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학계 등의 자율주행 전문가들이 ‘완전 자율주행 대비 도로교통안전 로드맵’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며 경찰청의 역할 확대, 다른 부처와의 협력, 교육 등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로드맵에서의 시기를 앞당길 필요성 또한 강조했다.
‘완전 자율주행 대비 도로교통안전 로드맵’ 자율주행 중장기 방향 제시
사회 전반 주요 이슈 도출…경찰 책무 바탕 안전한 미래사회 지향 목적
기관, 학계 등의 자율주행 전문가들이 ‘완전 자율주행 대비 도로교통안전 로드맵’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며 경찰청의 역할 확대, 다른 부처와의 협력, 교육 등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로드맵에서의 시기를 앞당길 필요성 또한 강조했다.
경찰청은 지난 19일 자동차회관에서 ‘완전 자율주행 대비 도로교통안전 로드맵’ 수립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 수렴을 위해 공개 토론회를 개최했다.
‘완전 자율주행 대비 도로교통안전 로드맵’은 2019년 ‘자율주행차 상용화 대비 경찰 종합대책(경찰청)’과 2021년 ‘자율주행차 규제혁신 로드맵 2.0(관계부처 합동)’을 종합하고, 자율주행 관련 도로교통 정책의 중장기적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것이다.
명묘희 도로교통공단 교통과학연구원장은 개회사에서 “자율주행에 대한 기대만큼이나 여러 우려도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자율주행 상용화를 위해 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도로교통 인프라와의 협력체계 구축, 법, 제도 등의 정비를 위해 노력해야 하는 시기”라고 전했다.
▲장정아 아주대학교 교수
이날 주제발표자로 나선 장정아 아주대학교 교수는 “자율주행차량이 도로에 많이 노출될수록 기존 인간이 운전할 때와는 다른 형태의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며 “‘완전 자율주행 대비 도로교통안전 로드맵’은 완전 자율주행 시대에 사회 전반에 끼칠 수 있는 주요 이슈들을 도출해 경찰의 주요한 책무를 담아 궁극적으로 안전한 미래사회를 지향하는 데에 주된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완전 자율주행 ‘대비’라고 지칭한 이유는 모든 차량이 자율주행인 것을 가정하는 것이 아닌 레벨4 이상의 자율차가 도로 상에 상용 운행되며, 일반차량과 다양한 레벨의 자율차가 공존하는 도로교통환경에 기반했기 때문이다.
로드맵(안)은 하양식 수요분석과 상향식 수요조사 후 자문 등을 거쳐 총 29개의 실행과제가 담겼다.
△자동차 운행이 사람에게서 시스템으로 전환되는 것에 맞춰 운전자의 정의 개정, 자율주행시스템 대상 운전능력 평가 방안 마련 등 기존 운전면허 제도 개편이 포함된 자율주행 검증 체계 개선 △자율주행 운행 안전을 위해 시스템이 준수할 수 있는 디지털 방식의 통행규칙, 자율주행자동차 사고의 명확한 조사를 위한 기반 마련 등의 자율주행 안전관리 △실시간 신호정보, 교통정보 수집·제공 등 자율협력 주행을 위한 종합 교통정보 플랫폼 구축 등 기반 조성의 3개 분야로 구분하여 미래 교통환경에 대비한 계획을 단계 및 연도별로 제시할 예정이다.
경찰청은 이날 공개 토론회에서 제시된 의견을 종합하여, ‘완전 자율주행 대비 도로교통안전 로드맵’ 최종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김인석 한양대학교 연구교수를 좌장으로 치러진 이번 토론회에서는 경찰청의 역할 확대, 다른 부처와의 협력, 교육 등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로드맵에서의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자율주행 초기 기획단계부터 참여한 김남선 치안정책연구소 센터장은 전담조직과 인력 확보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몇 년 후면 자율주행 시대가 열리고 교통의 큰 패러다임의 변화가 있을 텐데 경찰청에 아직까지 전담 부서가 없다”며 “부서를 신설해 관련 사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도로교통공단 등 경찰청 소속 기관들의 유기적인 협조 체계를 구성해 원활한 로드맵 수행에 이바지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현 한국교통대학 교수는 법, 제도에 초점을 맞췄다. 김 교수는 “자율주행 시스템에 대한 면허 지급 방법은 구체화되어 있지 않다”며 “자율주행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자율차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를 명확히 정리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태범 한국전자기술원구원 본부장은 미래의 다양한 인프라와 모빌리티가 상용화될 때 산업 발전을 도모함과 동시에 사회 수용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본부장은 “자율주행 기술과 관련된 교통안전 로드맵 수립하기 전에 자율차와 일반차량이 혼재되어 있는 도로 상황에서 준법 운행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인프라 개선, 관련 교육이 뒷받침되어야 실질적인 완전 자율주행 시대가 열릴 것”이라 전했다.
박준환 국회입법조사처 팀장은 자율주행에 대한 정확한 정의와 다른 부처와의 협력에 대한 필요성을 언급했다. 박 팀장은 “로드맵에서 자율주행의 운전과 운행 등의 용어가 혼재되어 있어 정리가 필요하며 운전자 등 기본적인 정의가 법제화되는 과정이 있었으면 한다”며 “도로교통법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하며, 다른 부처와의 협력을 통해 모든 것이 맞물려 돌아가야 진정한 자율주행이 가능할 것”이라 의견을 밝혔다.
황재필 현대차 팀장은 자율차 운행이 불가능한 어린이보호구역 등을 어떻게 통과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안이 반영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나타냈고, 센서를 이용하는 자율주행이기에 개인정보보호법 상 문제가 생길 수 있어 관련 문제도 함께 고민해주었으면 한다고 언급했다.
또한 황 팀장은 자율차 사고에 대해 이야기하며 경찰청과 소방청이 사고 발생 시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자율주행 시스템이 어떻게 동작하는지, 어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지에 대한 교육도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수진 서울시 미래첨단교통과 과장은 로드맵이 레벨 3, 4 양산차량 출시 일정에 맞춰 체계적으로 준비가 되었으나 일정을 당겼으면 하는 바람을 나타냈다. 그는 “다양한 실증을 통해 도로에 자율차가 주행을 할 텐데 로드맵 상 도로교통법을 포함한 관련 법령이 만들어지는 2027년까지 5년간의 공백을 해소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김동주 경찰청 첨단교통계 계장은 “로드맵은 그간 추진했던 정책들에 대해 제도 발전, 기술 개발들에 대해 다시 한번 살펴보고, 일관되고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 위해 도로교통공단과 함께 협업을 통해 진행할 것”이라며 “오늘 나온 의견들을 포함해서 추진될 수 있도록 로드맵을 제시하겠다”고 전했다.
이주민 도로교통공단 이사장은 행사 말미에 자율주행 시범운행지구에서 자율차 사고가 발생했을 때 경찰이 참여해 조사하지 않는 점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 이사장은 자율차 법규 위반 차량 단속 등 현장 조사 경험을 미리 쌓아 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