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보급 확대 비전을 확실하게 제시할 수 있는 정책과 제도가 자리 잡는다면 탄소중립의 시대는 예상보다 훨씬 빨리 올 수 있을 것이다".
▲김대환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조직위원장
전기차 보급, 소비자 인식 제고 必
“탄소중립 시대 예상보다 빨리 도래할 듯”
"전기차 보급 확대 비전을 확실하게 제시할 수 있는 정책과 제도가 자리 잡는다면 탄소중립의 시대는 예상보다 훨씬 빨리 올 수 있을 것이다"
제9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가 3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막을 올렸다.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는 전기자동차를 중심으로 하는 e모빌리티 비즈니스 공간으로, 세계 50여 개 국가가 참여하는 글로벌 엑스포다. 현장과 온라인에서 무역 상담과 국제 컨퍼런스가 열리고, 시승 체험, 전기차 랠리 등 관람객도 즐길 수 있는 이벤트가 준비되어 있다.
본지는 3일 제9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에서 김대환 조직위원장을 만나 행사와 전기차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세계전기차협의회(이하 GEAN) 회장을 역임하고 있는 김대환 조직위원장은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의 개최와 국제 네트워크를 통한 세계전기자동차산업의 발전과 온실 가스 감축 등 지구환경 문제 해결, 전기자동차를 통한 문화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인물이다.
김대환 조직위원장은 세계전기차협의회 ‘제7차 총회&글로벌 EV 포럼’에서 의장을 맡아 총회가 끝난 뒤 만날 수 있었다.
▲김대환 조직위원장이 개최사를 발표하고 있다.
행사 준비, 진행까지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김 위원장이지만, 피곤한 내색 하나 없이 맞이해주었다.
점심식사도 거른 채 인터뷰에 응해준 그는 한손에는 한라봉을 들고 급하게 끼니를 해결하면서도 엑스포와 제주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진지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이번 행사 개최 소감으로 코로나19 거리두기가 완화되어 지난 행사보다 참가업체와 참관객이 늘었고 해외인사도 많이 찾아와 보다 더 다채로운 세션들로 엑스포를 꾸릴 수 있어 기쁘다고 전했다.
이어 오랜 시간동안 빛을 내지 못했던 전기자동차가 카본 프리 아일랜드(Carbon Free Island)라 불리는 제주도에서 대중화의 역사를 쓰고 있다며 제주도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표하기도 했다.
13년 전 작은 섬마을인 가파도에서 시작된 아이디어로 제주 녹색섬 포럼으로 발전하고, 이가 제주를 넘어 영국, 덴마크 등과 네트워크를 구성해 국제 녹색섬 포럼으로 진화했다.
제주를 지속가능한 녹색섬으로 만들고 싶다는 비전과 제주의 신성장동력을 찾고 제주에서 글로벌 강소기업을 육성하고픈 이들의 노력의 교집합이 전기차였다.
후에 자체적으로 포럼과 세미나를 하며 소규모 전시를 통해 조금씩 틀을 잡아갔다.
녹색 섬을 만들기 위한 많은 의견 중에 하나였던 전기차 부문이 현재는 50여 개 국가가 참여하고 있는 자타공인 전기차의 다보스포럼 이모빌리티 올림픽으로 발전했다며 자부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김 조직위원장은 이어 세계전기차협의회에서 지원해 5년 전에 만들어진 인도네시아 전기차 협회와 함께 10월 발리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담에서 글로벌 EV 포럼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현대차 공장이 인도네시아에서 생산을 시작했다. 현대차가 한국의 기업이라는 점에도 의미가 있지만, 판매 시장으로만 여겨졌던 인도네시아에 제조업 시장이 진출해 더불어 발전하는 전기차 시장이 된 것 같아 뿌듯하다고 전했다.
한국의 전기차 생태계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내비쳤다. 자동차 산업 전후방 부품 산업들이 무너졌고, 중소기업들의 진입이 쉽지 않은 것에 대해 김 조직위원장도 혀를 내둘렀다.
그는 국내 전기차 발전을 위해 시장에 진출해 빛을 발할 수 있는 스타트업과 벤처 기업들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와 정책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국가와 지방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예시로 노르웨이의 인센티브 정책을 들었다. 노르웨이는 전기차는 버스 전용차로로 주행할 수 있고, 페리호 우선 탑승 등 혜택을 주고 있다. 이러한 인센티브 정책이 보조금 정책보다 효과적일 것이라는 주장이다.
전기차 중소기업의 발전 방향 중 한 가지로는 지역 맞춤형 전기차 개발을 꼽았다. 제주도, 우도와 같은 지역은 1회 충전으로 1,000km를 갈 필요도 없고 시속 300km로 달릴 필요도 없다. 각 지역에 맞는 맞춤형 전기차로 다품종 소량 생산을 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전했다.
김 조직위원장은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세계전기자동차협회와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조직위원회 모두 소비자들의 전기차 인식 제고에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 전기차의 성능에 대해 의구심을 떨치지 못한 소비자들이 많다는 의견이다.
그는 전기차의 성능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단언했다. 전기차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인 것은 틀림없으나 힘과 퍼포먼스는 내연차에게 뒤쳐지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그도 전기차를 타고 있으며 불편함이 전혀 없다고 전했다. 또 현대차가 투자했던 크로아티아의 리마오토매틱모빌리 아이맥 오토모빌의 전기차는 제로백 2.8초를 자랑할 정도로 발전한 것을 예로 들었다.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에서 시승 체험을 적극 반영한 것도 이런 이유다. 여러 전기차를 시승, 체험하면서 전기차의 우수성과 발전도를 소비자들이 직접 경험하기를 바라는 김 조직위원장의 소망을 담았다.
김 조직위원장은 전기차 보급 확대 비전을 확실하게 제시할 수 있는 정책과 제도가 자리 잡는다면 탄소중립의 시대는 예상보다 훨씬 빨리 올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그는 끝으로 한국의 전기차 보급률은 1%에 불과하지만 개발, 디자인, 투자 등 상상하는 미래가 올 것으로 기대한다며 말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