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차기 모델인 사이버트럭(Cybertruck)부터 48V 기반 E/E 아키텍처로 전환할 것을 선언하며 부품 생태계 장악력이 충분히 강화되었음을 증명했다.
▲테슬라의 E/E 아키텍처 개선 및 배선 단순화 사례(그림출처: 한자연 산업분석 보고서)
2023년말 출시 예정 사이버트럭부터 48V 기반 E/E 아키텍처 전환
48V 전환 이점 증명 시 레거시 완성차 기업 추격 부담 가중 전망
테슬라가 차기 모델인 사이버트럭(Cybertruck)부터 48V 기반 E/E 아키텍처로 전환할 것을 선언하며 부품 생태계 장악력이 충분히 강화되었음을 증명했다.
이호중 한국자동차연구원(이하 한자연) 책임연구원은 10일 ‘테슬라의 48V 아키텍처 도입의 의미’ 산업분석 보고서에서 48V 기반 E/E 아키텍처로의 전환은 부품 생태계에 대한 테슬라의 장악력이 충분히 강화되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이며 새로운 규격의 부품을 적정 비용으로 양산 적용할 수 있도록 관련 부품 기업들과 협의를 완료하였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또한 이 책임연구원은 48V 전환의 실질적인 이점이 증명된다면 레거시 완성차 기업은 추격 부담을 짊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일부 레거시 완성차 기업은 여러 계층(tier)의 부품 기업들과 장기 협력하며 생긴 관계적·조직적 관성때문에 48V 전환의 필요성을 인정하더라도 실질적인 전환에 오랜 기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있다는 예측이다.
이호중 한자연 책임연구원은 이는 구조적으로 전력 효율을 높이고 차량 경량화를 보다 진전시키는 것에 목적이 있으며 이번 결정은 테슬라의 부품 생태계가 강화되었음을 의미하고, 다른 완성차 기업에 추격 부담을 안겨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1960년대에 자동차 전장 부품의 표준 전압이 6V에서 12V로 변화한 이래 오늘날 대다수의 자동차는 일부 구동계 부품을 제외한 전장 부품에 12V 전압을 표준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반면 최신 자동차에서의 각종 전자 장비가 탑재로 인한 250A에 달하는 전류를 감당하고 차내 배선이 복잡해지고 전선 중량이 증가하는 등의 문제가 떠오르자 테슬라는 차기 모델인 사이버트럭부터 48V 기반 E/E 아키텍처로 전환하는 해법을 들고 나왔다.
테슬라는 2023년 하반기 양산 목표인 사이버트럭과 이후 출시될 차량, 휴머노이드 로봇 Optimus에 모두 48V 아키텍처를 적용하고 그에 필요한 주요 컨트롤 유닛은 자체 설계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48V 전환 시 전기차 전력의 3~7%가량을 소모하는 조명, 인포테인먼트, 조향 등 일반적인 전장 부품의 전력 손실을 줄이고 그 외 공조(HVAC) 시스템이나 전력 변환 시스템의 효율도 개선할 여지가 있다.
이론적으로 전압을 보다 높여 손실을 더 줄일 수도 있으나, 인체 안전을 고려하여 대개 48V 내외를 적정치로 삼았다.
배선을 단순화하고 전선 중량을 줄일 수 있어 차량 경량화 및 비용 절감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또한 전류가 감소하므로 전체 길이 최대 4km, 차량 내 전선의 체적·중량 및 관련 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많은 전력을 요하는 연산·음향 시스템이나 48V 맞춤형 액세서리의 탑재도 용이해진다.
48V로의 전환 시 단기적으로 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는 문제점도 제기됐다.
차량용 48V 부품이 시장에서 흔치 않아 단기적으로는 납품 단가가 이전 대비 높아질 여지가 있다.
상당수 12V 부품은 부품기업이 대량 생산 후 여러 완성차 기업에 납품하므로 규모의 경제가 발생하는 반면, 단기적으로 48V 부품은 그 수요처가 테슬라로 한정될 수밖에 없어 제조원가를 낮추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테슬라는 지난 3월 Investor Day에서 48V로의 전환 외에도 희토류를 사용하지 않는 영구자석형 모터, 탄화규소(SiC) 사용량을 75% 절감한 전력변환 부품 등을 공개함에 따라 아키텍처·모듈러 혁신을 동시에 추구하는 전략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