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동차연구원(이하 한자연)이 진행한 2021년 자동차 부품기업 실태조사에서 미래차 관련 업종에서는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되지 않고 있다는 결과가 도출됐다.
미래차 부품 매출액 3,802억 전체 0.5%
부품기업 미래차 전환, 72.6% ’계획 없음‘
육성·발전 장애 요인, 자금·전문 인력 부족
국내 자동차 부품기업 대부분이 미래차 관련 업종에서 매출 발생이 전무한 것으로 조사돼 향후 미래차 전환을 위한 집중적인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이하 한자연)은 지난 11일 ‘국내 부품기업의 미래차 전환 대비 현황 분석 및 시사점’을 주제로 2022년 3분기 KATECH 이슈리포트를 발표했다.
한자연의 2021년 자동차 부품기업 실태조사에서 미래차 전환 관련 기업들의 현황이 일부 파악됐다.
국내 자동차 부품기업 중 미래차 기업의 수는 전체의 1.0%, 미래차 주요부품 관련 업종은 1.1%, 매출액은 전체의 0.5%로 갈길이 멀다.
■ 부품기업 실태조사
기업 수는 총 10,212개로 조사됐으며, 실태조사에는 2,120개 기업이 참여했다.
▲ 자동차 부품 기업 현황 (자료: 한자연 자료 재가공)
우선 국내 자동차 부품기업의 일반 현황을 살펴보면 총 10,212개 기업 중 △차체용 부품이 1,977개사(19.4%)로 가장 많았으며 △엔진 관련 부품이 1,469개(14.4%) △동력 전달 장치가 1,393(13.6%)개사 순으로 나타났다.
미래차 주요부품은 104개사로 전체 중 1.0%에 그쳤다.
전체 종사자 수는 총 24만4,878명이며 △기업 수와 유사하게 차체용 부품 25.5% △동력 전달 장치 16.0% △엔진 관련 부품 13.1%를 나타냈다.
미래차 주요부품 관련 업종은 기업 수 비중과 유사하게 2,581명으로 전체 중 1.1%를 차지했다.
매출액은 총 75조5,470억원이며 △차체용 부품이 18조7,040억원으로 24.8% △동력 전달장치 13.3% △엔진 관련부품 12.4% 순으로 나타났다.
미래차 주요부품은 3,802억원으로 전체의 0.5%를 차지하여, 기업 수나 종업원수 대비 낮은 비중을 나타냈다.
이는 아직 기업당 매출액이 낮다는 것을 의미하며, 미래차 관련 업종에서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특이한 점으로는 전자장치, 조향·현가장치 기업들이 타 부품군 대비 기업수 비중보다 높은 매출액 비중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특히 전자장치는 1.8%의 기업 수 비중을 가지나 매출액은 3.6%로 약 2배 높게 나타난다.
이것은 타 부품군 대비 기업당 매출액이 약 2배 높다는 것을 의미하며, 미래차로 특정하지 않더라도 기존 자동차 모델에서도 자율주행 등의 기능 구현을 위해 더 많은 전자 장치들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 산업구조
미래차 전환에 따른 감소군 업종(엔진, 동력전달 등)은 전체 부품업체에서 사업체 수 기준 43.4%, 종사자 기준 44.1%, 매출액 기준 41.6%를 점유하고 있다.
매출 규모면에서는 100억원 미만의 소규모 기업이 사업체 수 기준 84.1%, 종사자 기준 41.2%를 점유하고 있으며, 도급단계에서 2차 이상에 해당되는 기업은 사업체 기준 88.3%, 종사자 기준 68.3%를 점유하고 있어 산업구조 측면에 있어 미래차 전환에 따른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 부설연구소
미래차 주요부품 기업들의 특징은 부설 연구소 운영 여부에서 명확히 나타난다.
평균 13.9%의 비율로 부설 연구소를 운영 중이나 미래차 주요부품 기업들은 67.1% 비율을 나타낸다.
즉, 미래차 주요부품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연구인력이 필수이며, 이를 위한 R&D 전문 인력의 수요 역시 다수 존재할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 업종별
부품 기업들의 미래차 대비 단계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했다.
전체 중 72.6%의 기업들이 ’현재 계획이 없음‘을 선택했으며, 미래차 주요 부품 기업들은 81.8%가 ’관련 제품 생산 중‘, 12.7%가 ’관련 제품 개발 중‘을 선택하여 100% 기업들이 생산 혹은 개발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계획이 없는 기업들 중 약 60.7%는 미래차 사업 진출이 필요하나 자금 부족 (42.5%), 정보 부족 (32.2%) 등의 이유로 미래차 시장 진출을 위한 계획을 수립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계획이 없는 기업 중 39.3%는 미래차 시장으로의 진출이 필요하지 않다고 응답했으며, 현재 주력제품이 향후에도 전망이 양호하다는 의견이 79.2%로 가장 많은 응답을 차지했다.
그 외에는 자동차 이외의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의견이 10%를 차지했다.
■ 도급단계별
1차에서 3차 협력사로 갈수록 미래차 대비가 취약한 상황이며, 1~2차 협력사는 상대적으로 상호한 숫자를 보이나 생산단계에 진입한 기업은 30% 수준에 불과하며 여전히 계획조차도 수립하지 못한 기업은 50%가 넘게 나타나고 있다.
■ 인력확보 방식
부품 기업들이 미래차 관련 인력을 확보하기 위하여 주로 기존 인력을 재교육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경영관리·영업인력, 생산·기술인력의 경우 약 70% 정도를 내외부를 활용한 기존 인력 재교육을 통해 확보하고 있다.
연구인력은 35.3%를 신규 채용으로 충당하나, 방법이 없다고 응답한 답변도 38.5%나 차지했다.
타 직종에서는 해당 답변이 거의 0%인 것을 감안하면, 미래차 관련 R&D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다.
■ R&D 인력
이 중 R&D 인력에 대해서만 상세하게 살펴보면 미래차 주요부품 기업들은 신규 채용을 통해 78.4% 인력을 채용하고 있어, 평균치인 35.3의 2배가 넘는 비율을 나타내고 있다.
즉 기존 인력 재교육을 통해 확보가 어렵거나 절대적인 인력이 부족하여 신규 채용하여야 한다고 추정할 수 있다.
타 부품군에서는 전자장치 부분이 59.3%로 신규 채용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 육성·발전 장애요인
자동차 부품산업 육성·발전에 대한 장애 요인으로는 자금 부족 및 전문 인력 부족을 가장 우선 순위로 선택했다.
▲ 자동차 부품산업 육성·발전 관련 장애 요인 (그림 출처: 한자연)
자금 부족은 49.2%, 인력 부족은 25.5%를 나타냈으며, 2순위까지 포함 시 자금 부족이 75%까지 높게 나타났다.
이와 관련하여 정부에서 우선적으로 지원해야 하는 항목 역시 1위가 자금 관련 제도 개선, 2위는 전문 인력 양성이었다.
한자연은 이번 실태조사의 시사점으로 여전히 기업규모가 적을수록, 하위 협력사일수록 미래차 대비가 부족한 현실이며 이러한 기업들은 독자적으로 미래차 시대를 대비하기엔 여러 가지로 어려운 부분이 많다는 점을 강조했다.
국내 부품산업에서 2~3차 협력사는 사업체수 기준 89%, 고용인력 기준 68%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해당 기업의 성공적인 미래차 전환 여부가 국가 자동차부품 산업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구조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한자연은 조사보고서 말미에 미래차 전환에 취약하지만 상당한 고용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2~3차 협력사를 집중적으로 지원해야 하며, 이를 위해 정부, 완성차 및 1차 협력사, 유관 기관 등이 종합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