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2018년 전체 무역적자 241억불 중 소재부품장비 적자가 224억불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그중 일본과는 장기간 무역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7월 초, 일본은 반도체 핵심 소재의 한국 수출에 제한을 걸었다. 8월 말에는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입 우대국가)에서 한국이 배제된다. 이에 정부는 일본에 대한 높은 의존도 등 소재부품장비산업이 가진 구조적 취약점을 해결하기 위해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대책을 마련했다. 정부의 이번 대책은 기업 간 협력모델 구축, 개발이 양산으로 이어지는 사다리 정책 추진, 적시성 있는 집중투자와 기술획득 방법 다각화, 조속한 생산·시설 투자가 가능한 패키지 지원에 중점을 뒀다.
| 100대 품목 조기 공급안정성 확보
| 수요-공급기업 간 협력 모델 구축
| 경쟁력 위원회 설치, 특별법 전면 개편
소재부품장비산업은 제조업의 허리다. 4차 산업혁명의 주도권 역시 소재, 부품, 장비에 좌우된다. 지난 2001년, 소재부품특별법 제정 이후 소재부품장비산업은 양적 성장기반을 마련하여 생산 3배, 수출 5배 증가 등 외형이 크게 성장하였다.
그러나 범용제품 위주의 추격형 전략과 압축 성장으로 인해 핵심 전략품목의 만성적 대외의존 지속, 글로벌 경합도 증가, 부가가치 정체 등의 문제에 봉착했다. 여기에 일본까지 정치적인 이유로 반도체 소재 수출 제재, 화이트리스트 한국 제외 등 경제적인 제재를 가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의 경우 한국의 기반 산업인 반면, 안정적인 공급망에 치중하여 자체조달수준이 27%에 불과하다.
업종별 자체조달 수준
일본은 시장크기는 작아도 오랜 기술축적을 통해 수많은 품목에 높은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는 구조다. 반면 한국은 시장은 크지만, 기술난이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범용제품위주로 성장했다. 2018년, 전체 무역적자 241억불 중 소재부품장비 적자가 224억불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일본만 장기간 무역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5일, 특정 국가, 특히 일본에 대한 높은 의존도 등 소재부품장비산업이 가진 구조적 취약점을 해결하기 위해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작년 하반기부터 정부는 관련 수요기업과 공급기업, 협회 및 단체, 공공연구소, 민간 전문가 등의 의견을 수렴하여 기본골격을 마련했다.
과거 정책으로 양적 성장기반은 조성하였으나 수요-공급 기업 간 협력부재, 기술개발과 생산 사이의 단절 존재, 경직된 R&D 제도로 인한 핵심 전략품목 기술확보 미흡 등 한계가 있었다.
이번 대책은 기업 간 협력모델 구축, 개발이 양산으로 이어지는 사다리 정책 추진, 적시성 있는 집중투자와 기술획득 방법 다각화, 조속한 생산·시설 투자가 가능한 패키지 지원에 중점을 뒀다.
핵심은 3가지다.
먼저 100대 품목 조기 공급안정성 확보다. 정부는 일본 전략물자(1,194개)와 소재‧부품‧장비 전체품목(4,708개)을 대상으로 국가 안보적‧산업적 중요성, 대체가능성, 기술 수준, 특정국가 의존도, 주력산업과 신산업의 생산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100대 품목을 선정했다.
당장 필요한 20대 품목은 1년, 개발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80대 품목은 5년 내 공급안정화를 목표로 한다. 정부는 가용가능한 예산을 우선 집중배정하여 핵심품목에 대규모 투자키로 했다. 이에 따라 R&D 부문에 7.8조원, M&A에 2.5조원 이상의 정부자금이 투입된다.
4가지 협력모델 패키지 지원
다음은 수요-공급기업 및 수요기업 간 건강한 협력 모델 구축이다. 정부는 핵심품목 관련 수요-공급기업 간 수직적 협력, 수요기업들 사이의 수평적 협력 등 4가지 협력모델에 자금, 세제, 규제완화 등 패키지 지원을 결정했다.
또한 공급기업의 기술개발과 수요기업의 생산단계를 연결할 수 있도록 실증·양산 테스트베드를 대폭 확충하고, 신뢰성 보증 등 위험분산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으며, 민간투자 밀착 지원, 투자자금 공급 확대, 전문인력의 공급 등 입체적·맞춤형 지원을 강화한다.
마지막으로 강력한 추진체제를 통한 전방위적 지원이다. 이를 위해 원스톱(One-Stop) 애로해소와 함께 특단의 대책을 추진하기 위해 경쟁력 위원회 설립 및 소재‧부품‧장비 특별법 전면 개편으로 뒷받침한다.
산업부 주관 범정부 소재부품수급대응지원센터가 구성되며, 여기서 애로 해소 원스톱 서비스가 제공될 예정이다. 애로 사항을 신고하면 산업부가 긴급 지원 대상 소재‧부품‧장비로 지정하고, 대상별 전담관 지정하는 방식이다.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위원회도 설립된다.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대책 주요 지원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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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권분립이 명확한 현대 민주국가에서 사법부의 결정에 행정부가 제동을 걸지 않았다는 이유로 일본은 한국에 경제적 공격을 가했다. 일본의 이번 제재는 한국뿐만 아니라 한국에 우수한 제품을 납품하던 수많은 일본 기업들에게도 타격이다.
정부는 이번 위기를 기회로 삼아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말로만 외쳤던 핵심소재 국산화의 신호탄을 일본이 쏴준 것이다.
진통이 클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이겨내기만 한다면 우리 산업 구조를 튼튼히 할 것이다. 그 어느 때보다 정부와 국회의 역할이 중요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