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두뇌(SW)는 있는데 몸(HW)은 없다” 임베디드 개발자 처우를 지탄하며 금산 이승민 대표가 한 말이다. 플랫폼 산업의 성장과 IT 서비스 등의 급증으로 소프트웨어(SW)·웹·모바일 앱에서 인력 수요와 공급이 활발한 가운데 국내 산업의 근간이 된 제조업 분야 발전에 열정을 쏟은 임베디드·하드웨어(HW) 개발자와의 동반 성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소프트웨어 발전 위한 하드웨어 동반 성장 必
[편집자주]“두뇌(SW)는 있는데 몸(HW)은 없다” 임베디드 개발자 처우를 지탄하며 금산 이승민 대표가 한 말이다. 플랫폼 산업의 성장과 IT 서비스 등의 급증으로 소프트웨어(SW)·웹·모바일 앱에서 인력 수요와 공급이 활발한 가운데 국내 산업의 근간이 된 제조업 분야 발전에 열정을 쏟은 임베디드·하드웨어(HW) 개발자와의 동반 성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자동차 설계를 시작으로 △항공우주 △조선산업 △스마트시티 △가전 등 다양한 분야에서 20년간 제품 개발과 설계 경험을 가진 이승민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 시니어 개발자로서 국내 산업을 진단해본다면?
너무 한국 사회가 한쪽으로 치우쳐져 가고 있다. 7년쯤 된 것 같다. 소프트웨어 집중 현상이 계속되다 보니까 그쪽으로 인력이 너무 치중됐다. 정작 한국이 부족한 것은 하드웨어에 있다.
예컨대 한국은 모터를 만들지 않는다. 일본 라이선스를 그대로 가져와 생산하고 있다. 로봇산업도 마찬가지이다. 국내 유통 서빙로봇 대부분이 중국 수입 로봇이며 국내 브랜드 이름만 붙여서 판매 유통할 따름이다.
한국은 하드웨어를 만들고 있지 않는다. 몸체(HW)를 만들지 않고 두뇌(SW)부터 만들겠다고 하면 그것이 어떻게 동작하겠는가. 시작은 임베디드SW도 되겠지만 임베디드 또한 그것을 담은 몸체가 필요하다. 그렇기에 몸체를 만들 수 있는 기구 설계 혹은 기계 설계가 메인이 돼야 한다.
한편 SW 스타트업 기업들은 강남에 몰려 있다. 비싼 임대료 내지만 매출은 미흡하다. 용역 위주로 운영되는 업체는 경기에 따라 영향을 많이 받는다. 매출이 안 좋을 때는 개발자들을 자꾸 내보내니 실력 있는 개발자들이 남아있을 턱이 없다.
■ SW편중 현상, 무엇이 문제인가?
데이터센터 화재와 카카오·다음 다운 사태에서 SW편중 문제가 여실히 드러났다고 본다. SW엔지니어링에만 비즈니스 역량을 집중하며 서버나 인프라 엔지니어링에 대한 투자는 부족할 때 이러한 사태가 벌어진다.
대학교육 현장에서도 기계과에서 코딩을 많이들 가르친다. 기계에 적용하기 위해 전자공학을 가르치는 것도 일리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기계공학에서 기본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SW역량을 아무리 키워봐야 소용이 없다. 산업계도 IT인력들만 채용하다 보니 기계 설계 능력을 가진 인재는 점차 사장되며 자취를 감추고 있다.
사람들은 마이크로소프트(MS)가 OS를 공급하는 이유를 간과하곤 한다. SW를 파는 것은 곧 하드웨어를 팔기 위함이다. 애플의 iOS가 있는 이유는 아이폰과 맥을 팔기 위함이다. MS는 OS뿐만 아니라 키보드와 마우스 등 하드웨어를 상당량 판매했다. HW 생산량이 늘어야 SW 매출이 수반되는 것이다.
국내는 UAM서부터 로봇, 자율주행까지 아무도 HW를 만들고 있지 않는다. 다들 모여서 말만 한다. 예컨대 A 회사는 명문 공대 박사 출신으로 연구인력을 꾸렸다. 연간 인건비만 어마어마한데 실물 개발은 없다. 이러한 회사들이 대기업 투자를 받고 국책사업을 끌어오는 등 투자금을 유치해 10년은 유지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안에 실질적 아웃풋이 나올지는 의문이다.
■ 장기적으로 어떤 비전이 필요한가?
전통적인 선진국은 HW 기반으로 SW가 판매를 보조한다. SW업체가 나아갈 길도 HW를 런칭하는 것이다.
SW 발전을 위해 HW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할 것이다. 메타버스도 마찬가지다. 메타버스 활성화를 위한 자체 단말기 보급 등의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예컨대 메타버스용 전용 랩탑을 쓰면서 관리자가 근무자를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한 시스템 구축 등을 고려해볼 수 있다.
이를 위해 HW와 SW 개발자가 동시에 빌드업해야 한다. 더불어 연륜 있고 경험 있는 인재에 돈 아끼지 말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은 많은 이들이 안되는 것과 어려운 것에 집착하지만, 성공한 이들은 잘되는 것을 수월하게 하는 것에 집중한다. 할 수 있는 일을 실현하는 것에 시간을 할애할 필요가 있다.
소프트웨어도 마찬가지다. 소프트웨어는 하드웨어에 탑재된다. 그러니 결과는 정해져 있다.
“하드웨어를 만들어라”