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UAM, MaaS 등을 포함한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대비하는 과정에 있어 규제 완화가 필수적이라는 전문가들의 주장이 제기됐다.
▲이경수 서울대 교수가 국회 '모빌리티 포럼' 4차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노동·환경 과도한 규제, 글로벌 위기 대응력 약화 결과 초래
완성차 업체·중소기업·대학 협력연구지원 R&D 사업기획 必
자율주행, UAM, MaaS 등을 포함한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대비하는 과정에 있어 규제 완화가 필수적이라는 전문가들의 주장이 제기됐다.
권성동, 이원욱 의원을 공동대표로 있는 국회 ‘모빌리티 포럼’은 28일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모빌리티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 제언’을 주제로 4차 세미나를 열었다.
권 공동대표는 인사말로 “윤 정부의 정책 방향 핵심은 ‘규제 완화’인 만큼 여야의 협치로 미래 모빌리티 시대에 대비해 규제 완화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이 공동대표는 “규제 문제를 대통령실 업무로 이전하는 것이 문제 해결은 물론이며,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이번 세미나가 모빌리티 산업의 미래 방향을 명확히 제시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발제자로 나선 김용원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환경안전본부장은 법률 규제(114건)보다 규제이행을 위한 연관규제(시행령, 시행규칙, 고시 등)이 275건으로 2.4배 많다며 규제 완화 필요성에 대한 근거를 제시했다.
김 본부장은 자동차산업의 주요 위축요인으로 △고비용·저효율 생산구조 고착화 △산업기반을 고려하지 않은 급속한 기후변화 대응 및 환경규제 △R&D 및 기술혁신 지원 부족 등을 꼽으며 위축요인 해소를 위한 입법관점의 해소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2010년 대비 2019년 1인당 연평균임금은 26.6% 상승했지만 부가가치는 1.6% 증가에 그쳤으며 지나친 규제로 경직된 노동시장과 과도한 노조권한이 생산 효율을 저하했다는 평가다.
또 산업기반을 고려하지 않은 급속한 기후변화 대응 및 환경규제가 산업기반을 와해시킬 우려도 있다. 전동화 전환에 체계적 준비와 지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급격한 산업전환은 중견 완성차 업체 및 경영난을 겪고 있는 부품업체들의 위기를 가중시킬 수 있다는 의견이다.
코로나19, 우크라이나 전쟁 등 연속된 악재 속에서 노동·환경 등의 과도한 규제와 임금을 법적으로 규제하는 등의 지나친 정부 개입은 위기 대응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 김 본부장의 주장이다.
자동차산업 분야의 개선사항으로 △자발적 리콜 과징금 부과사항 △사내도급 근로자 사용관련 규제 완화 등을 언급했다.
현행법상 자동차안전기준에 부적합한 자동차를 제작사 스스로 발굴해 수리(시정)하는 경우도 과징금 부과 대상에 포함된다. 김 본부장은 안전과 크게 연관되지 않는 사항에 대한 리콜 이유에도 최대 100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소비자 보호를 위해 하루 빨리 리콜을 하는 만큼 제작사가 자발적으로 리콜을 하는 경우 과징금을 면제하는 개선안을 제시했다.
사내도급 근로자 사용관련 규제 완화에 대해서는 파견법 위반이 아니라는 노동부와 노동청의 해석이 최근 번복되며 노동당국과 검찰 등이 불법으로 판단하는 경우가 발생했다고 김 본부장은 전했다.
외국인 대표 출국정지, 500억원 이상의 소송비가 발생하는 등 산업계의 과중한 부담으로 작용했으며 국가기관의 상반된 해석이 신뢰도에 영향을 미쳐 외국인 투자감소 등의 부정적 영향을 초래했다. 그는 국가기관이 한번 해석한 부분이 번복되지 않도록 신중한 대응을 요청했고, 외투 기업의 적극적 유치를 위한 유연한 노동규제 도입이 필수적이라고 건의했다.
이경수 서울대학교 기계공학부 교수는 “한국은 제조 강국은 맞다”며 동의했지만 “자율주행 강국은 절대 아니다”라며 입을 열었다.
그는 “정부는 법, 제도, 인프라 구축은 정말 열심히 한다. 하지만 자율주행 강국이라는 말은 터무니없다”며 “중국의 기업과 연구소가 한국보다 훨씬 더 수준이 높고 규모도 크다”고 꼬집었다.
KPMG Global이 내놓은 2020 자율주행차 준비 지수에서 자율주행차 플랫폼이 없고, 센서 기업도 부족하며 세계적으로 유망한 스타트업 기업도 없는 한국이 7위를 마크한 것에 대해 의문점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2027년까지 1조1,000억원에 달하는 예산이 자율주행 모빌리티 관련 R&D 사업으로 투입되는데 이도 미미하다며 비판한 데 이어 이번에 새로 지정된 7개 자율주행 시범운행지구에서도 사업을 진행한다고 하는데 규모가 작고 준비 상태도 미약하다고 질타했다.
지자체별로 자율주행 시범 사업이 2020년부터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으나, 1년 단위 예산확보 기획에 의해 소규모 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 교수는 능력있는 전문기업과 대학의 전문 연구센터, 완성차 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중장기적 기획을 통해 추진되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자율주행 스마트모빌리티 국가 전략으로 범국가적 정부 R&D 기획 추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완성차 업체, 중소기업과 대학의 협력 연구를 지원하는 국가 연구개발 사업이 기획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자율주행 모빌리티산업은 기술 기반이 기계, 전기정보, SW, AI 등 기술 범위가 상당히 넓기 때문에 대학의 우수연구소, 연구실 등의 장기적인 기획 협력 연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