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과 폭스바겐그룹의 스케이트보드 형태 플랫폼과 테슬라와 BYD의 배터리를 차체로 이용하는 형태의 CTB 기술이 적용된 플랫폼 등 전기차의 근간이 되는 플랫폼의 개발이 지속되고 있다.
현대차·폭스바겐,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채택
테슬라·BYD, 차체 내 배터리 내장 플랫폼 개발
[편집자주]2030년 전기차 시장이 3,500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완성차 기업들은 속속 자사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전기차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와 다르게 하나의 플랫폼으로 차량의 크기와 배터리 용량을 조절할 수 있기에 기업들은 플랫폼 개발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전기차의 근간이 되는 플랫폼에 대해 본지는 테슬라, 현대차그룹 등을 비롯한 전기차 강자들의 플랫폼 동향과 특징들에 대해 알아볼 수 있도록 세 차례에 걸쳐 연재한다. 본 기사는 연재 기획 중 첫 번째 기사로 전기차 전용 플랫폼의 동향에 대해 알아본다.
현대차그룹과 폭스바겐그룹의 스케이트보드 형태 플랫폼과 테슬라와 BYD의 배터리를 차체로 이용하는 형태의 CTB(Cell-to-Body) 기술이 적용된 플랫폼 등 전기차의 근간이 되는 플랫폼의 개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전기차를 생산하는 완성차 기업들은 각자의 기술이 집약된 플랫폼을 기반으로 다양한 모델의 전기차를 선보였다.
현대차그룹의 E-GMP와 같은 스케이트보드 형태의 플랫폼이 보편적이나 테슬라와 BYD는 CTB 기술을 적용해 진일보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전기차 플랫폼은 파워트레인, 차체, 서스펜션 등 자동차의 핵심 구성 요소를 갖춰 놓은 전용 차대로 필요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차량을 제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양한 모델을 생산할 수 있기에 인건비를 포함한 생산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으며, 개발 기간도 단축시킬 수 있다.
현재 대부분의 기업들은 GM이 2002년 공개했던 콘셉트카인 하이와이어에서 착안한 스케이드보드 형태의 플랫폼을 채택했으며 현대차 그룹의 E-GMP, 폭스바겐 그룹의 MEB플랫폼 등이 대표적이다.
▲현대차그룹 E-GMP(그림출처: 현대자동차그룹)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은 배터리의 용량을 최대화하고 무게중심을 아래쪽으로 낮출 수 있어 공간 효율을 도모할 수 있다. 또한, 플랫폼에 장착되는 배터리 용량을 조절할 수 있어 차급을 달리할 수 있다는 특징도 있다.
▲폭스바겐 MEB 플랫폼(그림출처: 폭스바겐)
또한 스케이드보드 형태의 플랫폼은 밑면에 넓게 위치한 배터리팩이 강성을 확보해 충돌 시에 더큰 부상을 방지한다.
위와 같은 특징을 바탕으로 현대자동차그룹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로 5인승 아이오닉5부터 7인승 EV9까지 확장이 가능하다는 전기차 플랫폼의 장점을 극대화하기도 했다.
폭스바겐 그룹도 MEB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차종을 선보였다. 대표적인 모델로는 아우디의 Q4, 5 e 트론, 폭스바겐 ID. 3, 4, 5와 SEAT사와 Škoda사의 전기차에도 적용됐다.
한편 테슬라는 현대차그룹보다 훨씬 앞선 2014년 플랫폼을 이용해 모델S를 양산하기 시작했다. 그 이후 동일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생산된 모델Y는 모델3와 부품의 75%를 공유하는 등 효율적인 생산이 가능토록 했다.
테슬라를 비롯한 다양한 전기차 기업들은 배터리 구조를 최적화해 플랫폼의 무게를 줄이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2020년 배터리 데이에서 발표하고 있다(사진출처: 테슬라 유튜브)
2020년 배터리 데이에서 일론 머스크는 기존의 스케이트보드 형태의 플랫폼 대신 Structural Battery(구조화 또는 구조용 배터리) 형식을 발표하며 배터리가 차체의 일부가 되는 완전히 새로운 개념을 소개했다.
배터리의 날개를 연료 탱크로 사용하는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Structural Battery는 배터리팩을 프론트와 레어 언더바디 부품을 연결하는 차체 구조의 역할을 하도록 하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다.
Model Y 차량에서 구현된 Structural Battery에 대해 일론 머스크는 동 행사에서 이는 차량 무게를 10% 줄이고 주행 거리를 14% 늘릴 수 있는 방법이라고 발표했다.
중국의 BYD도 지난해 하이바오 모델에 Cell-to-Body(CTB) 기술을 적용해 블레이드 배터리를 차체에 통합했다. 구조를 단소화해 배터리 시스템 내부 공간 활용도를 66%로 끌어 올렸으며 전기차의 디자인과 구조의 다양성을 꾀했다.
▲BYD의 CTB 기술이 적용된 플랫폼(그림출처: BYD)
Roberto Saracco IEEE 공동의장은 자동차 전체 중량을 줄이는 혁신적인 방법이라는 긍정적인 시선과 위와 같은 방법이 작은 사고에도 전체를 다 바꿔야 하는 수리 문제와 배터리 교체 시의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비판적인 시선을 동시에 나타냈다.
한편, 내연기관차의 플랫폼을 수용하는 모델도 있다. 대표적인 모델이 2021년 출시한 제네시스 G80 전동화 모델이다.
이 모델은 현대자동차그룹이 자랑하는 E-GMP를 사용하지 않고 내연기관차와 동일한 플랫폼을 사용한다.
E-GMP를 기반으로 하지 않았음에도 초급속 충전과 V2L이 가능하며 아이오닉5와 비슷한 수준의 성능을 보인다.
반면, 내부 공간의 활용성이 E-GMP를 적용한 모델보다 떨어져 뒷자석이 좁고, 키가 큰 사람에게는 불편할 수 있다는 평가가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과 내연기관차에서 파생된 전기차 투 트랙으로 개발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며, 고급형 세단인 제네시스 모델도 추후에는 전용 플랫폼으로 개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완성차 기업들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 경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플랫폼을 바탕으로 다양한 차종을 출시하는 만큼 충돌 시 안전성, 도로 주행 시 노면 조건에 따른 배터리팩 손상 등 다양한 테스트를 거치는 만큼 긴 시간이 소요된다.
테슬라 Model Y의 플랫폼만 해도 10년 간 설계가 이루어졌고 약 11년만에 첫 고객에 인수된 만큼 순식간에 기술이 완성되지는 않는다.
폭스바겐그룹은 전기차 플랫폼 MEB의 뒤를 잇는 차세대 플랫폼인 SSP(Scalable Systems Platform, 확장형 시스템 플랫폼)을 개발 중이며 완전 디지털화와 확장성이 큰 특징이다.
폭스바겐그룹은 산하 모든 세그먼트 모델을 SSP를 바탕으로 생산할 방침이며 아우디는 2025년, 폭스바겐은 2026년 대량생산 모델에 SSP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도 고삐를 당기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새로운 승용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M을 적용한 차량을 2025년 선보일 예정이다.
eM은 레벨3 이상 자율주행 기술과 OTA 기본화 등을 목표로 개발 중이며 제조원가를 20% 이상 절감하고, 주행거리도 현재 전기차 대비 50% 이상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