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도로망 디지털트윈 구축을 주제로한 세미나에서 현실에서 불가능한 테스트를 진행할 수 있다는 디지털트윈만의 장점과 함께 예산문제와 데이터 공유 등 논의해야 할 사항도 많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이 제기됐다.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대비한 국가도로망 디지털트윈 구축 세미나 토론 현장 (사진: 한국도로학회 유튜브 캡쳐)
신호 최적화·자율주행 시스템 반응 등 가상 테스트 가능 장점
지자체 별 200 ~ 300억원 투입 예상…비도시 지역 논의 절실
국가도로망 디지털트윈 구축을 주제로한 세미나에서 현실에서 불가능한 테스트를 진행할 수 있다는 디지털트윈만의 장점과 함께 예산문제와 데이터 공유 등 논의해야 할 사항도 많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이 제기됐다.
강대식 국회의원과 국토교통부는 지난 31일 국회박물관에서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대비한 국가도로망 디지털트윈 구축’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토론회를 진행했다.
오영태 전임 한국교통안전공단 이사장이 좌장을 맡은 토론은 국가도로망 디지털트윈에 대해 심도 깊은 이야기가 오고 갔다.
토론자로 나선 박신형 서울시립대학교 교수는 “90년대에 시작됐던 NGIS(국가지리정보체계) 사업 초기에도 잡음이 많았지만, 이를 통해 구축된 디지털 지도가 현재 내비게이션 등 생활에 편리함을 가져다주었다”며 “미래에 얼만큼의 부가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는지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신호를 최적화하는 것도 실제 도로에서 실험할 수 없고, 자율차가 무단횡단하는 사람이 있을 때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대한 테스트도 현실에서는 불가능하나 디지털트윈을 통한 시뮬레이션으로는 가능하다.
디지털트윈을 구축할 때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소모되겠지만 향후 사회를 얼마나 많이 바꿔 놓을 것인지에 대한 부분을 검토, 예측해서 필요성에 대해 공감을 얻어내야 한다.
스마트 모빌리티, 자율주행과 같은 트렌드를 감안했을 때 도로가 가진 미래 가치는 상당히 크다.
산업 성장 시기에 국가 발전에 이바지했던 도로들은 노후화되고 있다.
물리적 노화와 첨단 인프라의 가치가 공존하는 시기라고 보았을 때 중요 자산인 도로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를 깊이 논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박 교수는 데이터의 가치는 활용할 때 빛을 보지만 데이터를 공유하는 데 많은 제약이 있는 것에 아쉬움이 있다며 데이터의 활용에 있어 토론이 이루어졌으면 한다는 의견을 냈다.
세금을 통해 구축된 데이터이나 까다로운 절차와 시간으로 요청한지 6개월이 지나도 데이터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문제점을 꼽았고 민간에서도 공공의 자산을 이용해 만든 데이터일 경우 민감한 부분을 제외하고 공공에 환원을 하는 선순환도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도 나타냈다.
박동엽 경상북도 건설도시국장은 도로의 디지털트윈 구축과 비도시 지역의 한계에 대한 의견을 내며 전국적으로 활용 가능한 디지털트윈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래 모빌리티를 대비하는 디지털트윈 구축과 관련해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으나 대부분 교통량이 밀집된 도시에 대한 이야기”라며 “우리나라 국토의 80% 이상은 비도시 지역이며 경북도 디지털트윈 구축을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있다”고 전했다.
도로관리청 별 도로관리 상황에서 디지털트윈 구축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싶고 자율주행 시대에 맞는 도로운영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깊게 해볼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디지털 도로 대장 구축에 대해 이야기하며 예산 문제도 언급했다.
경북은 도로 대장 전산화를 10여년 전에 120억원을 투입했고, 시스템 유지관리를 위해 매년 6,000만원의 예산, 업데이트 비용도 500 ~ 3,000만원을 투입한다.
이러한 예산 투입에도 집중호우, 산사태 등 긴급한 상황이 발생하면면 구축해 놓은 데이터를 활용할 수가 없고 측량부터 다시 해야 한다.
박 건설도시국장은 “디지털트윈으로 나아간다면 지자체 별로 200 ~ 300억원이 투입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비도시 지역의 구축에 대해 전문가들의 연구가 절실하다”고 토로했다.
토론에 참여한 조완형 다산컨설턴트 사장은 “한국도로공사는 지난해부터 고속도로 설계를 전면 BIM 설계로 발주하고 있다”며 “설계에서 그치지 않고 유지관리에도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같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도 회사마다 이용하는 프로그램이 달라 혼선이 빚어지는 등BIM 설계 시 발생하는 문제점이 있다.
또한 시공자와 공무원이 BIM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도 내비쳤다.
이어 그는 전국의 모든 도로를 표준화된 정보로 통합, 관리, 운영해야 한다는 의견에 적극 동의하며 자율주행 시대를 위해서도 통일된 형태로 구축이 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디지털트윈 국가도로망은 관리자보다 이용자, 자율주행차에게 정밀지도와 도로정보 제공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마지막 토론자로는 김상민 국토교통부 디지털도로팀장이 나섰다.
김 팀장은 국가도로망 디지털트윈의 필요성과 방향에 대해 이야기하며 지난해 여름 실태 조사 결과 지자체들의 도로 대장의 60%가 종이, 40%는 PDF 등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전했다.
종이로 관리가 되고 있어 도로의 현황에 대해 파악이 어렵고, 즉시 활용이 불가한 상황이며 행정처리 시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공유했다.
디지털화된 정보의 활용은 도로 관리와 안전 측면에서의 이점을 가져올 수 있다.
그는 이어 노후화, 안전 등급, 안전 점검 일자 등이 디지털화되고, 표준화된 정보로 보유한다면 사고를 예방하는 데 쓰이는 등 안전에 대한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국정과제로 도로 대장 디지털화를 시작했고 2027년 마무리 목표로 진행 중이며 일부 지자체는 소관 도로에 대해 디지털화를 국토부와 이미 시작했다.
2021년 디지털트윈 시범사업을 진행했던 울진은 디지털트윈 구축을 통해 해안도로에 대한 침수, 침화 시뮬레이션을 한 사례도 소개했다.
김 팀장은 “국토부는 현재 도로 공사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받고 싶다는 민간의 요구에 따라 수시 갱신 체계를 도입해 적극적으로 제공하려 노력하고 있다”며 “도로법 개정안이 논의되고 있고, 관련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