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큰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흐름으로 진행되면 앞으로 일본을 탈출할 수 있다는 발언이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
“토요타 회장 ‘일본 탈출’ 발언, 남의 일 아니다”
인증 조작 관련 일본 정부의 시간끌기…“토요타, 일본 떠날 수도” 경고성 발언
현대차·기아 노조 부정적 감정 팽배…껍데기만 있는 노사 상생, 이대로 괜찮나
최근 일본 자동차 제작사들은 인증조작 문제로 시끄럽다.
지난해 후반부터 토요타 자회사인 히노, 다이하쯔 등에서 시작된 인증조작 이슈가 렉서스 등 토요타 차종으로 확대되었다.
이는 혼다, 마쯔다 등 다른 제작사도 관련되면서 일본 제작사의 윤리적인 문제로 번져 나갔다.
자동차 인증은 안전과 연비, 배출가스 등 전체적인 품질을 좌우하는 가장 기본적인 절차다.
소비자가 믿고 사는 이유도 바로 이러한 공식적인 인증절차를 신뢰하기 때문이다.
토요타의 인증조작은 충돌 시 에어백을 충돌 순간에 터뜨리는 방법, 연비, 보행자 보호자료 등 할 수 있는 불법적인 방법은 모두 동원하였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이유는 비용과 시간이다.
비용을 절약하고 특히 신차 출시에 맞추어 인증절차를 끝내야 하다 보니 현장에서 무리한 방법을 동원했다고 해석된다.
지금까지 수십 년간 품질을 기본으로 하던 토요타의 품질경영이 글로벌 시장에서 한 순간에 무너진 것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큰 영향이 없다.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당시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에 몰아쳤던 상황과는 다른 흐름이다.
필자가 생각하는 이유는 글로벌 제작사들의 이러한 유사 관행이 팽배하여 이미 소비자들이 피로감과 만성화된 관성이 붙었다는 것, 또 하나는 이미 진행된 사안이 알려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이 조사 중이라는 일본 정부의 발표다.
중요 사안이 길어지면 언론의 관심사는 줄어들고 다른 중대 사안으로 자연스럽게 기존 사안이 덮어지는 흐름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일본 정부의 조용하면서도 세밀한 조사는 토요타 입장에서 자존심도 상하고 내부적인 후유증도 매우 클 것이다.
토요타의 Just In Time 이나 토요타 생산시스템(TPS ; Toyota Production System) 등에 대한 자존감에 손상을 입으면서 글로벌 시장에서의 신뢰성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토요타자동차의 아끼오 회장의 발언이 주목받고 있다.
상황에 따라 일본은 떠날 수 있다는 발언이고 본사를 옮길 수 있다는 경고성 발언으로 들리기 때문이다.
일본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큰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흐름으로 진행되면 앞으로 일본을 탈출할 수 있다는 발언이었다.
기존 일본 기업인들은 외부 발언을 극히 조심한 데 비해 아끼오 회장의 발언은 수위가 강했다는 느낌이 든다.
일본 토요타자동차는 통상적인 일본 기업과는 질이 다르다.
글로벌 기업들이 해외로 나가고 있는 상황에서도 토요타는 가장 우선적으로 자국에 공장이 있어야 하고 고용 인력도 항상 유지해야 한다는 기조와 함께 국민기업의 이미지가 가장 강한 기업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기업의 의지도 가장 강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래서 닛산자동차 등이 자국보다 해외 의존도가 80% 이상 되는 해외 공장을 선호하는 가운데에서도 토요타는 최소한 50% 이상 고용은 자국 내에서 유지해야 한다는 논리를 피력한 기업이다.
대중 브랜드인 토요타 등은 해외 공장으로 나가지만 렉서스 등 고급 브랜드는 자국에 유지하여 높은 임금 등에 연동할 수 있는 능력을 유지하고자 노력한 기업이다.
이러한 일본을 대표하는 기업의 수장에게서 이러한 발언이 나온 부분은 매우 심각한 사안이다.
우리나라의 대표기업인 현대차그룹에서 이러한 발언이 나왔다면 국회 청문회가 열릴 정도로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을 것이다.
토요타는 노사관계도 글로벌 대표적인 안정모델을 자랑한다.
지난 1950년 초 노사의 과격한 문제로 노조가 파업을 일삼으면서 모두가 파괴되는 심각한 후유증을 앓은 경험이 있다.
노사 양측의 피해가 극을 이룬 경험으로 지금까지 약 70여 년간 노조 파업은 단 1회도 없는 서로가 배려하는 기업으로 발전했다.
그러한 노사 위험도도 없는 상황에서 현재의 인증조작 문제로 인한 후유증이 커지면서 토요타 회장의 언급이 터진 것이다.
일본 정부와 경제에 대한 경고성 발언이기도 하고 동시에 단지 언급한 일회성 발언으로 간주하는 경향도 있는 상황이다.
이 상황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다.
일본 토요타에 없는 노사 균열은 우리에게는 항상 살얼음을 밟는 심각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현재 재정적 안정성과 높은 흑자구조를 가져 노조 파업을 돈으로 메꾼다고 할 수 있으나 상황이 어려워지면 서로가 한 걸음씩 양보하면서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데 과연 노조가 양보할까 하는 걱정이 항상 앞선다.
현대차와 기아를 중심으로 노사 협상에서 항상 국민적 감정이 부정적인 의견이 주를 이룰 정도로 심각한 요구가 많다.
하나하나 노조에서 요구하는 내용을 보면 회사가 망하기 전에 더 많은 것을 빼먹자는 항목이 더욱 많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미 자중 개념을 상실되고 노사의 상생 개념도 겉으로만 진행하는 살얼음판 상황이다.
미국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가능성도 커지고 있어서 더욱 글로벌 시장은 위기로 치닫고 있다.
자국 우선주의가 심각한 상황에서 이제는 해당 국가로 직접 공장을 짓고 진출하지 않으면 판매조차 하기 힘든 시장으로 변하고 있다.
4대 중 3대를 해외로 수출하는 우리 입장에서는 더욱 위기감이 커지고 있고,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전화되는 미래 모호성이 커지는 형국이어서 더욱 고민은 늘고 있는 상황이다.
토요타 회장의 발언과 같은 심각한 상황으로 확대될 수 있는 요소는 우리가 더욱 많다.
현재 현대차그룹을 비롯한 국내 대기업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노사안정화다.
특히 무리한 요구를 하는 노조의 요구조항은 이미 정도를 지나 '아니면 말고 식'의 상황이라 하겠다.
기업은 봉사단체가 아니고 이윤을 크게 남겨야 하는데 미래 글로벌 시장은 쉽지 않다.
상황이 악화되면 해외 현지로 나가는 만큼 국내 공장은 떠나면서 국내 산업 공동화가 발생한다는 것이고 이는 결국 일자리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기업이 없으면 노조도 없다는 것을 진지하게 인지하고 미래를 설계하기 바란다.
현재 일본 토요타자동차 회장의 언급을 반면교사로 삼고 미래를 크게 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