례의 간담회를 가진 후 지난 10월 15일 미래자동차 국가비전 선포식을 열고 ‘2030 미래차 산업 발전전략’을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했다.
▲ 자율주행 개발 경쟁의 핵심은 누가 더 많은 주행 데이터를 확보하느냐에 달렸다
먼저 ▲2030년까지 전기·수소차의 국내 신차 판매비중을 33%까지, 세계시장 점유율은 10%까지 향상하고 ▲2024년 레벨4 자율주행 차량을 출시한 후 2027년까지 전국 주요 도로 인프라를 레벨4 자율주행에 맞게 구축해 세계 최초 상용화를 추진한다.
향후 10년간 한국 미래차 산업의 3대 추진전략으로는 ▲친환경차 기술력과 국내 보급 가속화를 통한 세계시장 공략 ▲2024년까지 완전자율주행 제도와 인프라 완비 ▲약 60조원 규모의 민간투자를 기반으로 한 개방형 미래차 에코시스템으로의 전환 등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2020년부터 2026년까지 총 3,856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며 자율주행차량 시스템·부품·통신 분야에 대한 투자도 강화한다. 레벨4 자율주행 구현을 위해서는 오는 2021년부터 2027년까지 1조 7,000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산업부, 기재부, 과기부, 환경부, 국토부, 중기부, 경찰청 관계자 및 업계 전문가들과 함께 하는 정부 국책사업은 오는 2030년까지 교통사고 사망자 1,000명 이하, 교통정체 30% 저감, 온실가스 30% 감축, 미세먼지 11% 감축 등을 목표로 한다.
한편 내비건트 리서치의 2019년 자율주행 기술 종합순위에 따르면 1위는 웨이모, 2위 GM, 3위 포드로 국내 현대자동차그룹은 15위에 머물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글로벌 자율주행 개발 경쟁의 핵심은 누가 더 많은 협력사와 주행 데이터를 확보해 나가느냐가 관건”이라며 “국내외 연구소를 기반으로 5G통신, 인공지능 분야 등과 자연스러운 협업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소프트뱅크와, 폭스바겐은 아르고 AI와, BMW는 인텔 및 모빌아이와 자율주행차 기술 연합을 형성하고 있으며 현대자동차그룹은 오토모티브로부터 분사한 앱티브와 손잡으며 지난 9월 미국 현지에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디지털 인프라 : C-ITS]
2019년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연달아 5G를 기반으로 C-V2V, C-V2X 기술을 시연하고 자율주행 자동차 시장에 뛰어 들었다. 현재 국토부 주관의 C-ITS 시범사업이 오는 12월 완료됨에 따라 보다 높은 수준의 기술들이 개발될 것으로 보인다.
▲ 국토부는 지난 2014년 부터 C-ITS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 2014년부터 추진돼 오고 있는 C-ITS 사업은 예산 총 330억이 투입됐으며 대전에서부터 세종시 고속도로, 국도, 시가지 도로를 잇는 총 87.8km 구간으로 이뤄져 있다.
차량과 차량(V2V), 차량과 인프라(V2I), 차량과 사람(V2P), 차량과 네트워크(V2N) 등 V2X 기술과 이를 뒷받침하는 라이다(Lidar), 레이다(Rader), 디지털카메라, 소나, GPS, IMU 등 기계적 요소를 비롯한 CAN버스, 3D Mapping 등의 보완기술로 구성된 차세대 지능형 교통 시스템(C-ITS)과 완전 자율주행자동차는 유기적 네트워킹을 위해 5G를 기반으로 한 실시간 데이터 송수신과 딥러닝을 토대로 한 인공지능 기술이 큰 역할을 한다.
C-ITS의 경우 실시간 데이터 송수신을 위해 많은 양의 데이터를 필요로 하는 만큼 초고속, 초연결, 초저지연을 특성으로 하는 5G 이동통신이 필수다.
인텔의 분석에 따르면 자율주행 차량이 발생시킬 데이터양은 하루 동안 4,000GB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레이더와 소나만 해도 초당 10~100KB의 데이터를, GPS는 초당 50KB, 라이더가 초당 10~70MB의 데이터를 발생시킨다.
시간당 4TB에 이르는 데이터를 방출하는 완전 자율주행 차량은 이론적 최고 속도 20Gbps를 낼 수 있는 5G 통신만으로도 클라우드 내에서 완전한 분석과 안전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초당 약 2GB, 시간당 약 8,300GB의 데이터를 내려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완전 자율주행 자동차는 이제 5G 네트워크 등을 활용해 도로변 교통관리 서버들과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소통하게 될 것이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의 정의에 따르면 5G는 초당 20Gbps 이상의 전송 속도를 보이는데 이는 LTE 대비 20~40배 빠른 속도다. 5G망에서는 통신기지국 반경 1km 안에서 100만개의 기기들이 접속해 데이터를 주고받게 된다.
이를 자율주행 자동차에 적용해 보면 LTE의 경우 데이터 지연시간이 0.04~0.05초인 반면 5G는 0.001초 이하로 위험요소를 인지한 차량이 급제동 시 LTE 환경에서는 0.8~1.35m를 아무런 제어 없이 이동하게 되지만 5G 환경에서는 0.027m가 밀리게 된다.
시속 100km로 주행 시 LTE의 지연속도(50ms)에서는 차량이 1,4m 이동 후 제동명령이 시작되지만 5G에서는 초연속도인 1ms의 경우 2.8cm 이동 후 제동이 시작된다. 사람의 제동 지연 속도가 약 200~300ms인 점을 감안하면 5G는 충분히 안전한 데이터 송수신 환경을 구현할 수 있다.
C-ITS 시범사업은 향후 지자체 및 고속도로 실증 사업을 거쳐 전국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피지컬 인프라 : AI]
산업통상자원부의 2019년 미래차 산업 발전전략에 따르면 완전자율주행의 상용화는 2030년으로 예상된다.
▲ 자율주행기술은 소프트웨어, 통신, 보안, ICT, IoT, AI 분야와 융복합될 전망이다
레벨4 자율주행차량은 운영설계범위(ODD) 내 완전자율주행, 다양한 주행 및 결함 상황에 대한 대응기술 확보가 핵심이다.
이를 위해 공간정보를 사용해 도로 위 차량 및 물체, 교통상황 등을 사람 대신 식별·판별하고 핸들과 브레이크를 제어할 AI의 역할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자율주행 AI는 다양한 주행환경에 대한 반복학습을 통한 수준 향상을 위해 주행데이터 확보가 필수다. 객체인식은 물론 상황예측, 충돌판단, 돌발 상황 대응, 주행영역 추출, 엔드투엔드 등 다양한 데이터를 필요로 하며 딥러닝 네트워크 외에도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딥러닝 모델 개발을 요구한다.
자율주행기술은 기존 서라운드 센서 등 자동차 독립적으로 개발되던 방식을 벗어나 소프트웨어, 통신, 보안, ICT 인프라, IoT 센서, AI 등의 영역과 융복합될 전망이다.
[피지컬 인프라 : 차량의 전장화에 따른 차량용 반도체]
레벨 4 이상의 자율주행을 위해서는 기존과 같은 기계적 부품이 아닌 운전자 개입 없이 차량을 제어할 수 있는 전자부품이 확대돼야 한다.
▲완전 자율주행 구현을 위해서는 자동차의 전장화가 필요하다
이에 전장, ADAS,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자율주행차량 시장은 전자업계의 차세대 전쟁터가 되고 있다.
자율주행은 크게 ▲인식 ▲판단 ▲제어 3단계로 이뤄진다. 이중 자율주행 자동차의 핵심 센서는 카메라, 레이더, 라이다 3가지다.
운전자가 운전을 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모니터링이다. 운전자는 주변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매 순간 적절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 하지만 전자적 부품을 조합한다면 차량 주변 모니터링과 대응이 가능해진다. 이를 위한 핵심부품이 바로 센서다.
그러나 현재 국내에서 개발되고 있는 인식 센서의 대부분은 해외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상황으로 실질적 국산화율은 0%라고 볼 수 있다.
미국 자동차 공학회(SAE)가 레벨5 자율주행 차량의 완성 시기를 오는 2035년으로 예상하고 있는 만큼 코어핵심 부품에 대한 국산화가 반드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분석전문 기관인 Strategy Analytics에 따르면 ADAS 시장 규모는 2023년 438억 달러, ADAS를 위한 센서 매출액은 168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로지컬 인프라 : SOTIF 21448]
2011년 11월 ISO 26262가 발표됨에 따라 차량의 성능보다는 차량 및 탑승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방향으로 인식이 전환되며 차량은 다양한 전자장치를 장착해 왔다.
▲ 자율주행 자동차의 레벨이 높아지면서 예상치 못한 안전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전자장치들은 이제 차량 및 운전자 보호를 넘어 운전자의 편의를 위한 단계까지 발전했다. 그러나 자율주행 자동차의 수준이 높아지는 동안 차량 자체 기능이 아닌 자율주행 기능을 오용한 사용자로 인한 안전사고(제3의 변수)가 발생했다.
ISO 26262가 차량의 시스템 고장, SW HW의 설계 버그 등과 같은 일시적 고장 등에 대한 안전 이슈를 미리 확인하는 것이라면 SOTIF 21448은 의도된 안전 기능 혹은 고장 없이 의도하지 않는 동작 시스템의 성능 한계, 예측 가능한 사용자의 오용 등을 다루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러한 실사고 분석은 자율주행 알고리즘의 학습을 위한 데이터는 물론 자율주행 성능을 테스트하는데도 도움을 준다.
기술의 발전으로 운전 경험이 날로 편리해지고 있지만 안전이라는 토대가 갖춰지지 않으면 사상누각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