엣지 케이스 등 안전성의 문제로 아직 우리 곁에 다가오지 못한 자율주행이나, 자동차 산업의 미래 먹거리로 불리며 여전히 활발한 연구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전문가의 발표가 이어졌다.
▲이재관 한국자동차연구원 자율주행기술연구소장이 발표하고 있다
시뮬레이션·매핑·V2X 등 자율주행 관련 기술 개발 활발
폭스콘, 오픈 플랫폼으로 자율주행 개발…2,748개 기업 참여
엣지 케이스 등 안전성의 문제로 아직 우리 곁에 다가오지 못한 자율주행이나, 자동차 산업의 미래 먹거리로 불리며 여전히 활발한 연구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전문가의 발표가 이어졌다.
이재관 한국자동차연구원 자율주행기술연구소장은 매스웍스가 11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개최한 ‘매트랩 엑스포 2024 코리아(MATLAB EXPO 2024 Korea, 이하 매트랩 엑스포)’에 기조연설로 나서 ‘자율주행의 미래와 현실’을 주제로 발표하며 자율주행 산업의 동향과 주요 현안에 대해 공유했다.
2021년 혼다가 레벨3 자율주행 차량인 ‘레전드’를 발표할 당시 안전성을 담보하지 않고는 절대 출시하지 않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자율주행차의 안전을 강조하는 만큼 시속 50km 미만 주행 등 여러가지 기능들을 제한하며, 일반인에게 판매하지 않고 100대만 정부에 납품한 뒤 단산했다.
이 소장은 “자율주행 시스템의 핵심인 인지, 판단, 제어가 고속으로 달리는 차량에서 오류가 발생했을 때 이는 움직이는 무기가 될 수 있다”며 “ISO TC 2에서 유럽 자동차 기업들이 중심으로 안전과 보안을 상당히 강조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라고 전했다.
예상치 못한 시나리오를 뜻하는 ‘엣지 케이스(Edge Case)’는 자율주행의 큰 걸림돌이다.
지난해 크루즈의 자율주행차 사고는 제3의 차량과 충돌한 보행자가 크루즈 차량의 차선으로 들어오게 되었는데, 이를 인지 못한 크루즈 차량이 보행자를 그대로 밀고 나가 2차 사고를 발생시켰다.
이 소장은 “포드와 폭스바겐이 약 6조원을 투자하며 큰 관심을 끌었던 아르고AI도 도로에서 일어날 수 있는 시나리오와 더불어 정형적, 비정형적 객체들에 대해 모두 대응을 해야 한다는 것에 어려움을 느꼈다”고 전하며 자율주행의 벽이 결코 낮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많은 어려움이 존재하는 자율주행 산업이지만 자동차 산업 변화 시기에 있는 지금 자율주행을 제외할 수는 없을 것이라 전망했다.
10여년 전 현재를 두고 1년 차량 판매 대수가 1억6,000만 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8,000만대가량에 불과하다.
옛 자동차 산업은 볼륨(양)을 강조했으나, 코로나 팬데믹 이후 줄어든 판매량이 다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 않음에 따라 기업들은 다른 먹거리를 찾기 시작했으며 자율주행이 그 중 하나인 것이다.
새로운 먹거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기업들의 연구개발과 새로운 플레이어의 등장도 눈 여겨 볼 만하다.
위에서 강조한 안전성 테스트에 본래 12년이 소요되던 것을 시뮬레이션을 통해 단축시키는 방법이 대표적인 예다.
단순 자율주행 시스템뿐만 아니라 센서의 오, 미인식과 서라운드 센서들의 피지컬 모델링 또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이루어진다.
클라우드 디지털 맵, 다이나믹 맵과 같은 매핑에 대한 연구개발도 활발하다.
이러한 기술에 네이버는 약 3조원, 크루즈 2조원을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본적인 지도 레이어 위에 △도로교통법 일기예보와 같은 레이어 △사고 발생, 현재 기상정보 등의 레이어 △V2X를 활용한 주변 차량, 보행자 정보 등의 정보가 담긴 레이어로 자율주행을 보다 안전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술이다.
위에서 언급한 V2X(Vehicle to Everything)은 자율주행을 위해 도로에 있는 다양한 객체와 소통하는 기술을 일컫는다.
V2X는 센서가 미처 인지하지 못한 사각지대에 있는 보행자, 이륜차 등의 정보를 무선통신을 통해 전달받아 안전을 보다 높일 수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이재관 소장은 자율주행 산업에서 주목할 만한 기업으로 폭스콘을 꼽았다.
애플 제품을 위탁생산하는 기업으로 알려진 폭스콘은 전기차를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차를 2025~2026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애플은 애플카를 포기했으나, 폭스콘이 자율주행차를 만든다면 그 차량에 콘텐츠를 공급하며 사업을 이어나갈 것으로 전망되기도 한다.
업계는 애플의 애플카 포기에 대해 지난 10년의 연구를 포기하기 보다는 기술 성숙도를 보면서 다시 진입하는 연기 개념으로 보고 있기는 하다.
폭스콘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자동차 밸류체인이 없는 대만의 약점을 장점으로 승화시켜 전세계 플레이어에게 오픈 플랫폼으로 개발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폭스콘의 이러한 개발 계획에 엔비디아, LG에너지솔루션, 인피니언, 발레오 등 자율주행과 전기차 산업에 있어 최고로 꼽히는 기업들을 포함 2,748개 멤버가 참여하고 있다는 점은 눈 여겨 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도 지난 5월 기고를 통해 “폭스콘이 지향하는 미래 전기차는 플랫폼을 중심으로 덮개를 씌우고 알고리즘을 바꾸면 천의 얼굴을 가진 전기차가 탄생한다는 '전기차 파운드리'”라며 “어떠한 기업의 특화된 알고리즘을 입히면 새로운 전기차가 탄생하고, 생성형 인공지능을 포함한 자율주행 알고리즘이 포함되는 미래형 모빌리티”라며 폭스콘의 미래를 점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